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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19세기 조선의 천관(天觀) 변천이라는 지성사적 맥락 속에서 동학 천관의 독자적 위상과 존재론적 전환의 의미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동경대전』 과 『용담유사』를 저술 시기에 따른 시층(時層)별로 분석함으로써, 최제우의 천 인식이고정된 교리가 아니라 역동적으로 진화해 온 과정임을 밝혔다.
분석 결과, 최제우의 천관은 크게 세 단계의 존재론적 전환을 거쳤다. 1단계는 신비체험 이전의 시기로, 천(天)은 인간의 보편적 운수를 결정하는 외재적·규정적 실재로 인식되었다. 2단계는 신비체험 이후의 전환기로, 이때의 천은 인격적 소통의 대상인 ‘하늘님’ 인 동시에 ‘지기’(至氣)와 ‘귀신’(鬼神)이라는 기화(氣化)의 원리가 중첩되는 다면적 실재로 확충된다. 3단계는 수행의 완성기로, 외재했던 신성이 주체의 내면과 통합되어 우주적 권능을 운용하는 ‘무궁한 나’로 확장되는 지점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동학의 천관을 ‘내재적 신비주의’로 규정하며, 이를기존의 범재신론적 해석과 차별화한다. 범재신론이 신에 의한 세계의 포섭이라는 존재론적 초월을 지향한다면, 동학은 ‘시’(侍)의 관계적 실천 속에서 개체가 우주적 지평으로 확장되는 ‘관계적 초월’을 추구한다. 특히 수운이 서학을 ‘기화가 없는 신’(身無氣化之 神)이라 비판한 지점은, 신성을 매개적·외재적 대상으로 간주하는 태도를 부정하고 주체의 내면에서 발현되는 신령과 기화의 무매개적 일치를 강조한 존재론적 선언으로 풀이된다.
이 글은 이러한 분석을 통해, 최제우 천관의 개념적 변화가 포교 대상에 따른 용어 전략이 아니라 수운의 사유가 실질적으로 심화된 결과임을 시층 분석으로 입증하였다는점에서 방법론적 의의를 지닌다. 나아가 동학의 천관은 서구 신학의 창조주나 성리학의추상적 리(理)와 구별되는 동아시아 천관사의 독자적 분기점으로서, 19세기 조선의 민초들이 천정(天定)의 굴레를 벗어나 스스로 운수를 짓는 신성내재적 주체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표시는 필수 입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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