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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20세기 초 제정 러시아 외교관의 동아시아 인식 : 파벨 바스케비치를 중심으로 = The perception of the East Asia by imper[i]al Russian diplomats in the late 19th and early 20th centuries : focusing on Pavel Vaskevich
본 연구는 20세기 초 조선, 일본, 중국에서 활동한 러시아 외교관이자 일본학 전공자인 파벨 게오르기예비치 바스케비치(Павел Георгиевич Васкевич, Pavel Georgievich Vaskevich, 1876–1958)의 탐방 보고서, 외교 보고서, 신문 기고글, 회고록을 분석함으로써, 그의 동아시아 인식이 어떠한 이미지와 담론을 형성했는지 살펴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바스케비치는 블라디보스토크 동양학대학교 1기 졸업생으로 러ㆍ일 전쟁시기에는 군통역관으로, 그 후 1917년부터 소련이 국제적으로 승인을 받아 러시아 제국의 종말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1925년까지 조선ㆍ일본ㆍ중국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외교관 생활을 정리한 후 일본ㆍ중국ㆍ조선에 관한 글들을 신문에 게재했는데, 러시아 제국 지식인이 동아시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이다.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에 대한 그의 이해는 철저히 제국주의적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당시 일본의 식민사관과도 맞닿아있었다. 그는 조선을 발전 가능성이 없는 약소국으로, 중국은 쇠퇴의 공간으로, 일본은 근대화를 이룩해 서구열강과 동일한 반열에 오른 아시아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그는 ‘문명화’된 국가가 ‘비문명화’된 국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감으로써 다 함께 발전된 사회를 건설해야한다는 러시아 제국의 동아시아 지배 담론의 교육을 받는 지식인이었다. 그렇기에 일본의 주변 아시아 국가 침략과 통치는 아시아 국가 발전의 당연한 과정일 뿐이었다. 그의 이런 관점은 러시아 제국의 붕괴 이후에도 일본의 제국주의를 통해 재생산되고 소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