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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숲 속의 친구들
제2부 살라미나의 병사들
제3부 스톡턴에서의 만남

역자 해설 : 역사상 수많았던 무명용사들을 위한 진혼곡
하비에르 세르카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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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미나의 병사들 : 하비에르 세르카스 장편소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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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533581 863 -10-27 서울관 1층 중앙홀 지정도서
(자료실내 이용)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2001년 전 세계 베스트셀러
2001년 스페인 살람보상, 『케 레에르』지 독자상, 바르셀로나 시의 상
2003년 이탈리아 최고 외국 소설상
2004년 영국 「인디펜던트」 외국 소설상
2007년 콜롬비아 『세마나』지 선정 <25년간 스페인어권에서 출간된 100대 소설> 13위
2009년 스페인 「라 반과르디아」지 선정 <2000년대 최고의 책 50권> 5위

이 소설로 하비에르 세르카스는 스페인 문학에서 소수의 선두 그룹에 속하게 된다.
- 로베르토 볼라뇨


21세기 스페인 문학계에서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하비에르 세르카스의 『살라미나의 병사들』이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김창민 교수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1939년 내전 막바지 프랑스 국경 숲 속에서 집단 총살에서 살아남은 작가이자 팔랑헤당의 핵심 멤버였던 산체스 마사스를 추적하는 탐정 소설 형식을 띤 이 이야기는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다. 조사 과정에서 산체스 마사스와 관련하여 등장하는 많은 문인과 정치인, 군인들은 스페인 근대사에서 중요한 인물들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화자는 바로 작가 하비에르 세르카스 자신이며, 이 소설은 창작 동기에서부터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 소설 내용을 구성하는 과정 등 창작 과정 모두가 서술되고, 그 자체가 이 소설 작품이 되는 메타픽션의 형식을 띠고 있다.

세 가지 이야기, 세 가지 진실 혹은 한 가지 진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세 가지 축이다. 하나는 라파엘 산체스 마사스라고 하는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스페인 팔랑헤의 창립 핵심 인물이자 시인이고 소설가인 그는 내전 발발 후 공화파 정부군의 포로로 잡힌다. 내전 막바지 쿨옐 근처 숲 속에서의 집단 총살 집행에서 그는 필사적으로 도망쳐 살아남게 되고, 한 정부군 병사에 의해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보수 반란군의 승리로 전쟁이 끝난 후 산체스 마사스는 프랑코 아래서 고위 공직을 수행하지만, 결국에는 공직을 떠나 자신이 좋아하는 문학과 취미 생활을 하면서 여생을 마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일인칭 화자 하비에르 세르카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문 기자인 그는 우연히 산체스 마사스의 아들 페를로시오로부터 그 총살 사건에 대해 들은 뒤, 내전과 그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산체스 마사스를 발견하고도 살려 준 그 이름 모를 병사에게 이끌린다. 마침내 화자는 그 병사가 누구였는지 조사하기 시작하고, 그 조사 과정이 이 소설을 이어 가는 주된 얼개가 된다.
세 번째 이야기는 화자가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안토니오 미라예스라는 무명용사의 이야기다. 내전이 발발하자 그는 정부군에 입대하고 전쟁 내내 여러 부대에 소속되어 전선을 돌며 내전을 치른다. 마지막에는 반란군에 밀려 쿨옐에 잠시 머물고, 그때 바로 집단 총살 집행이 벌어진다. 미라예스는 그 후 국경을 너머 프랑스 지역의 난민 수용소에 있다가, 프랑스 용병에 자원하여 북아프리카로 간다. 거기서 제2차 세계 대전을 맞게 도고, 프랑스가 독일에 패배한 줄도 모르고 소수의 다른 용병들과 함께 프랑스 국기를 든 채 목숨을 걸고 사막을 수천 킬로미터 가로질러 이탈리아와 독일 점령지들을 공격한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참여하고 파리로 개선한 뒤, 결혼해 딸 하나를 두었으나 먼저 세상을 떠나고, 프랑스 정부의 연금을 받으면서 디종의 어느 노인 복지 시설에서 쓸쓸하게 말년을 보내고 있다.

실화일까, 허구일까? 그리고 무명용사는
왜 적의 핵심 인물이자, 자신과 스페인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전범을 용서해 주었을까?


