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사랑 : 임수경 시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1571710
811.15 -10-666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1571711
811.15 -10-666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임수경의 첫 시집 『문신, 사랑』은 사랑의 부재에 대한 기억의 담론이면서 기억 자체가 시적 자기 재생산의 기제로 작용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고립되고 갇힌 존재로서의 현실적 자아가 선택한 고독한 몽상이었지만 물의 상상력과 잠의 상징성을 통해 자기 자신과 세계의 화해를 구하고자 하는 의지로 전환되기도 하였다. 치명적인 사랑이 만들어 놓은 기억의 지층이 뿌리 째 썩어 들어가 오랜 시간 발효되면서 시적 수원(水原)을 형성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녀의 시는 깊은 공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책속에서
[P.26] 연애, city 4
(어느 골목이든 길의 초입에 늘 있는,) 넝쿨장미와 라일락꽃이 화사하게 핀 파란색 대문의 집 (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막 빠져나온) 수줍게 웃는 여인의, 화사하고 탱탱한 백도(白桃) 같은 젖무덤 사이 (절대 열릴 것 같지 않은) 문을 가볍게 열고 들어가는 , 길
간혹 꽃도 피고, 새도 날고 좋은 냄새를 가진 바람도 온몸을 휘감고 비가 내리다가 태양이 비추곤 하는
사내, (길 밖으로 잠시 나와 서성이는) 낮아진 천장과 눅눅해진 지하 같은 파란색 대문의 집 시들해진 늦가을 포도송이 같은 여인의 샅 삐죽이 열려져있는 작은 문으로 미련처럼 다리를 질질 끌며 다시 들어가는 , 길
파헤쳐 듬성듬성 웅덩이에 고인 물 시큼한 냄새나는, 혹은 품고 있는 건들지 않으면 아프지 않다고 모르는 척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닌다
간혹 꽃이 피고, 새가 날고, 바람이 분다 늦게 깬 매미가 맞은 겨울의 첫서리 이 돌이킬 수 없는 기억 움찔 놀라는 사내, 최대한 크게 발걸음을 하고 그 길을 빠져나온다 늙은 나무 등걸 같은 젖무덤을 서둘러 감추는 여인을 등지고 지상으로 연결된 계단으로 오르다가 꽃잎이 다 떨어져 버린 텅 빈 정원처럼 어둡고 눅눅한 여인의 눈빛을 향해 사내는 카메라 렌즈의 뚜껑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