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심학(四象心學)은 동무 이제마 선생의 사상의학과 칼 구스타프 융(C. G. Jung, 이하 융이라 한다)의 분석심리학을 모태로 한 한방신경정신과 영역의 성정분석학이다.
기존의 한의학이 『동의보감』으로 집대성되었다면, 이제마 선생은 사상과 유철학적 관점으로 기존 한의학을 재정립해 사상의학을 탄생시켰다. 특히 성정(性情)과 사단(四端)이라는 인간 정신의 편급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의학의 주된 모티브로 삼았으며 그 이론적 배경은 주역에서 출발한 것이다.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를 배경으로 한 융의 분석심리학 역시 그 기초이론의 배경은 주역이다. 주역의 관점에서 서양 정신분석학을 재정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융과 이제마 선생은 동시대를 살았지만, 동양과 서양이라는 지리적 한계로 교류의 흔적은 없다.
우선, 이제마 선생이 인간의 정신을 어떻게 분석했는가는 『동의수세보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굳이 ‘정신분석’이라는 표현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 성정과 사단을 통해서 인간의 정신을 자세히 분석해놓았다.
이제마 선생의 공은 정신분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인체의 생리와 병리, 진단, 처방 용약에 이르기까지 의학적 차원으로 구체화시킨 데 있다. 물론 후세에는 이런 의학적 차원만 부각되어 음식을 가려 먹는 의학 정도로 왜곡되어 전달되고 있는 측면도 강하지만, 원래는 사상철학이라 할 만큼 유철학이 근간이 되는 학문이다.
이제마 선생은 1837~1900년, 융은 1875~1961년까지로 각각 동양과 서양이라는 지리적 한계로 일체의 직접적 교류는 없었지만, 인간의 정신을 분석함에 있어 四位라는 공통된 분석수단을 사용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이제마와 융 모두 인간의 정신을 四位로 관찰한 이유는 무엇이며 그 공통된 견해와 분석의 궁극적 목표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동서양의 정신분석학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사상의학과 분석심리학에 대해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상호 의미를 보정한 학문분야가 사상심학이라 할 수 있다.
사상의학과 분석심리학 모두 그 뿌리는 만다라와 주역이다. 만다라는 불교 특히 밀교계의 불교에서 승려들의 수도의 도구로 쓰이던 그림이다. 이 그림은 원과 사각을 기본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앙에 최고의 원리를 상징하는 상이 도식화되어 있다. 만다라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로 원륜 또는 마법의 원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그는 여기에서 만다라와 중앙을 중심으로 한 원에 관해 이전까지 자기의 생각과 일치함을 발견하게 된다. 자기원형의 상은 원과 사위와 같은 것으로 나타날 뿐 아니라, 인격화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종교에서 신이라 부르거나 최고의 진리로 삼는 상들은 자기 원형상들이다.
이처럼 이제마 선생과 융은 마음이라는 근원적인 모습을 원에서 찾았고, 그를 구분해나가는 과정을 사위로 관찰하고 있는 정신분석의 큰 틀이 일치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한마디로 만다라상이라 할 수 있다.
만다라상과 함께 四位에 관한 융 이론의 정립에 또 하나의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易經-주역’이다.
결론적으로 이제마선생과 융의 학설은 주역에서 근원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즉, 이제마 선생은 유가적 학문배경과 『상한론』 『동의보감』 등 전통한의학을 접한 뒤 사상의학이라는 틀을 창안했다. 따라서 사상의학이 주역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불문가지다.
융 역시 서양 기독교적 배경 외에 빌헬름 등으로부터 직접 주역이론을 접한 뒤 4가지 심리학적 유형론이나 동시성이론 등 그의 주요 정신분석학 이론에 대한 모티브를 얻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융의 주역에 대한 관심과 태도는 사뭇 진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양학자의 동양학에 대한 즉 이국문물에 대한 단순한 관심 수준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심리적인 것과 물리적인 사건 사이의 관련성에 대한 학문적 접근으로 기록하고 있다. 융은 직접 갈대줄기를 깎아 49개의 서죽을 만들어 점친 내용까지 기록하고 있다.
항상 자신의 물음과 주역의 대답 사이에 놀랄 만한 일치에 직면하곤 했다고 한다. 심지어 융의 동시성이론이 주역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심한 모성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던 한 청년환자의 정신과 상담을 주역의 괘사를 통해 결정해준 일화까지 있다.
