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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식의 문학에 대해서는 1953년 미제 간첩단 사건을 계기로 무엇보다 사상 문제가 부각되었다. 전향과 자진월북을 선택한 ‘좌익 문인’ 설정식이 한국 문학사에서 누락되지 않은 것은 문학성 자체보다 역설적이게도 미제 간첩 혐의에 따른 사상성 때문이다. 그의 사상은 남북한 어디에서도 정치적으로 온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그의 문학을 둘러싸고 재해석될 뿐이다. 이 글은 설정식의 사상적 위치를 해명한다는 목표 아래 남북한에서 모순적으로 평가된 소설 「한류 난류」(『민주일보』, 1948.10.29.~12.30, 총 47회)를 중심으로 그가 상상한 민족국가의 건설 상(像)을 살피고자 했다. 「한류 난류」는 남로당계 숙청 당시 공판 심리에서 설정식이 자신의 신원보증을 위해 미군정기에 ‘좌익적 장편소설’로 탄압받았다고 진술한 작품이다. 하지만 미제 간첩죄에 연루된 설정 식에게 이 소설은 ‘적성국’ 미국과의 친연성을 적극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일면, 즉 도 미 유학생 서사라는 점에서 미군정청 공보요원과 연루된 간첩 혐의의 한 근거가 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글은 설정식의 도미 유학과 그것이 해방기에 설정식의 문학적, 정치적 원 체험으로서 드러나는 계기에 주목하되, 단정수립을 전후하여 도미 유학생의 서사가 냉전적으로 전유되는 방식을 고찰했다. 설정식은 「한류 난류」를 통해 식민지의 독립 사상과 연쇄적으로 자주적 민족국가 건설의 정치적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 소설의 핵 심 소재인 ‘사상’은 개인 간의 관계에서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약소민족 간의 관계에서는 반제국주의적 연대의식을 강화하는 동력이 된다. 「한류 난류」의 표제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상징하는 두 개의 해류라는 사상 차이 내지 대립을 메타포로 삼을 때 이는 남한에서 좌익적인 소설로 재단되었으나 한국계 미국인 여성과 재외 공산주의 단체 사상에서 도미 유학생이 겪는 갈등이 주된 서사라 는 점에서 보면 오히려 실패한 좌우합작의 서사적 실험 또 중간파의 민족국가 건설의 서사적 원형에 가깝다. 분단체제에서 전향과 반역의 상징적인 인물로 기억되는 설정 식은 비록 ‘냉전의 시간’에서는 사라졌지만 그의 문학을 적극적으로 읽는 순간만큼은 민족주의자의 상(象)으로 잔존한다.*표시는 필수 입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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