<제1부 숲 속의 친구들>에서는 젊은 기자인 화자가 처음 산체스 마사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 뒤 그에 대해 그 사건을 기억하는 실존 인물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 사건을 기록한 실제 문헌들에 대한 탐독을 통해 사건에 가까이 접근한다. 산체스 마사스 본인의 기고문, 문학 작품, 영상 기록물, 학위 논문 등을 활용한다. 사료를 통해 드러나지 않는 부분은 가족, 친구, 동료 등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기록을 통해 보완하면서 그의 내면까지 읽어 내려고 노력한다. <제2부 숲 속의 병사들>은 그 과정을 펼쳐 보이고 있다. 결국 화자는 역사적 진실을 재구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작품 전체를 통해 암시한다. 동일한 사건에 대한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와 견해를 제시하기도 하고, 또 산체스 마사스가 직접 작성했다고 추측되는 일기조차도 주변 이해 당사자들에 의해 조작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한다. 이렇듯 사건의 조사 과정과 작품의 구상 과정을 낱낱이 드러냄으로써 작품에 객관성을 부여하면서도 내전의 책임을 따지는 부분과 산체스 마사스가 가졌던 이데올로기의 실체를 드러내는 부분, 프랑코 체제의 비윤리성, 그리고 과거 내란 유발의 책임을 밝히는 부분 등에서 보이는 화자의 어조는 이 작품의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팔랑헤당의 이념은 <뭔가 변화를 주되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수단에 불과한 것>이고, 이 당의 이데올로기를 제공한 산체스 마사스에 대해서는 <자기 집단의 안정과 특권, 계급적 지위를 문명과 동일시하고, 팔랑헤 당원들을 슈펭글러가 말한 소수의 전사들과 동일시했다>며, <많은 자신의 동지들처럼, 부르주아적 행복을 꿈꾸는 자기 집단을 포위해 오는 실질적인 위협을 느끼지 않았더라면 그는 결코 천한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지도 않았을 테고, 문명을 구해 내는 책임을 진 한 줌의 용사들이 승리할 때까지 투쟁하도록 부추기는 격정적인 문장을 쓰는 일에 몰두하지도 않았을 것>이라 판단하면서, 그는 결국 <권력의 잔칫상에서 남은 최소한의 부스러기까지 열심히 주워 모으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1975년 프랑코의 사망으로 마침내 1인 독재 체제가 끝나고 1982년 사회당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의 기간을 스페인 역사에서 <(민주화) 이행기Transicion>라고 한다. 이 시기에 좌, 우파 정치 지도자들은 내전과 독재 기간 중에 자행된 모든 폭력 행위에 대해 책임을 거론하지 말자는 이른바 <망각 협정>에 합의함으로써 스페인은 커다란 사회적 동요 없이 평화적으로 민주화를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 망각 협정에 대해 작품 전체에서 단호히 비판하고 있다. 내전에서 승리한 자들의 논리가 일방적으로 지배해 온 스페인 사회에 대한 비판이자, 내전과 독재의 희생자들에 대한 책임을 감추려는 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이다. 퇴역한 무명용사인 안토니오 미라예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더 명확해진다.
<제3부 스톡턴에서의 만남>에서 화자는 칠레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를 통해 무명용사 미라예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고, 수소문 끝에 그를 만나면서 사건의 진실 가까이에 접근하게 된다. 소설가가 되기 전 생계 대책으로 캠핑장에서 쓰레기 치우는 일, 야간 순찰 등의 일을 했던 볼라뇨는 1978년 여름 카스텔데펠스에 에스트레야 델마르 캠핑장에서 안토니오 미라예스를 만나게 된다. 독특한 웃음, 해진 모자, 부처같이 튀어나온 배, 매년 여름 요란하게 인사를 하고 캠핑 사무실에서 등록을 한 뒤 지정된 장소에 즉시 자리를 잡던 그를 기억했다. 사실 왼쪽 옆모습을 보자면, 복숭아뼈에서부터 왼쪽 눈까지 - 그 눈으론 여전히 볼 수는 있었는데 - 완전히 흉터밖에 없었다. 아주 슬프고 오래된 파소 도블레 가락에 맞춰, 몸을 꼿꼿이 세우고, 아주 진지하고 조용하게, 신발도 신지 않고 풀 위에서 춤을 추던 미라예스도 기억한다. 화자는 볼라뇨를 통해 미라예스의 행적에 대해 들은 뒤 마침내 미라예스와 만나게 된다.

