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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9월 20일,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에서 발행된 『바칸 마이니치 신문(馬関毎日新聞)』에 「인류의 집(人類の家)」이라는 소설의 연재가 시작되었다. 저자 니시구치 시메이(西口紫溟)는 1896년 구마모토 출신으로, 본명은 신케이(進卿)이다. 이 소설은 대만을 배경으로 일본인 식민자와 현지 ‘부락민’의 관계를 그리며, 니시구치가 대만 체류 시기에 출간한 『남국 이야기(南国物語)』의 내용과 문제의식에 기대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머리사냥(首狩り) 에피소드는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로 기능하는 한편, 식민지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일본인의‘계몽’을 정당화․ 강조하는 방향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니시구치가 신문소설에서 대만 소수민족의 ‘머리사냥’ 풍습을 묘사했고, 그것이 당대의 독자에게 무리 없이 ‘이해’되었다는 사실은, 일본 사회 내부에 이미 대만을 ‘야만’으로 표상하는 이미지가 구축되어 있었음을 보여준다.
다만 ‘오봉(呉鳳)’ 설화는 동아시아로 전파된 경위를 지닌 만큼, 대만의 오봉 전설이 동아시아의 문화에서 어떻게 번역․ 수용되었는가와 같은 문제는니시구치 개인의 사례를 넘어, 앞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는 연구 과제라 할수 있다.
또한 지역․ 문화․ 언어의 교차라는 측면에서 사유할 때, 대만 경험 이후, 야마구치․ 도쿄․ 후쿠오카 등지에서 편집자이자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니시구치의 이력은 대단히 흥미롭다. 따라서 본 연구는 대만과 일본의 지방도시(야마구치, 후쿠오카)에 소장된 니시구치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그의 행적을 추적하였고, 그 문화적 의미를 추출하였다.*표시는 필수 입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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