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_11 1부 대장간 1월: 불길한 전조 _15 1월: 간주 _41 1월: 첫 번째 _54 2월: 두 번째 _72 3월: 첫 번째 _92 3월: 간주 _112 3월: 두 번째 _142 4월: 첫 번째 _152 4월: 간주 _171 4월: 두 번째 _192 5월 _212 6월: 첫 번째 _246 6월: 간주 _266 6월: 두 번째 _277 6월 : 세 번째 _295 6월 : 네 번째 _321
휴고, 네뷸러, 디트머, 로커스 상을 휩쓴 SF의 대가 래리 니븐! 새파란상상이 엄선한 래리 니븐 컬렉션 일곱 번째!
지구 최후의 날! 악마의 해머에 파괴된 문명! 저주받은 지구에서 생존은 가능할 것인가!
이 책은
파란미디어 중간 문학 브랜드 ‘새파란상상’의 스물네 번째 이야기 『루시퍼의 해머』가 출간되었다. 래리 니븐과 제리 퍼넬이 함께 작업한 『루시퍼의 해머』는 1978년도 휴고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소설이다. 혜성 충돌을 모티브로 하는 종말 소설 중 고전 반열에 올라, 출간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마존닷컴에 한 달에 열 편 이상의 새로운 서평이 등록될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압도적인 대재앙에 휩쓸린 인류, 문명 이전의 사회로 퇴보해 버린 세계 먼 우주로부터 거대 혜성이 날아온다. 지구의 위기 앞에 인류는 분열하고 스스로를 진창으로 밀어 넣기 시작한다. 마침내 혜성이 충돌하고, 리히터 스케일을 훌쩍 뛰어넘는 강력한 지진과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일이 뒤따른다. 세계 곳곳에서 도시들은 바다가 되고, 바다는 증기로 화한다. 새로운 빙하기의 시작이자 문명의 종말이요, 미증유의 위험과 도전이 기다리는 새로운 생존 경쟁의 여명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생존하겠는가?
필연적으로 재앙을 수반하는 종말 소설들은 대부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발단부터 전개, 위기에 이르기까지 서서히 호흡을 몰아가다가 폭발적인 대재앙에서 절정을 찍고 단숨에 결말에 이르는 구조다. 물론 이야기의 초점은 언제나 재앙의 시점에 맞춰져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루시퍼의 해머』는 특기할 만한 작품이다. 우선, 이야기의 전반부 삼분의 일은 세상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개인들의 삶을 카메라가 포착한 스냅숏처럼 보여 준다. 백만장자, 저널리스트, 정치가, 경찰관, 갱스터, 강간범, 우편배달부, 목장주, 사업가, 공장 노동자 등등 나이와 성별, 인종은 물론이고 다양한 지정학적 배경을 지닌 이들에게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혜성 충돌이라는 압도적인 위기에 대한 정신적 반응이다. 임박한 재앙을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면서도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에 한 줄기 희망을 찾아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그리고 혜성이 충돌했을 때, 이번에는 세상 곳곳에서 다양한 국면으로 벌어지는 재앙이 다큐멘터리처럼 기록된다. 시각을 마비시키는 엄청난 광채와 함께 대지가 몸서리를 치며 울부짖고, 수천 년 잠들어 있던 화산이 폭발한다. 바다의 굉음이 모든 소리를 집어삼키고 죽음 같은 적막 끝에 폭풍우가 강타한다. 그렇게 천재지변이 지나간 자리에서 창궐하는 인간의 재난. 모든 가치와 의미가 전복되고 사회라고 할 만한 것이 흔적이나 겨우 남은 곳에서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안전한 쉴 곳,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새로운 적자생존의 전장이 펼쳐진다. 이야기의 전반부에 등장했던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드디어 저마다 뚜렷한 색조로 각인되는 대목이 바로 이 중반부 삼분의 일이다.
