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통신의 역사에 일어난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한가운데에서 강력하고, 도발적이며, 유려하게 쓰인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글이다 - 크리스토퍼 M. 슈뢰더, 前 워싱턴포스트 뉴스위크 인터랙티브 CEO 겸 발행인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는 지식보다 정보가 힘을 발휘한다. 정보가 사적이면 사적일수록 정보를 장악하는 자가 더 많은 권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론적으로 웹 2.0은 아마추어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실상 들리는 것은 가장 우렁차게, 가장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가장 많은 예산으로 내보내는 자의 목소리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원숭이가 셰익스피어 대접을 받는 세상 ‘키보드를 끊임없이 두들겨대는 원숭이들’이란 토머스 헉슬리의 ‘무한 원숭이 정리’에서 나온 말이다. 무한히 많은 원숭이가 타이프라이터를 쳐대면 언젠가는 어떤 원숭이가 셰익스피어의 희곡 같은 걸작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말을 빗댄 것이다. 헉슬리가 처음 이 말을 썼을 때만 해도 단지 수학적인 농담으로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제는 전통적인 독자와 저자, 창조자와 소비자, 전문가와 아마추어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져버린 이 시대의 문화 평준화를 예고한 말처럼 느껴진다. 오늘날 인터넷 세상에서는 전문가는 아마추어가, 사전편찬자는 문외한이, 하버드 대학 교수는 교육을 받지 않은 대중이 대신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미명 아래 거짓과 왜곡, 폭력과 절도가 난무하는 공간 구글, 유튜브, 위키피디아를 말하다! 구글, 유튜브, 위키피디아가 여기서 부각되는 이유는 이들이 웹 2.0 세상을 선도하고 동시에 기존 미디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뉴미디어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엄청난 검색능력으로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지만 자신의 사이트나 회사를 광고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다. 유튜브에서는 사람들이 올리는 온갖 동영상이 진실 여부를 검증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퍼져버리기 때문에 엄청난 사생활 침해나 진실 조작이 가능하다. 일례로 ‘앨 고어의 펭귄 군단’은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을 조롱하는 동영상으로 사실은 앨 고어의 주장을 덮고 싶어하는 미국 거대기업이 제작해 올린 것이었다. 위키피디아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그래서 위키피디아는 최근 자체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자정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려 모색 중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뉴스와 음악, 문학과 TV쇼, 영화산업의 탄생과 육성에 도움을 주었던 전통적인 기관조차 공격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그 예로 최대 레코드 회사였던 타워레코드의 몰락은 ‘오프라인 VS 온라인’의 대결에서 오프라인이 완벽하게 패배한 결과였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단지 음악매장이 아니라 음악의 다양성과 살아있는 교류일 것이다.
블로그와 미니홈피가 민주주의를 죽이고 있다? 오늘날은 아마추어가 숭배 받는 ‘아마추어 컬트 시대’다. 그러나 그들이 창조하고 있는 미래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인터넷과 웹 2.0에 기반을 둔 세상에서 진정한 소통과 민주주의 가능하다는 것은 디지털 신봉자들의 생각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무분별한 경도에 일침을 가한다. 웹 2.0 기술이 만들어가고 있는 새로운 세상의 실상을 파헤치며,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앗아가고 있는지 명석하고 위트 있게 고발하는 것이다.
편집자 서평
얼마 전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가 과거 웹상에 무심코 올린 글이 퍼지면서 네티즌들에게 많은 비판을 당한 후 결국 출국해야만 했던 일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옥션의 개인정보 유출, 영화 해운대의 불법 다운로드 사건, 영화배우 최진실의 루머와 자살 등 우리나라에서도 웹 2.0 세상이 가져다준 폐해의 예는 너무도 많다. 웹 2.0 세상은 정부나 대기업 같은 권력과 자본을 가진 집단에 의해 너무나 쉽게 왜곡될 수 있으며 인터넷 원숭이가 되어 날뛰는 아마추어들에 의해 진실은 아주 쉽게 호도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이런 세상은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에 가까울지 모른다는 것이 이 책이 던져주는 날카롭고도 흥미로운 경고다.
책속에서
[P.39] 자르고 붙이는 작업은 물론 웹 2.0 세상에서 식은 죽 먹기나 마찬가지이다. 구글, 애스크Ask.com와 같은 검색엔진은 젊은 세대를 지적 절도광으로 만들었다. 이 절도광들은 월드와이드웹의 ‘컷 앤드 페이스트cut-and-paste’ 기술로 다른 사람의 작품을 멋대로 ‘리믹스remix’해놓고 그것이 자기 작품이라고 주장한다.
[P. 64] 프로 저널리스트는 교육을 받고, 선배가 엄격하게 감독하는 현장에서 뉴스를 보도하고 편집하는 체험을 거듭하면서 그 기술을 획득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시민 저널리스트는 공식적인 훈련이나 전문지식도 없으면서 의견을 사실인 양, 소문을 르포인 양, 주석을 정보인 양 정기적으로 투고한다. 블로그 세상에서 자기 자신의 ‘저널리즘’을 발표하는 것은 무료이고 힘도 들지 않으며 성가신 윤리규정이나 고리타분한 편집 데스크도 없다.
[P. 142] 조사회사인 파크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현재 인터넷에서 정기적으로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사람은 66만 명에 불과하다. 파크는 이 숫자가 2010년에는 5,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음악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 다운로드에 이 수치를 대입해보면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5,000만 명 중 4,900만 명은 무료로 영화를 도둑질한다는 계산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