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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퇴계(退溪)의 재산설을 둘러싼 비판적 시각을 검토하고, 퇴계의 가산경영을 단순한 부귀 추구로 해석하는 기존 인식에 대해 재해석을 시도한다. 퇴계는 유학자로서 부귀를 경계하는 사상을 견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비와 전답을 소유하고 적극적으로 농장을 경영한 사실이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내용은 퇴계 재산설 등으로 수많은 기사, 자료, 강연 등의 가십거리로 전락하였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반론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본고는 퇴계가 재산을 단순히 개인적 부의 축적을 위한 수단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가문과 지역공동체를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한 책임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특히 퇴계가 관리한 노비들은 대부분 납공노비로서 일정한 자율성과 경제활동을 보장받았으며, 이는 서구적 의미의 ‘노예제’와는 구별된다. 또한 퇴계는 전답 집적과 노비 관리에 있어서 무분별한 탐욕이 아니라 합리적 경영과 공동체 보호를 우선시했으며, 평생동안 검소하고 청빈한 생활을 유지하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조선시대 신분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에서 그것을 옹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퇴계가 추구하였던 가산경영은 공동체적 삶을 지탱하는 토대로서 성격을 가지며, 16세기 조선사회에서 성리학적 질서 확립과도 긴밀히 연관되어 있지만, 그것을 단순히 개인의 재산축적이나 부귀추구의 위선적 태도로 여겨지는 일련의 무비판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