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표제: TVピープル 내용: 가노 크레타 -- 좀비 --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고도자본주의 전사 -- 비행기-혹은 그는 어떻게 시를 읽듯 혼잣말을 했는가 -- 잠 -- TV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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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노 크레타 2. 좀비 3.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 -고도 자본주의 전사 4. 비행기 -혹은 그는 어떻게 시를 읽듯 혼잣말을 했는가 5. 잠 6. TV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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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하루키 내면의 흐름을 환상적으로 보여주는 최고의 단편집 허무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 평해지는 사람. 부서질 것만 같은 유리 같은 문체로 잃어버린 것들과 뒤에 남은 사람들의 비애를 그려낸, 그러나 그 속에서 자그맣게 빛나고 있는 가능성(혹자는 희망이라 부를지도 모른다)을 결코 놓치지 않는 사람, 무라카미 하루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에서의 하루키는 다른 작품에서의 모습과는 좀 다르다. 그는 여기에서 허무와 상실 이후의 다른 것을 보여주려 한다. 그의 오싹할 정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때로는 서글프게, 때로는 신랄하게, 때로는 음침하게. 그리고 그 특유의 감칠맛 나는 아름다운 문체 속에는 그가 바라보고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본질적인 공포가 짙게 깔려 있다. 1988년 『댄스 댄스 댄스』를 발표한 이래 몇 년이나 지속된 소설의 동면기에서, 1990년에 엮어진 단편집 『TV 피플』은 1992년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과 1994~1995년의 『태엽 감는 새』를 잇는 가교적인 소중한 작품집이다. 이 단편집에는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과 『태엽 감는 새』를 위한 실험의 씨앗이 거의 노이로제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철저하게 뿌려져 있다. 표제작 「TV 피플」을 비롯한 6편의 단편은 모두, 일상에서 실재하기 어려운 모험적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설정된 상황은 소름이 끼칠 만큼 리얼리티를 띠고 우리를 하루키의 판타지로 안내하고 있다.
비현실적인 판타지가 불러오는 인간의 본질적인 두려움에 대하여 표제작인 「TV 피플」의 경우, 주위 사람들과 단절되어 결국 아내에게마저 버림받고 7할로 축소된 채 언어를 상실해버리는 ‘나’라는 인물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의 가치 상실과 존재감 축소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비행기」의 경우 시를 읽듯 혼잣말을 하는 사내와 모든 것이 갖춰졌음에도 불구하고 불륜을 통해 자신의 고독을 달래는 유부녀를 통해 치유될 수 없는 현대인의 빈자리를 그려낸다. 그 외의 단편들 역시,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현대인들의 암담함과 두려움을 상징적이고 우화적인 에피소드로 표현해 낸다. 「가노 크레타」를 비롯하여 이 책 속에는 훗날 쓰일 『태엽 감는 새』의 바탕이 되는 에피소드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불쑥 일상 속에 꿈처럼 예기치 않은 비일상이 파고들 때 판타지가 시작된다. 비일상은 조금씩 파먹어 들어가고, 당황한 주인공들과 그의 주변은 애매모호한 구분 속에서 조금씩 뒤틀려간다. 비일상의 침입으로 해체된 일상의 이면에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그것을 파헤치는 작업은 하나의 실험이다. 이 책 『TV 피플』은 그런 실험의 장이다. 하루키가 다른 작품들을 통해 마치 손끝에서 맴도는 반딧불 같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상실의 달콤한 고통을 노래했다면, 『TV 피플』에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하고 본질적인 두려움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그는 강렬한 리얼리티를 띤 우화적 에피소드들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암담함과 두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애매모호한 구분 속에서 조금씩 뒤틀려가는 판타지가 그 특유의 감칠맛 나는 아름다운 문체로, 그가 바라보고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본질적인 공포감으로 가지를 뻗어 독자들을 또 다른 세계의 문턱으로 인도할 것이다.
책속에서
“도저히 비행기로는 보이지 않는데.” 라고 나는 말했다. 내 목소리가 내 목소리 같지 않다. 아주 이상한 목소리다. 두툼한 필터가 양분을 죄 빨아먹은 것 같은 목소리다. 갑자기 몹시 늙어버린 듯한 기분이 든다. “아직 색을 칠하지 않아서 그렇게 보이는 것 아닐까.” 라고 TV피플이 말했다. “내일은 색을 칠할 거야. 그러면 비행기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게 될 테지.” “문제는 색이 아니야. 형태라고. 그건 비행기가 아니야.” “비행기가 아니라면, 그럼 뭐지?” 라고 TV피플이 내게 물었다. 나는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저건 도대체 무엇일까? “그러니까 색 탓이라니까.” 라고 TV피플이 자상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색을 칠하면 틀림없는 비행기가 된단 말이야.” ― 「TV 피플」 중에서
그렇다. 나는 말 그대로 자면서 살고 있었다. 내 몸은 익사체처럼 감각을 상실했다. 모든 것이 둔하고, 탁했다.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불확실한 환각처럼 느껴졌다. 세찬 바람이 불면 내 몸은 저 세계의 끝으로 휘날려 갈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세계의 끝에 있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땅으로. 그리하여 내 몸과 의식은 영원히 분리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언가에 꼭 매달려 있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사방을 둘러보아도, 매달릴 만한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 「잠」 중에서
무언가 확실하게 구체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너무도 변화가 없었다. 그녀의 말투며, 그녀의 옷차림, 화제를 고르는 그녀의 취향, 그에 대한 의견 —
그런 것들은 옛날과 거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두 사람의 세계에 이전처럼 녹아들지 않고 있다고 느꼈다. 무언가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마치 진폭을 조금씩 잃어가면서 계속되는 반복 행위처럼 여겨졌다.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방향을 잡을 수가 없었다. 아마도 내 쪽이 바뀌었는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