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조선시대 경연에서 논어는 총 551회 진강된 것으로 확인되며, 이 글에서는 그 가운데 조선 전기(태조~선조) 108건의 경연 자료를 대상으로, 조선 전기 경연에서 논어가 강독된 양상을 분석하여 그 경세적 해석의 특징과 의미를 고찰하였다. 조선 전기 경연에서는 논어를 함께 읽으며 당대의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군주의 역할, 군신 관계, 정책 및 제도, 역사적 평가 등을 다루었고, 이는 곧 논어가 현실 정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세적 문헌으로 독해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논의들은 간언 수용과 인재 등용이라는 주제로 수렴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글에서는 유학의 경전 가운데 하나인 논어가 지닌 고유한 성격을, 유학적 이상을 공유하는 공동체 구성원 간의 기록이라고 보면서, 경연에서의 논어 강독이 군신 간의 동질성을 추구하고 자신들을 군신 공치라는 이념을 공유하는 집단의 주체로 위치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해석하였다. 조선 전기 경연에서 군신이 논어를 함께 읽으면서 공동체 구성 및 운영의 핵심 과제인 ‘인재’ 문제에 대한 논의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 주목함으로써, 조선의 군신이 논어를 유학자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며 인정을 지향하는 공치 체제를 모색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텍스트 가운데 하나로 바라봤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