비록 이제마와 융, 두 사람은 일면식조차 없었고 학문적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사상의학과 분석심리학의 이론과 내용이 서로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는 것은 바로 『주역』이라는 공통된 배경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이다.
더욱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융이 말한 ‘외향성-내향성’은 이제마 선생이 말한 ‘양인-음인’의 개념과 거의 일치한다. 융이 말한 ‘우월기능-열등기능’은 ‘善-적절함, 惡-모짐’의 개념과 동일하다. 또 융이 분류한 인간의 4대 정신인 ‘직관-감정-감각-사고’는 이제마 선생이 말한 ‘태양-소양-태음-소음’과 일치하는 등 사상의학과 분석심리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통해 인간 정신에 대한 분석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수천 년 전 동양철학의 진수인 주역이 인간의 정신을 분석하는 수단으로 동양과 서양에서 각각 중요한 모티브가 된 것이다. 결국 동양의 사상의학과 서양의 분석심리학이라는 두 갈래 길로 갈라졌다가 사상심학을 통해 다시 합일점을 찾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요지다.
2. 수세보원 저술 110년 만에 상세하게 해설한 수세보원 2.0
사상의학은 어떤 학문인가. 흔히들 외모와 성격으로 태양인-소양인-태음인-소음인 넷으로 나누어 음식이나 약을 가려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사상의학의 천분의 일 만분의 일에 불과하며 왜곡되기까지 한 측면이다.
사상의학은 ‘사상철학’이라 할 만큼 동서고금의 그 어떤 인문철학서 못지않은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태양인 이제마의 예리한 직관적 통찰에 바탕을 둔 학문이다. 사상의학은 철학, 특히 동양의 유교철학에서 의학이론이 나온 셈이다. 다만, 심(心)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신(心身)의 문제로 발전되면서 의료 차원까지 연결되었다.
도교적 전통을 이어오던 수천 년 한의학 역사에 유교철학을 바탕으로 이른바 획기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한 학문이 사상의학이다. 굳이 의료와 연관 짓자면 음식을 가려먹는 보신의학이 아니라 한방정신과 영역에 가깝다. 그러나 사상의학은 치우쳐 타고난 인간의 성정을 ‘중용’이라는 미덕을 통해 노력해야할 바를 가르치고 있는 철학적 가치가 더 크다.
인간이 타고난 정신세계의 내면이 어떻게 치우쳐있는지를 논리적으로 풀어내 종국에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심리학서이자 자기수양서로의 가치가 크다. 타고난 정신적 치우침을 체질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하여 그 불균형을 완화시키는 것이 곧 육체적 건강과 바로 사는 삶의 시작이자 끝이라 강조한다. 그로 가가호호 의사가 부족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꿈꾼 이가 바로 이제마 선생이다.
따라서 110년 전 그가 남기고간 저서 『동의수세보원』이라는 원전은 사상의학의 철학적 의학적 차원의 제반 관심사와 의문을 풀어줄 마법의 열쇠와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후학들의 왜곡된 인식과 성급한 대중화로 인해 사상의학의 본질은 흐려졌다.
그동안 사상의학과 관련된 저서는 전공자용은 물론이고 대중서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나왔다. 심지어 이제마 선생이 태조 이성계의 고조의 둘째아들의 19대손이라는 점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 관직여부에 이르기까지 구구절절한 족보까지 소상히 밝혀졌다. 또한 체질별 음식에 관한 부풀려진 내용들은 전문가 비전문가 가릴 것 없이 오늘도 매스컴과 인터넷을 통해 쉼 없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사상의학 혹은 사상철학의 핵심이자 진수라 할 수 있는 『동의수세보원』에 대해서는 사상의학 100여년 역사동안 지금까지 단순 한자번역 이상의 저작물을 찾기 어렵다. 또한 수세보원의 인문학적 가치를 조명하거나 소상한 해설을 담은 책 또한 드물다.
