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뜸법이 먼저인지 혹은 침법이 먼저인지를 막론하고, 만약 고대인의 화구석위(火灸石? : 불뜸, 돌다리미), 자옹배농(刺癰排膿), 자락방혈(刺絡放血) 같은 인류의 보편적 경험을 침구의 기원으로 본다면 침구의 역사는 매우 오래 되었을 것이다. 또한 침구의 역사가 중국이라는 특정한 지역에 한정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수혈?穴이라는 침구학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지표로 삼아 ‘침구의 기원(엄격하게 말하자면 마땅히 침구학의 기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이라는 문제를 탐구하고자 한다.
-수혈에서 시작 중에서
과거 침법의 기원을 언급할 때는 일반적으로 폄법(?法)을 침법의 전신으로 인식했다. 금속재 침의 출현으로 인해 석질의 폄침은 자연적으로 침구용 침으로 변했다. 사실 폄침과 미침(微鍼)은 기원이 각기 다르고 특징도 다른 요법이다. 폄침은 동방에서 발원했고, 미침은 남방에서 발원했다. 폄침은 주로 배농(排膿)ㆍ방혈(放血)ㆍ방수(放水)등 외과 병증에 사용했으며, 경락과 수혈 이론의 지지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외과요법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후세의 외과기구도(外科器具圖)에 보이는 외과기구들이 폄침에서 변화한 흔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시기의 침구 문헌에서 폄석과 미침의 요법에 대해 묘사한 것을 보면 둘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구침(九鍼)과 오병(五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