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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동양의 창을 열다 : 영국 화가가 그린 아시아, 1920∼1940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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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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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여류 화가가 21세기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
엘리자베스 키스의 다이내믹한 동양 여행기를 그림으로 만나다

1. 기획 의도

그림으로 만나는 100년 전의 동양 여행기

《키스, 동양의 창을 열다》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Elizabeth Keith, 1887~1956)가 동양의 여러 나라들을 여행하며 언니에게 보낸 편지와 당시 그린 그림들을 함께 묶어낸 책이다. 20세기 초 서양인들이 남긴 동양 방문기는 국내에도 이미 몇 차례 출간되었지만, 메마르고 딱딱한 서술 때문에 독자들이 읽기에 다소 부담이 존재했다. 또한 사진 기술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대라 이미지 자료도 흑백사진 몇 컷이 전부였다. 이 책은 그러한 아쉬움들을 메우고자 동양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써내려간 키스의 편지글과 함께 컬러 그림들을 실어, 보다 생생하고 역동적인 모습의 20세기 초 동양을 만날 수 있게 했다. 원서 《Eastern Windows》가 1928년 미국에 출간됐을 당시 서양인들에게 ‘동양’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소개해주는 ‘창(窓)’이었다면, 21세기의 우리에게는 자신의 모습이면서도 낯선 20세기 초의 동양을 만날 수 있는 ‘창’이 되어줄 것이다.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미술 평론가 맬컴 샐러맨(Malcolm Salaman)은 키스가 동양에 살면서도 동양 문화는 거들떠보지 않은 채 그저 생계만 해결한 다른 서양인과 달랐다고 했다. 그는 키스가 동양 문화에 대해 ‘애정 어린 관심’을 품고 있었고, 동양 사람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고 평했다. 또한 키스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온 리처드 마일스(Richard Miles)는, 그녀의 작품에는 ‘상업적 향수’가 아니라 변하는 세월에 씻겨 사라져가는 찬란한 옛 문물에 대한 진심 어린 동경이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시골 결혼 잔치>(33쪽), <금강산, 전설적 환상>(60쪽), <중국 배우>(9쪽), <라나노 호숫가의 모로 시장>(140쪽), <‘하고로모’에 출연한 시기야마>(207쪽) 등 그녀의 그림들을 보면 동양의 전통적 모습들이 마치 사진을 찍은 것처럼 굉장히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미술 평론가 켄들 브라운(Kendall Brown)의 말처럼 키스의 그림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책 속에 담긴 그림들을 통해 키스가 소중하게 여겼던 20세기 초 동양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길 바란다.

엘리자베스 키스의 모든 것을 담다!
《키스, 동양의 창을 열다》의 옮긴이 송영달은 오랫동안 미국에 거주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러던 중 한국의 옛 모습을 그린 엘리자베스 키스의 뛰어난 작품들에 매혹되어 그녀의 그림을 모으며 자취를 뒤쫓기 시작했다. 그 성과물들을 갈무리하여 2006년에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라는 번역서를 내기도 했다. 전작이 한국만을 다룬 책이었다면, 이 책은 한국과 더불어 중국, 필리핀, 일본 등지를 여행하며 그린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 한결 이채롭다. 그림을 그리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이나 여러 나라들의 여행기까지 담겨 있어 더욱 흥미롭다. 원서에는 12컷의 그림만 있었지만, 이 책에는 옮긴이가 소장한 작품들까지 추가하여 100여 컷의 그림들이 수록되었다. 또한, 여행기의 끝에 옮긴이가 평생에 걸쳐 연구한 키스에 대한 지식들을 바탕으로 쓴 <엘리자베스 키스의 삶과 그림>이라는 글을 덧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특히 이 책의 말미에 실은 <엘리자베스 키스 작품 목록>은 연도와 나라별로 그림을 구분하고 본문에 들어가지 못한 그림까지 함께 넣어 키스의 작품 세계를 한 눈에 조망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이 책만의 볼거리이다.

