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발전한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해온 모든 선택과 행동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발달심리학이란 용어가 등장한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아동심리학이란 영역에서 아동의 심리만 다루었으나 평균 수명이 80세를 훌쩍 넘는 지금은 인간의 발달을 태아기부터 노년기까지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발달심리학은 어려운 학문도 아니고 어려운 이론도 아니다. 매일의 가정생활이나 학교생활, 사회생활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학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온갖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발달심리학은 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자녀를 키우면서 토마스Alexander Thomas와 체스Stella Chess의 기질 연구, 볼비John Bowlby의 애착 연구, 그리고 피아제Jean Piaget의 자기중심성이나 애니미즘 이론을 안다면 자녀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테마는 일상생활 속에서 ‘왜?’라고 의문을 느낀 것을 발달심리학을 통해 알기 쉽게 해설한 것이다. 전문적인 용어 대신 쉬운 표현을 쓰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다. 또 독자들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책 곳곳에 간단한 체크 테스트가 실려 있다.
발달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가 유아의 발달과 성장에 대해 알고 싶어서, TV나 잡지에서 본 발달장애에 대해 알고 싶어서, 자기 자신이 부모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알고 싶어서, 노년을 앞두고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서 등 그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주변의 이러한 문제들을 발달심리학의 시점에서 해설한 책이다.
인간의 발달 전반에 관해 알고 싶은 독자라면 처음부터 읽어도 좋고, 특정 테마에 대해 알고 싶은 독자는 관심 있는 부분만 골라서 읽을 수도 있도록 각 테마별로 나뉘어져 있다. 발달심리학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책속에서
도덕성의 발달 이론에는 세 가지가 있다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규칙이나 도덕성이 어떤 과정을 거쳐 습득되는지를 설명한 이론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 이론이다. 도덕성의 기반은 다섯 살 전후의 남근기에 형성되며 양친으로부터 애정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 죄책감이 도덕적 행동의 동기 부여가 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론은 반두라Albert Bandura가 제창한 사회 학습 이론이다. 사람은 가까운 사람의 언동을 지켜보는 동안 그 언동을 습득한다는 이론이다. 세 번째 이론이 콜버그Lawrence Kohlberg(미국의 심리학자로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에 영향을 받아 도덕성 발달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였다-역주)가 제창한 도덕성 발달 이론이다.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콜버그는 도덕성의 발달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딜레마 상태를 제시했다. 다음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도덕성의 발달을 실험한 일례이다.
한 여성이 암에 걸려서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그녀를 구하는 길은 약을 쓰는 방법뿐이다. 그런데 약값이 터무니없이 비쌌다. 그 약을 개발한 약제사가 약값으로 개발 비용의 열 배가 넘는 2,000달러를 요구한 탓이다. 하지만 암에 걸린 여성의 남편에게는 1,000달러밖에 없었다. 남편은 약제사에게 약값을 깎아달라고 부탁했다. 아니면 나중에 지불할 테니 약부터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약제사는 단호히 거절했다. 실망한 남편은 아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약제사의 가게에 몰래 들어가서 그 약을 훔쳤다.
콜버그는 아이들에게 위와 같은 상황을 제시하고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남편의 행동은 옳은가, 옳지 않은가?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아이들의 응답 내용을 분류하여 도덕성의 발달에는 3단계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콜버그에 대한 비판 : 길리건의 견해길리건Carol Gilligan은 콜버그의 이론이 ‘지나치게 남성적인 정의의 논리에 치우쳐 있다. 여성적인 시각에서 보살핌의 논리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길리건은 11세에서 15세가량의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남녀 간의 가치관 차이를 분석했다.
어느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한 마리가 두더지 가족에게 겨울 동안만 동굴에서 함께 지내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두더지들은 고슴도치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동굴이 너무나 좁아서 고슴도치가 동굴 속을 돌아다닐 때마다 두더지들은 고슴도치의 가시에 찔렸다. 결국 두더지들은 고슴도치에게 동굴에서 나가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고슴도치는 이 부탁을 거절했다. 그리고 말했다. “여기 있는 게 싫으면 너희들이 나가면 되잖아.”
이 이야기를 들은 남자아이들은 ‘그 동굴은 두더지네 집이니까 고슴도치가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의의 논리’라는 관점에서 이 딜레마를 해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여자아이들은 모두가 쾌적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해결법을 찾으려고 했다. 예를 들어, ‘고슴도치의 몸을 담요로 덮어씌우면 된다’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