실화라고는 하지만 마지막까지 핵심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는다. 따라서 독자는 이 작품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가지고 스스로 진실 찾기 퍼즐 놀이를 해볼 수 있다.
공식적인 역사가 <망각 협정>을 통해 그 존재를 지우려 했던, 소수의 전사들, 문명을 구해 낸 무명용사들을 망각으로부터 기억 속으로 끄집어내려는 작가의 노력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제목 <살라미나의 병사들>은 기원전 5세기경 지중해의 패권을 놓고 페르시아와 그리스 사이에 벌어졌던 해전 <살라미나 전투>에서 따온 것으로, 산체스 마사스가 <숲 속의 친구들>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뒤 쓰고자 했던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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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19] 「군인들은 아버님을 수색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프랑코 군대가 바싹 뒤를 쫓고 있었으니까요. 어느 순간 아버님은 등 뒤에서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돌아보니 한 군인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순간 고함 소리가 들렸지요. <거기 있어?> 아버님 말씀으로는, 그 군인은 몇 초 동안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아버님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여긴 아무도 없어!> 하고 소리쳤다더군요. 그러고는 돌아서서 가버렸다는 겁니다.」
(중략)
「숲 속에 피신한 채 며칠을 보내셨지요. 닥치는 대로, 혹은 주변 농장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연명을 했답니다. 전혀 모르는 지역이었어요. 게다가 안경도 깨졌기 때문에 주변을 거의 분간조차 할 수 없었지요. 항상 말씀하시곤 했어요. 만약 근처 마을의 청년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고요. 지금은 그 마을 이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그때는 코르넬랴데테리라는 마을이었는데, 몇몇 청년들이 프랑코 군이 도착할 때까지 아버지를 보호하면서 먹을 것도 갖다 주었지요. 서로 아주 가까워졌고,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을 때 그 청년들 집에 며칠을 머무르셨답니다. 제가 보기에 그 후 다시 만나 보신 것 같지는 않지만, 그 청년들에 대해서 제게 여러 차례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명명한 <숲 속의 친구들>이라는 이름으로 항상 그 청년들을 부르셨던 기억이 납니다.」
[P. 92-93] 「떠나기 전에 산체스 마사스는 그 모든 것에 관한 책을 쓸 거라고 말했어요. 그 책에 우리도 등장할 거라고 했지요. <살라미나의 병사들>이라는 제목을 붙일 거라 했어요. 특이한 제목이지요, 안 그래요? 그리고 우리한테 그 책을 보내 주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요.」 그러고 나서 안젤라츠는 나를 바라보았다. 가로등 불빛이 그의 안경알에 오렌지 빛으로 비쳤다. 나는 그 사람의 움푹 팬 두 눈가와 툭 튀어나온 이마와 광대뼈, 그리고 양쪽으로 갈라진 턱에서 잠시 그 사람의 해골을 보았다.
[P. 130] 그때 영원 같은 한순간이 흐른다. 산체스 마사스는 죽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죽일 총알들이 명령 소리가 들린 등 뒤에서 날아올 거라고, 총알들이 자신을 맞혀 죽이려면 자기 등 뒤에 서 있는 네 명을 먼저 맞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도망갈 생각을 한다. 등 뒤쪽으로는 도망갈 수 없다. 그쪽에서 총알들이 날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좌측으로도 도망가지 못한다. 그러면 다시 도로로 나가게 되고, 군인들이 있으니까. 앞으로도 갈 수 없다. 공포에 질린 여덟 명의 장벽을 뚫고 지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른쪽으로는 가능하다(라고 생각한다). 불과 6, 7미터 앞에 빽빽한 소나무와 덤불로 된 숲이 있어 충분히 숨을 수 있다. <오른쪽으로.> 그는 생각한다. <지금 안 하면 영원히 끝이다.> 그 순간 대열의 등 뒤쪽, 바로 명령 소리가 들렸던 그 방향에 설치된 기관총들이 개활지를 쓸어버리기 시작한다. 포로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땅으로 엎드린다. 그 순간 산체스 마사스는 이미 숲 덤불에 도착했고, 얼굴을 긁히면서도 내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