2. 주요 내용

∞ 한국
키스의 한국행은 일본에서 영국으로 귀국하기 전 잠깐 다녀오려 했던 여행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역동성에 매혹된 그녀는 아예 한국에 눌러 앉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 조력자들을 많이 만나 다양한 모델들을 그릴 수 있었던 여건도 한몫했다. 전통 혼례를 보고 그린 <신부 행차>, <시골 결혼 잔치>, <결혼식에 온 손님>, <한국 신부>와, 원산에서 만난 노학자를 모델로 해서 그린 <선비>, <원산 학자와 그 제자들>, <왕릉 앞에 선 시골 선비> 같은 작품들이 인상적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금강산 여행기를 읽다 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데, 비에 젖어 이를 덜덜거리며 이 힘든 등산을 왜 해야 하나 투덜거리다가도 절의 온돌방에 누워 한국인의 지혜에 감탄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서양인으로서는 최초로 한국에서 두 차례 전시회를 열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그녀의 애정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 중국
중국에서는 북경, 상해, 소주, 광동 등지를 유람하며 그림을 그렸다. 북경에 머물면서는 자금성과 라마 사원 등을 그렸는데, 특히 <제례복을 입은 라마 승려>는 매우 세밀하게 라마 승려의 전통 복장을 묘사하고 있다. 중국에서 그린 그림 중에는 <강소성의 거리>, <창문?門에서 쇼핑>, <밀랍가게, 소주> 같이 시장가를 담은 작품들이 눈에 띈다. 시장가라는 배경 속에서 오고가는 역동적인 사람들이 인상적이다. 특히 한자를 전혀 모르는 그녀가 글자 그대로 ‘그린’ 한자 간판들을 보면 그녀의 세밀화 실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 필리핀
필리핀 여행은 내전으로 중국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급작스럽게 잡힌 계획이었다. 키스는 바기오, 모로랜드, 홀로, 삼보앙가 등지를 오가며 필리핀 원시 부족들을 화폭에 담았다. 단발머리에 키가 크고 팔과 다리에 팔찌를 감고 다니는 이푸가오 족, 뒤통수에 밀짚을 곱게 엮은 컵받침 모양의 모자를 쓰고 다니는 본톡 족, 직접 짠 천으로 격자무늬 셔츠를 만들어 입는 벵게트 족 등 그녀의 그림 속에 등장한 원주민들의 모습은 매우 이국적이다. 열 명의 부인을 둔 ‘마마’의 이야기와 모로 왕족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일 등의 여행기도 읽을 만하다. 야시장의 색채에 매혹되어 눈물을 흘리기도 했을 정도로 필리핀을 그린 그림들은 강렬한 색채가 특징인데, 표지에도 사용된 <라나노 호숫가의 모로 시장>이 대표적이다.

∞ 일본
일본 여행은 북해도와 일본 본토 여행으로 나눠진다. 북해도에서는 아이누 족의 마을에 머물렀는데, 일본인들에 의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의욕을 잃은 모습에 안타까워하며 그들의 전통적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남기려 했다. 일본 본토에서는 도쿄, 교토, 가마쿠라 등지에서 그림을 그렸다. 일본의 어린이들, 승려, 축제(기온제), 노(能) 배우 등이 키스의 모델이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지진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관동대지진 이후 크고 작은 여진들이 이어졌는데, 지진 때문에 정전이 되고 흔들리는 집 안에서도 침착하게 식사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 지진 직후 행색이 엉망이 된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비단으로 몸과 얼굴을 닦게 해줌으로써 자존감을 회복하게 해준 청년의 감동적인 이야기 등이 편지 속에 담겨 있다. <‘하고로모’에 출연한 시기야마>, <‘오키나’에 나오는 곤고 노학교>, <초록색 의상의 시기야마>에서는 일본 전통 가무극의 노 배우를 담은 화려한 그림을 만나볼 수 있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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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3-34] <시골 결혼 잔치>
마당에는 커다란 솥에서 걸쭉한 국물이 끓고 있었는데, 솥 옆 통에 담긴 한국식 마카로니(국수)를 이 국물에 넣어 내놓는답니다. 마카로니 통은 파리를 막느라 신문지로 덮여 있었고요. 줄줄이 놓인 한국식 식탁 위에는 고기와 한과와 파리 떼가 소복했어요. 도와주러 온 사람도 여럿이었는데, 이 사람들과 신부 어머니가 풍성한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바쁘게 움직일 때면 파리 떼도 덩달아 들썩였죠.
[P. 49] <왕릉 앞에 선 시골 선비>
한국 사람들은 예절이 아주 바르답니다. 눈이 내린 어느 날엔가는 제가 평소보다 오래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노선비가 극구 먹을거리를 대접하겠다고 했어요. 자기네가 먹는 대로 주는 건 예의가 아니니 외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대접해야겠다 생각했는지, 삶은 달걀 네 개를 놋그릇에 담아 내오더군요. 얼음같이 찬 달걀을 놋숟가락으로 먹느라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몰라요!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리러 간 날 아침, 노선비는 손자들을 가리키며 “왜 저 여자는 늘 나만 그리려 하는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통역더러 “선비님이 워낙 잘생겨서 그렇다고 전해주세요”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는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웃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