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가장 근본적인 감정 중의 하나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일 것이다. 특히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그 어떤 감정보다 강하고 끈끈하다. 그러나 이와의 반대 입장인 자식의 부모에 대한 사랑은 어떨까? 그 강함과 끈끈함이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자식이 철이 들어 부모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 부모는 이미 더 이상 봉양을 받지 못하는 처지에 있기 쉽상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강조하기보다는 부모에 대한 자식의 사랑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한다. 부모에 대한 자식의 사랑이 바로 ‘효(孝)’이다. 그리고 이 ‘효’를 바탕으로 사회적 질서를 구상한 경전이 『효경』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나온 『효경』 번역본만 해도 수십 종에 이른다. 그러나 이번에 번역된 『효경주소(孝經注疏)』는 기존의 어떤 『효경』 번역본보다 그 원전을 연구함에 있어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효경주소』는 송나라 때 편집된 십삼경주소(十三經注疏) 중의 하나로, 당나라 현종(玄宗)의 주석과 송나라 형병(邢昺)의 소(疏)로 구성되어 있다. 『효경』이란 책은 당나라 현종이 주석을 달기 이전에 이미 『고문효경』과 『금문효경』의 진위여부와 관련하여 오랜 논쟁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다가 당나라 현종에 이르러 그 논쟁을 종결짓고, 『효경』이란 텍스트를 재정비하여 주석까지 달아 세상에 반포함으로써 공식적으로 공인된 텍스트가 되었는데, 바로 이 『효경주소』가 당나라 현종이 정리하고 주석한 책을 저본으로 삼고 있다. 또한 형병이 단 소(疏)에서는 정현 및 공안국 등 여러 주석들을 참고하고 있고, 여러 다양한 서적들에서 자료를 폭넓게 인용하여 상세히 풀이하고 있어 『효경』의 경문에 대한 이해뿐만이 아니라 그 외의 지식까지 습득할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책의 맨 앞부분에는 『효경정의』에 대한 『사고전서총목제요』를 실어놓고 있어 『효경』을 둘러싼 판본상의 문제 및 논쟁점들을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이 『효경주소』 번역본은 『효경』을 주제로 전문적 연구를 진행하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필독해야할 책이며, 일반 대중들에게도 적지 않은 지식의 폭을 넓혀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