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있는’ 시민운동, 주민에 의한 주민운동, 치유와 키움의 운동에 대한 보고서! 한국 사회의 시민사회와 시민운동은 위기다. 무수한 논의와 시도 속에 위기의 해법이 도출되지 않으면서 위기 논의 자체가 위기에 빠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왜 그럴까? 현재의 풀뿌리 주민운동은 여전히 6월항쟁 세대가 주도하는 ‘센터형 운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민의 역동성과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시민운동을 반성하고, 주민 스스로 자기 삶터에서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운동이 될 때 풀뿌리 주민운동은 제 모습을 갖출 것이다.
이 책은 도봉시민회라는 한 작은 풀뿌리 주민운동 단체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한 일종의 보고서다. 단체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바뀌고 동네가 바뀌는 기적이 일어나는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
대립과 계몽이 아니라 ‘치유와 키움’이라는 새로운 시민운동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현장의 목소리! 도봉시민회가 말하는 새로운 풀뿌리 주민운동은 무엇일까? 초록나라도서관, 즐거운 코디네이터 사업, 즐거운 멤버 사업 등 여러 사업을 벌이며 찾아낸 치유와 키움의 운동이다. 무슨 거창한 이론이라기보다는 주민운동의 과정 속에서 경험을 통해 얻은 산물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1부는 도봉시민회 사례를 살펴보면서 ‘치유와 키움의 운동’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아본다. 2부는 도봉시민회 사람들을 통해 치유와 키움의 에너지가 실제로 어떻게 발현되고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펴본다. 3부에서는 어느 평범한 아줌마가 도봉시민회와 함께 어떻게 성장했으며, 도봉1동에서 주민들과 무엇을 했는지, 얼마나 재밌고 즐거웠는지 그 생생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참여연대 다음의 시민운동을 만들어라. 시민운동에 던지는 지역활동 길잡이! 이 책은 지역운동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실무자들이 쓴 탓에 거칠기는 하지만 주민운동의 현장을 이해하는 데는 오히려 더 알맞다. 조금 색다르고 낯선 용어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세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까닭은, 그 모든 것을 품어주는 현장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책속에서
풀뿌리 주민운동은 지역사회에서 관계를 만드는 운동이다. 그래서 직접 대면해서 맺는 관계가 중요하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부터 우리에게는 ‘큰 단체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던 것 같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과정을 어떻게 잘 만들 것인가? 주민의 역동성을 어떻게 지역사회로 끌어낼 것인가? 이런 것들에 주된 관심을 가졌고, ……우리 같은 지역운동 단체에게는 ‘관계’를 만드는 것 자체가 곧 운동이다. ― 치유와 키움의 도봉시민회, 48쪽
도봉1동 주민들은 스스로 ‘도봉리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변두리 지역이 겪는 경제적, 문화적 부족함과 소외감 때문에 생긴 말이다. 하지만 의정부와 경계가 맞닿아 있고, 시골 냄새가 풀풀 나는 도봉1동에서 나는 10년을 아이들 키우고 아줌마들과 신나게 몰려다니며 행복하게 잘 살아왔다. 그렇게 살아온 평범한 한 사람의 이야기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신파조로 들릴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글을 통해 풀어내는 도봉시민회 활동은 내 인생에서 또 다른 문으로 들어가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보물 찾기, 거센 풍랑 헤치기, 신대륙 발견하기처럼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 지역 주민과 활동가 사이의 경계 허물기, 100쪽
18년 동안 세상 구경 못한 아줌마가 다양한 세상 경험을 통해 배움을 취하고 싶어서 주체적으로 만든 한판 신명나는 판의 결과물이 바로 이 도서관인 것이다. 내 성장이 곧 도서관의 성장이 되고 내 아름다움이 곧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룬다는 생각을 하며 도서관 안에서 열심히 책을 읽고 사람들을 만나며 논다. 놀면서 즐기면서 일을 나누고 보태며 하는 동네 일! 나는 지금 행복하다. ― 지역 주민과 활동가 사이의 경계 허물기, 1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