이는 이제마 선생이 태양인이라는 점에서 다소 난해하고 직관적인 언어로 책을 써놨기 때문이다. 전공자들조차 기존 한의학용어와는 판이하게 다르며 난해한 사상의학의 개념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기에 제대로 된 저서가 나오기 어려웠고, 음식을 가려먹는다는 부분만 부각시켜 대중화된 상황이다. 이러한 측면의 사상의학적 가치를 이해하고 탐구해온 이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인 태율 김도순 선생이다. 지난 10년 동안 그의 문하에서 직접 사사받은 저자가 그 내용 중 일부를 본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단순 해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전의 주요단어 하나하나에 대한 사서삼경 등 고전에 근거한 고증과 함께 그것이 인간내면의 어떤 심리와 연관되는 것이며, 실제 인간의 일상적 언행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며 환자의 진단은 어떻게 할 수 있는가하는 자세한 사례까지 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1부와 2부에 걸쳐서 다루고 있다.
전공자뿐 아니라 사상의학에 대해 여성지 수준을 넘어 제대로 된 사상의학을 알고 싶어 하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권할만한 책이다. 더욱이 자칫 난해해질 수 있는 내용들은 신문기자 출신의 저자가 최대한 평이한 문체로 풀어냈다.
3. 사단칠정론에 대한 사상의학의 명쾌하고도 실천적 접근
20세기 중후반까지도 사상의학은 학계 내에서도 이단 취급을 받는 다소 난해하면서도 생소한 학문분야였다. 수천 년 간 수많은 명의와 명저들이 나왔지만, 한의학에서 ‘도가(道家)’ 혹은 ’도교적’ 전통을 크게 벗어난 적이 없었다. 중국 전통의학을 한국 특성에 맞게 집대성한 허준의 『동의보감』 역시 나름의 독창성은 있으나 도가적 전통을 벗어나기보다 계승한 것에 가깝다.
이런 흐름에서 19세기 말 이제마 선생의 『동의수세보원』이라는 한 권의 저서는 한국과 중국을 아울러 수천 년 한의학 역사에 획기적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충격파를 던진 셈이다.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는 도가적 흐름을 깨고 한의학의 근본원리를 ‘유가(儒家)적’ 차원에서 새롭게 출발한 것이다. 가히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사상의학의 기본 틀은 기존 한의학의 ‘음양오행론’과는 전혀 다르다. ‘인의예지(仁義禮智)’ ‘애노희락(哀怒喜樂)’ 등 인간의 치우쳐 타고난 성정(性情)과 사단(四端)을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관찰하는 도구로 제시한 것이다. 기존 의학이 자연을 관찰하여 인간을 소우주라는 차원에서 동일하게 적용하려한 관점이라면, 사상의학은 인간 개개인 자체의 타고난 정신세계의 편차에 주목한다.
워낙 획기적인 창안이기도 하거니와 유철학에 밝지 않은 후학들에겐 용어의 난해함과 생소함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수천 년 기존 한의학의 전통은 관성적으로 사상의학을 이단시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특히나 무관 출신으로 뒤늦게 한의학을 스승도 없이 독학하다시피 하여 창안해낸 것인 만큼, 전공자들에게 파급되는데도 꽤나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말하자면 사상의학은 철학, 특히 동양의 유철학에서 의학이론이 나온 셈이다. 다만, 심(心)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신(心身)의 문제로 발전되면서 의학적 차원으로까지 연결되는 학문이다.
물론 형이상학적 철학 이론에서 형이하학적 의학 실천으로까지 이어진 점은 기존 한의학이라고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동의보감으로 대표되는 기존 한의학은 ‘자연 vs 사람’의 관점에서 인체의 질병을 관찰하고 치유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사상의학은 ‘사람 vs 사람’ 혹은 인간 개개인의 정신 내면의 편차에 초점을 맞춘다.
동의보감 등은 도교적인 자연조화 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 사상의학은 유교적인 심신 수양론이 융합돼 의학에 적용된 것이다.
사상의학이 주목하는 부분은 음식이나 약이 아니다. 인간의 정신세계이자 대인간 정신적 갈등이다. 이런 철학적 주제는 이조 오백년 학술사를 뜨겁게 달구었던 사단칠정론과 무관하지 않다.
수세보원의 목차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그대로 드러난다. 첫 편이 인간의 타고난 성정을 다룬 「성정론」이며 그다음 편이 인의예지라는 사단의 타고난 정신적 치우침으로 인해 태양인-소양인-태음인-소음인이라는 사상인이 생겨남을 다룬 「사단론」이다.
