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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 : 이은환 시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1571714 811.15 -10-66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1571715 811.15 -10-668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이은환 시인의 첫 시집으로서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을 수혜한 작품이다. 문학평론가 정준영은 해설에서 “이은환의 시들은 의미를 상당부분 포기하면서 오히려 전체적으로는 깨끗하게 정돈된 상태를 유지한다. 보통 일정한 의미를 포기한다는 것은 정돈되지 않은 흐트러진 상태를 가져오기 쉬운데, 이은환의 시들은 의도적으로 의미의 일관성을 잃는 전환점들을 매우 능숙하게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질적인 의미들의 접합점들이 매끄러워 보이는 것이다. 그것은 의미적 호흡이 잦으면서도 의미변환을 두드러지게 하지 않는 이은환의 스타일이다. 흡사 아픈 사람의 환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쓰다듬듯이 이은환은 시의 숨결을 가만히 바꾸는 능숙한 호흡법을 가지고 있다.” 라고 평하고 있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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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 뮤지컬


레코드는 멈춘 기억이 없다
곰곰 제 반경을 재는 때가 있었을 것이다

노래는 오다가 넘어져 어딘가에서 잠시 쉬고 있다
넘어졌다면, 어떤 음에서는 조금 더 머물게 될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이 뭐니, 귀를 가져다 대는데
내 바늘을 꺼내 줘
잠시 소음 안에 갇혔단다

어떤 음 근처를 돌고 있는지 가까이 보면 자세한 악보가 보일 텐데
얼핏 같은 곳을 돌고 있는 것 같겠지만 그럴 때
선이 불분명해도 괜찮다고 해 줘
어디서 금을 밟고 있는지 모르는 것도 조금은
괜찮아 부디 가끔 한 번씩 꺼내 햇빛에 비춰 보기를
그때 찡그리지 말고, 미소는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잊지 말기를

낮은 톤으로 내게 와서 속삭여 줘, 속삭임처럼 큰 웅변을 본 일이 없단다
새가 모든 틈을 지나서 날아가는 그 잠깐의 소리들을
당신과 나의 오해라고 부르자, 눈치 챘겠지만
나는 지금 속삭이는 거야
스,타,카,토
음표들 가벼이 공중으로 들리우는 소리
내 귀는 이제 대략은 노래로 들려와
분명한 순간이 아니면 바람조차도 충분치 않다고 여기게 되는

모든 노래들이 빗나가거나 허공으로 가진 않는다는 건
다행이야, 허공으로 가는 것 중엔 향기와 닮은 게 제법 있어서
잡아 둘 수 있다고 믿는 건 그래서 쓸쓸한 일이 될 것이나
당신이 허공이 되는 순간에는 허공에게 갈 수 있을 거야
그럼 거기서 만나

내가 다다를 시간이 되면 말 해 줄게
언젠가 나는 당신 귀에 가까이 속삭일 테니
그때도 알아 볼 수 없다면 우린 어긋난 거지만
그러나 어긋나서 따로 소리치는 것들을 우리는 화음이라고 부른단다

그러니 슬퍼하진 마, 노래는
알고 있겠지만
종종 슬픔까지를 말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