# 대재앙의 잔해 속에서 용기와 지혜로 재결집한 사람들의 이야기 모든 것이 끝나고 세상은 변해 있었다. 재앙은 끝났으나 삶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소설의 후반부 삼분의 일에는 끝나지 않은 세상, 끝날 수 없는 세상에서 끈질기게 살아나는 인간의 초상이 그려진다. 한 줌밖에 남지 않은 문명의 영역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낱낱이 존재하던 이질적인 개인들이 희생자인 동시에 생존자로서 한데 모이면서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지고 새 이야기가 시작된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의미가 되는 것이다.
종말 소설이 끊임없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인간이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언제든 끝날 수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실감하지는 못하는 종말이 압도적이고 폭력적으로 강제되는 상황. 특히나 자연과 환경에 대한 정복자로서 인간이 정도를 넘어선 오늘날, 그 오만함을 무심하게 깔아뭉개 버리는 대재앙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피부가 따끔거리지 않을 수 없다. 니븐과 퍼넬은 흥분과 불안, 두려움과 공포, 절망과 비참함, 절박함과 희망을 생생하게 묘사한 이야기로써 독자로 하여금 마치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것처럼 결코 눈을 돌릴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책속에서
[P.29] 팀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는 주머니에서 전보 한 장을 꺼내 흔들어 보였다. “맞소! 내 관측 결과가 오늘 오후에 확정되었소. 햄너-브라운 혜성 말이오.” “너무 건너뛰었소.” “그녀에게 아무 이야기도 못 들었소? 좋아요! 나는 팀 햄너입니다. 천문학자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장비는 전문가 수준으로 갖췄지요. 그리고 전문가처럼 작업합니다. 말하자면 아마추어 천문학자요. 일주일 전에 나는 해왕성 근처에서 원래 없었던 희미한 빛을 발견했소. 그 빛은 날마다 조금씩 이동하더군요. 새로운 혜성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관측하다가 키트 피크 국립 천문대에 보고했고, 오늘 최종 승인을 받은 거요. 국제 천문학회에서 혜성에 내 이름을 붙여줬소. 브라운이라는 이름과 함께.”
[P. 170] 하비는 사무실과 비슷하게 꾸며둔, 선반에 장식용 책이 놓여 있고 마루에는 낡은 카펫이 깔려 있는 스튜디오에서 자신이 등장할 부분을 촬영했다. 자신의 방영분은 이렇게 해야 한다. “죄송합니다.” 이 대사는 하비가 끼어드는 상황에서 이용될 것이다. 그는 샤프의 인터뷰 도중에 여러 번 끼어들었다. “기억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햄너-브라운의 핵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문자 그대로 천문학적입니다. 그 정도 거리에서는 설사 악마가 직접 겨냥을 한다고 해도 지구처럼 조그만 물체를 명중시키기 어려울 것입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충돌한다면, 여러 개의 거대한 덩어리가 연쇄적으로 충돌하는 양상일 것입니다. 일부는 바다에 충돌하고, 다른 일부는 육지에 충돌하겠죠. 육지 쪽의 충돌은 피해가 국소적일 것입니다. 아무튼 햄너-브라운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그것은 마치 악마가 거대한 해머로 여러 차례 후려치는 것과 마찬가지의 충격일 것입니다.”
[P. 303-304]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세계 종말을 믿고 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다른 수백만의 사람들은 종말을 원하고 있었다. 그들의 태도가 그렇다. 현재 자신의 직업을 증오하면서 ‘단순한’ 삶에 대한 향수를 보이는 사람들. 자발적으로 농부가 되거나 시골의 삶을 택하지는 못하지만 만약 모두가 그래야 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사람들. 앞뒤가 맞는 태도는 아니지만 하비 랜들로서는 그다지 신경에 거슬리지 않았다.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엮을까? ‘지구 종말의 다음 날’. 책 제목으로 아주 훌륭하다. 물론 수천 명의 소설가들이 경쟁적으로 책을 낼 것이다. ‘작은 겁쟁이들’, ‘지구가 멸망하지 않은 날’, ‘바위여, 나를 숨겨다오’. 그런 유의 책들을 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