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방문객과 진출기업이 꼭 읽어야 할 지침서’
베트남이 한류(韓流)의 발원지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00년대 초반 '가을동화'나 '겨울연가' 같은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는 저녁 시간이면 베트남 거리는 일찌감치 한산해졌다.
전지현이 주연한 '엽기적인 그녀' 등 한국영화는 베트남에서 할리우드영화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와 휴대전화는 베트남 사람들의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고, 김치조차 각종 슈퍼마켓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품목이 됐다.
그러나 우리가 베트남에 대해 아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수백만의 사망자를 낸 베트남전쟁과 쌀국수, 베트남 여성의 전통의상인 아오자이 정도?
2000년부터 총 6년에 걸쳐 연합뉴스 하노이 특파원을 지냈던 권쾌현 전 연합뉴스 기자가 펴낸 '아주 특별한 베트남 이야기'(연합뉴스 펴냄)는 베트남 방문객과 진출기업 관계자라면 일독(一讀)이 필요한 책이다.
베트남의 과거와 현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것을 알기 쉬우면서도, 기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놓았기 때문이다.
베트남 건국의 아버지이자 베트남 공산당의 창시자인 호찌민(1890~1969)은 사망한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베트남인들의 마음속에 남아 베트남을 다스리고 있다.
베트남인들에게 현재의 주석(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호찌민"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호찌민을 무작정 경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로 하면 '호 아저씨' 정도로 부른다.
고위급 인사인 당 서기장이나 주석, 총리를 부를 때도 우리처럼 '각하' 등 호칭을 쓰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 정도의 호칭만 넣어줄 만큼 직급이나 나이 등에 있어서 허물이 없다.
베트남은 자신들을 식민지배한 프랑스와 제2차 세계대전 후 세계지배 야욕을 가졌던 미국, 동북아를 노렸던 일본, 마오쩌둥이 지배하던 중국 등 역사상 세계 초강대국을 잇달아 물리쳤던 저력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젊은 인구, 높은 교육열, 개혁정책 등을 발판으로 세계 최고의 이머징 마켓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베트남인들의 사고방식은 공적인 업무이나 개인의 이익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관계나 감정을 개의치 않는 서양적인 면모를 보인다.
그러나 베트남인들에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고 총살형에 처하는데도 끊이질 않는 뇌물수수 등 부정부패가 대표적이다. 시장에서 생필품조차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달리 받는 차등문화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한편, 조상을 숭배하고 유불선을 믿는다거나 우리처럼 설과 대보름, 단오, 추석 등이 있는 것, 술이 한두 잔 들어가면 음주·가무를 즐기는 모습 등은 한국과 무척 닮았다.
가정에서 여성의 발언권이 세다는 점, 결혼식 등 잔치는 최대한 시끄럽고 화끈하게 벌이는 점, 밖에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애정 표현을 하는 젊은 남녀 등을 통해서는 중국의 모습이 엿보이기도 한다.
이밖에 베트남전쟁에 북한이 참전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던 저자의 특종기와 포스코E&C, 참빛그룹, 금호아시아나, 미래에셋증권 등 베트남에서 성공한 우리 기업들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