현대사회에서 사상의학이 더욱 각광받을 수 있는 진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 정신의 내면적 부조화와 대인간 갈등을 사상이라는 관점에서 정교하게 미분하여 명쾌하게 설명한 점은 이조 오백년 수많은 유철학의 대가들도 감히 짚어내지 못한 독창적인 학설이다. 단순히 철학적 논쟁으로 그치지 않고 의학 실천에까지 연결시킨 점은 가히 천재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인간의 타고난 性情의 차이로 체질이 4가지로 달라짐을 설명한 대목이다. 이는 ‘性은 未發之性, 情은 已發之情’이라는 개념으로 요약된다. 성은 마음이 동하여도 적절히 조절되어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으니 성은 볼 수가 없다. 정은 드러나는 순간 지나치거나 부족한 것이 쉽게 관찰된다는 것이 구분점이다.
이제마 선생은 사상인이 각기 다른 애노희락성을 타고나며 각기 다른 애노희락정을 발하게 됨을 설명하고 있다. 즉, 태양인은 ‘애성-노정’을, 소양인은 ‘노성-애정’을, 태음인은 ‘희성-락정’을 소음인은 ‘락성-희정’으로 구분했다. 이와 함께,
(태양인이) 예를 버리고 방종하면 비인이 된다. (소양인이) 지를 버리고 식사하면 박인이 된다. (태음인이) 인을 버리고 극욕하면 탐인이 된다. (소음인이) 의를 버리고 투일하면 나인이 된다. 라는 내용에서 보이듯이
인의예지 사단이 사상인 구분의 모티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수세보원의 내용은 『맹자』의 사단론을 끌어온 것이다. 이제마 선생은 맹자에서 한발 나아가, “예를 저버리면 비인, 지를 저버리면 박인, 인을 저버리면 탐인, 의를 저버리면 나인이 된다”라고 하여 인의예지 사단의 부족을 체질별로 연결시킨 것이다.
이 같은 맹자의 내용이 이제마 선생에게 「사단론」과 「확충론」 등의 모티브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구체적인 내용 역시 표현만 조금씩 다를 뿐 수세보원 전반적인 기조와 일치한다.
사상심학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인의예지 사단의 속성을 사상의학과 연계하면서 ‘인과 예, 의와 지의 묘합’이라는 관점과 ‘인의예지의 시공간 축’이라는 두 개념을 더해 더욱 구체화한다. 즉, 인과 예는 시간개념으로 동일선상의 성정이다. 의와 지 또한 공간개념으로 동일선상의 성정이다. 이처럼 인간 정신의 유철학적 접근을 사상의학적인 실천적 접근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낸 것은 일찍이 수많은 유철학 관련 저서나 논문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든 내용들이다.
4. 줄거리 및 원고개요
본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제1부 ‘상징어로 풀어보는 사상의학’은 두 개의 장으로 구분하였다. 1장은 사상의학 100년을 통찰하며 사상의학이 사상철학으로서의 가치를 재조명한 도입부에 해당한다. 2장은 사상의학의 원전인 『동의수세보원』에 등장하는 핵심 상징어들을 먼저 해설해 놓은 것이다. 사상의학의 핵심이며 가장 중요한 한자 용어들이지만, 정작 그 용어의 난해함으로 인해 사상의학 전공자들조차도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을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단순 직역이 아니라 단어 하나에 담긴 의미해설은 물론이고, 이로 인해 인간의 언행은 어떻게 드러나며, 그 기저의 내면심리는 무엇인가를 다룬다. 이해를 돕기 위해 환자를 비롯해 주변의 다양한 실제사례를 함께 실었다.
제2부 ‘수세보원 해설’은 말 그대로 사상의학의 진수가 담겨있는 수세보원의 첫 장인 「성명론」에서 마지막 장 「사상인변증론」에 이르기까지 원문과 함께 자세한 해설을 담았다. 전공자들에게는 금과옥조와 같은 내용들이지만, 초심자들에겐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가급적 난해한 한자의 사용을 자제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로 풀어 설명했다.
3부 ‘사상심학-사상의학과 분석심리학의 만남’에서는 사상의학과 분석심리학의 비교 관찰을 담고 있다. 아울러 이를 연구하는 사상심학연구회의 실제 자기분석 수련과정들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에는 사상의학의 체질분석에 대한 갖가지 오류에 대한 저자의 비판과 대안을 담고 있다.
