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1920년대 방정환은 동화의 개념을 ‘아동을 위하여의 설화(說話)’라고 봤다. 곧, 그의 동화 개척은 우리나라 옛날이야기-설화문학에 기초 무대를 둔 공사였다. 국권 침탈 시기에 방정환은 민족과 민족성의 보옥인 '고래동화'를 발굴해, 이것을 기초로 아동을 위한 동화로 재탄생시켜 우리나라 초기 동화 장르의 개척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동화에 대한 그의 개념적 정의는 매우 범박하면서도 핵심을 지니고 있다. 특히 그가 문학의 대상으로서 ‘아동을 위하여’의 위치를 분명하게 설정한 것은 아동문학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주었다. 방정환의 문학이 주는 감동과 재미는 웃음과 눈물의 서사 전략이 함께 동원되는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문학에 대해서는 ‘같이 울어 주는 문학’이라는 평가도 있었고, ‘눈물주의’ ‘영웅주의’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눈물이 있어야 웃을 줄도 안다’는 감성 해방적 문학관을 피력했던 방정환은 ‘눈물’의 최종적인 선물이 곧 어린이에게 ‘웃음’이 된다고 하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방정환의 소년소설은 관념상의 가공이 아닌 당대 민중의 아픈 현실을 주로 제재로 했다. '만년샤쓰'에는 창남이의 마을이 불에 타서 마을의 집 10여 채가 타는 사건이 나오는데, 실제로 이 당시의 신문 지면에는 온 마을이 화재로 불타서 마을 사람들이 길에 나 앉게 된 사연들이 자주 소개되었다. '동생을 차즈려'와 같은 작품의 경우에도, 역시 당시의 사회적 문제였던 아동 인신매매를 중요 소재로 다루었음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이 발표된 1927년 전후에는 카프 아동문학이 점차 세력을 확장해 가던 시기였다. 가난의 문제가 계급적 인식에서 다루어지고 목적의식적 작품들이 산출되고 있었다. 그러나 방정환은 어른들의 이념 세계인 계급의 갈등과 대립의 관점을 섣불리 어린이의 문학에 주형하지 않았다. 그의 대부분 소년소설에서는 빈궁한 생활의 조건이 공통적 요소로 나타난다. 방정환은 피폐한 민중의 삶 속에서도 인간과 인간을 끈끈하게 결합시키는 휴머니티, 현실의 절망을 딛고 꿋꿋하고 씩씩하게 자라 나가는 기개 있는 아동상을 보여 주고자 했다. 아동의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세대 간의 유대와 따뜻한 인간애라는 것을 그는 작품으로 말해 주고 있다.
책속에서
옛적 아조 어수룩한 옛적에 싀골 량반 한 분이 서울 구경을 왓다가 불만 켜 대이면 왼 방 안이 환?하게 밝어지는 초[蠟燭]를 처음 보고 엇지 신긔한지 그것을 만히 사 가지고 나려가서 자긔 동리의 집집마다 차저가서 서울 구경 이약이를 자랑삼아 하고 서울 갓든 표적으로 그 신긔한 초를 세 개씩 주엇슴니다. 동리 사람들은 그 처음 보는 물건을 밧기는 밧엇스나 무엇 하는 것인지 엇더케 쓰는 것인지 알지를 못하야 퍽 갑갑하엿슴니다. 그러나 사다가 준 사람에게 새삼스럽게 물어보기는 붓그러우닛? 물어보지도 못하고 저의들?리만 이 집 저 집 차저다니면서 서로 물어보앗스나 한 사람도 그 하?엿코 가늘고 갤?한 것이 무엇 하는 것인지 도모지 알지 못하엿슴니다. 그래 하다? 하다 못하야 젊은 상투장이 다섯 사람이 그것을 손에 들고 그 동리에서 아는 것 만키로 유명한 글방[書堂] 선생님?로 물으러 갓슴니다. “선생님! 이번에 뒤ㅅ말 사는 송 서방이 서울서 이런 것을 사 가지고 와서 서울 갓던 표적이라고 집집에 세 개씩 주엇난대 선생님 댁에도 이런 것을 가저왓습더잇가?” “응 가저오고말고. 우리 집에는 아홉 개나 가저왓데.” “녜? 선생님?는 특별히 만히 가저왓슴니다그려… 그런대 저의는 이것이 일홈이 무엇인지 무엇에 쓰는 것인지 알 수가 잇서야지요. 그래서 무엇에 쓰는 것인지 엿주어 보라 왓슴니다.” “그?짓 것도 몰르는 사람이 잇단 말인가. 죽게, 죽어 버리게, 죽는 게 올흐이….” “녜? 죽드래도 싀원히 알기나 하고 죽겟스니 졔발 점 아르켜 주십시요.” “아모리 무식한 사람이기로 그것도 모른단 말인가. 그것이 국 ?여 먹는 것이라네. 서울 사람들은 그걸로 국을 ?여 먹어요.” “허허? 그걸로 국을 ?여요? 맛이 잇슬가요?” “맛이 잇고말고… 맛이 업스면 서울 사람들이 먹을 리가 잇는가… 맛잇고 살?고 아조 훌융한 것이라네….” “대톄 이것이 무엇인대 그럿케 맛 좃코 몸에 리롭슴닛가?” “백에[白魚]라고 물속에 잇는 생선을 잡어서 말린 것이야.” “이상한 생선도 만슴니다. 눈?도 업고 이 압헤 요 ?죽한 것(심지)은 무엄닛가?” “눈?이 원래 업는 생선이야…. 그래서 더욱 귀(貴)하다 하는 것이라네. ?죽한 것은 그게 주둥이 아니고 무언가.” “이 밋헤 잇는 이 구녁은 무엄닛가?” “그것은 ?구녁이지 무어야.” - '양초 귀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