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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소멸을 공간 기능 재편의 과정으로 재해석하기 : 도시 집중 이후 농어촌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이론적 고찰 = Reinterpreting rural decline as a process of spatial functional reconfiguration : a theoretical examination of new roles for rural areas in the post-urban concentration era
본 연구는 전 지구적 현상으로 고착화된 농어촌 인구 감소와 소멸 위기를 단순한 지역적 재난이나 정책적 실패가 아닌, 국토 전체의 공간 기능이 재편되는 필연적 과정으로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기존의 ‘위기-재생-활력’ 담론은 인구 성장을 전제로 한 근대적 정주주의(Sedentarism)에 매몰되어, 도시 중심 성장 패러다임의 구조적 귀결로서 나타나는 농어촌의 변화를 포착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이에 본 연구는 Jabareen의 개념적 프레임워크 방법론을 활용하여 도시계획, 사회학, 관광학의 주요 이론들을 통합적으로 고찰하였다. 연구 결과, 현대 농어촌은 전통적인 ‘정주 및 농업 생산’ 거점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세 가지 차원의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첫째, 기후 위기 시대에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전략적 생태 인프라 및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기능이다. 둘째, 인적 노동력을 대체하는 스마트·자동화 농업을 통한 ‘국가 식량 안보의 조작적 거점’으로서의 기능이다. 셋째, 도시 고밀도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완화하는 ‘정서적 재생산 및 치유의 완충 공간’으로서의 기능이다. 특히 본 연구는 관광을 단순한 경제 산업이 아닌, 도시와 농촌을 유동적으로 연결하는 ‘순환적 접속 시스템’이자 ‘문명 유지 시스템’으로 재정의하였다. 이는 정주 인구라는 지표에 종속된 기존 정책의 프레임을 ‘관계 인구’와 ‘기능적 접속’ 중심으로 전환해야 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농어촌 소멸 담론은 ‘소멸 방지’라는 불가능한 목표에서 벗어나, 인구가 적어도 국토의 핵심적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적 위축(Smart Decline)’과 ‘기능적 보완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농어촌 정책의 패러다임을 정주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산업 중심에서 공간 복지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술적·정책적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