책속에서
2.4 지방地方 太栗字義 땅이 모난 것. 지역이 각각 기후와 풍토가 다름을 의미한다. 영광굴비, 제주옥돔 하듯 지방과 물산을 연결하여 서로 다름을 명확히 하여 그 지방에 오래 살아보기 전에는 모르는 것을 필요한 물산이나 기능에 따라 간략하게 하여 연관시키니, 이는 좁지만 직접 체험하여 안다 하는 뜻과 두루 체험하지는 못하였지만 필요한 것은 안다 하는 다른 뜻을 하나에 담아 지방이라 한 것. 곰곰이 사려하여 그 능함을 취하는 것을 지방이라 한다.
解說 지방(地方)은 직역하면‘땅이 모나다’라는 뜻.‘어느 지방은 ○○○이 특산물이더라’ ‘무엇 하면 ○○○지방이다’라는 문장에서 뉘앙스를 찾을 수 있다. 위 문장들은 구구절절한 내용의 곁가지들을 쳐내고 가장 핵심적인 결론만을 압축 요약한 것이다. 소음인이 타고난 우월기능인‘사고기능’을 발휘하여 합리적 추론 과정을 통해 직·간접 체험들의 같고 다름을 구분하고, 궁극에는 논리를 찾아내는 등 명쾌한 결론으로 정리하는 재주를 말한다. 소음인의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인해 주변이나 세상 사람들이 그 덕을 보게 될 때 소음인 호선인 지방이 된다. 한마디로 소음인의 타고난 합리적 사고능력이다. 소음인이 비합리적 추론을 하거나, 사고는 하였지만 대동의 덕에 일치하지 않을 때는 이미 지방이라 볼 수 없다. 지방은 경험과 비경험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경험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저장하려는 것이 태음인 인륜에 가깝다면, 전후 인과관계를 살핀 후 뼈대만 간추려 최대한 압축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소음인의 지방 개념이다. 이 같은 사고기능은 소음인 자신이 타고나서 잘하는 기능이지만, 그 결과물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복잡한 일거리를 효율적으로 간소하게 해줌으로써 대동의 덕에 합치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비록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것도 논리적 사고기능으로 연관시키는 능력을 포함한다. 인류의 문화나 기술, 지식정보 등은 모두 직접 경험의 산물만은 아니다. 비록 직접 경험을 하지 못하였거나 소수의 것만 직접 체험했더라도, 그와 연관된 것들을 인간의 사고기능을 통하여 추론할 수 있다. 즉 소음인이 직접 그 지역에 살아보지는 못했더라도 ‘굴비는 영광, 옥돔은 제주’하는 식으로 물건이나 이치의 서로 같고 다름을 구분하여 간략하게 연관시킬 수 있는 타고난 재주가 지방이다. 수학이나 철학 분야의 상당수는 소음인 지방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지방 예화1 책을 찾는데 내가 원하는 책을 찾기가 힘들었다. 다음에 또 찾을 생각을 하니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왜 이렇게 보관했을까 생각하고, 좀 더 효율적인 방식을 찾아보다가 동화-위인전-수필-만화책 등으로 분류를 하고, 다시 위치 및 난이도 등을 한눈 에 보기 쉽게 표로 일목요연하게 작성하여 누가 봐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리했다.
지방 예화2 멜라민 파동이 뉴스에 연일 등장했다. 우리 아이들이 먹는 과자나 분유에도 섞여 있는지 고민되어 며칠 동안 식약청 홈페이지와 미국 FDA 기준 등을 비교 검색했다. 어떤 종류의 과자에 어느 정도의 용량이 들어 있는지, 어떤 성분이 어떤 과정으로 어떤 병을 일으키는지 등을 일일이 찾아보았다. 결국 앞으로 마트에서 절대 사지 말아야 할 품목과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할 품목, 동일한 과자 중에서도 괜찮은 회사 제품과 안 괜찮은 회사제품 등으로 구분 정리하여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나누어주었다.
지방 예화3 친구가 A지역에 여행을 다녀온 뒤 좋았다고 추천한다. 이번 휴가에 다녀오면 어떨까 싶어 그때부터 A지역의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무엇인지 웹서핑을 했다. 또 인터넷 여행 사이트에서 A지역을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후기 등을 읽고, 소요시간과 교통편, 여행경비 등도 알아보았다. 그러고 나서 전체적으로 여행일정과 동선을 어떻게 잡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살펴보았다. 이렇게 알아본 뒤에는 가장 적절한 여행지도를 구하고, 여행과 관련된 요소별로 정보를 요약하여 간략한 가이드북으로 정리하였다. (본문 53-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