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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행복

내게 와줘서 고마워
바보 똥개 뽀삐
거지 강아지
쿠키의 생애 첫 질주
호순이의 예방접종
할아버지와 각목
착해져라 개똥이!
청운이의 예쁜 눈
바둑이의 잠꼬대
검둥이의 손
소롱아 쫄지 말고, GO!
대나무 안마기를 버리며
여든 마리의 시추들
유끼는 잘 살고 있을까?
무소건 순종이에요
매일 여덟 시간씩 그리워한다는 것
날아라, 병아리
12월의 어떤 하루

매일매일 사랑하며
못나도 울 엄마
이쁜이의 병원비
마루야, 어야 가자
백구의 세 다리
순정파 진돗개 화랑이
사랑하면 닮는다
엄마를 이해하면 모두를 이해할 수 있다
죽어주면 고맙지요
황구 학대 사건 그 후
청돌아, 잘 지내니?
찌질한 인간
착한 요미, 바보 같은 요미
자랑스러운 6공주
복남 씨가 내원했다!
고양이의 수난
고양이가 쉬워 보여?
마음껏 긁으렴, 예쁜이들
대박이의 죽음
키우지 말란 말이다
똥 먹던 미미
오만 원짜리 발바리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동물을 싫어하는 이웃과 사는 법
고양이의 보은
흰둥이 이야기
정말 사랑받고 싶었는데

우리 참 좋았지?
하이디를 만나다
복제된 똘이가 똘이일까?
의리 있는 이별
하늘로 간 내 동생 야토에게
찡보가 갔다
사랑해줘서 고마워
포기도 집착도 말자
'어르신'에 대한 예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기 위해
똘이의 유골함

에필로그. 수의사와 원장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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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똥개 뽀삐 : 'TV 동물농장' 수의사 박정윤의 첫 번째 에세이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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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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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 동물농장」 자문 수의사 박정윤의 첫 번째 에세이
차가운 바닥에 피투성이로 누워 있던 황구 한 마리를 구하기 위해 허겁지겁 뛰어온 수의사 박정윤. 당시 그녀의 눈물과 떨리던 손은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바보 똥개 뽀삐』는 박정윤이 수의사로서 만났던 동물과 사람, 그리고 그들과 함께 사는 이야기를 담은 첫 번째 에세이다. 그녀가 우리에게 덤덤하게 건네는 이야기는 언제나 따뜻하다. 함께하는 아이들과 지금까지 만났던, 그리고 앞으로 만날 동물들을 생각하며 그녀는 ‘수의사이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해야 한다는 그녀는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이어주는 노둣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함께 울고 웃으며 가슴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골목을 헤매던 그 많던 똥개는 다 어디로 갔을까?
예전에는 골목을 배회하는 개와 참 많이 마주쳤다. 위풍당당하게 골목을 누비며 쓰레기봉투를 파헤치면서 왕왕 짖어대는 개가 있는가 하면, 꼬리를 다리 사이로 감추고 사람들의 눈치만 보며 숨어 다니기 바쁜 개도 있었다. 요즘은 그런 풍경이 거의 사라졌다. 모두 어디로 가버린 걸까? 아니, 어디로 보내진 걸까?
동물과 가족처럼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에게 어느새 익숙한 듯 낯선, ‘반려동물’이라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했고, 변화하는 삶의 방식에 따라 요구되는 새로운 ‘가족’의 영역이기도 했다. 그렇게 동물들은 텔레비전 속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또 안타까운 뉴스로 나오기도 한다. 여전히 동물과 사람의 공존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 있지만, 한 가지 참 아이러니한 것은 가끔 우리는 인간적인 삶을, 감정을, 생각을, 배려를 오히려 동물과 함께함으로써 다시금 상기하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너도 나도 우리 참 좋았잖니?"
보잘것없는 똥개를 향한 투박하고 서툰 할아버지의 손길이 슬프고 아프다
어느 날 동물병원으로 똥개를 안고 찾아온 노부부. "이름이요? 뽀삐. 빠삐라고도 부르고……. 그냥 ‘똥개’라서. 허허.” 스티로폼 상자가 집이고 신문지가 이불인 ‘뽀삐’는 매일같이 심장이 좋지 않은 할아버지를 따라 산을 올랐다. 아픈 내색 한 번 없던 아이가 어느 날 심한 고통을 느끼는 것을 눈치챈 노부부는 뽀삐를 병원에 데려왔고, 뽀삐의 폐에는 피가 가득 차 있었다. 마지막을 직감한 할아버지는 마음에 차오르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아파도 집으로 무척이나 따라가고 싶어 하는 뽀삐를 노부부는 아파 힘들어하는 모습을 차마 지켜볼 수 없다며 저어하고는, 거친 손으로 뽀삐의 얼굴을 쓰윽쓰윽 쓰다듬었다. 흐릿해진 눈으로 얼굴을 가져다 대며, “너도 나도 우리 참 좋았잖니?”라고 건네는 할아버지의 떨리는 목소리는 참 많은 감정을 담고 있다.
적적한 노부부의 하루에 웃음꽃을 피우는 손주 같은 존재였고, 밭에서 일할 때나 산에 오를 때나 언제나 곁을 지켜준 친구였으며, 울고 웃으며 힘들 때나 슬플 때나 큰 눈망울로 괜찮다고 해준 가족이었으리라. 뽀삐가 죽은 새벽, 꿈속에 뽀삐가 찾아와 마당에 앉아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며 할아버지는 말했다.
“동물은 영혼이 없다더니, 그게 아닌가 봐요.”

나는 수의사다.
수의사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이 행복이 소중한,
나는 수의사다.

저자 박정윤은 수의사로서 그동안 만나왔던 동물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써왔다. 어느 것 하나 온전히 동물 혹은 사람에 대해 쓴 것이 없다. 모두 ‘동물과 사람’이 함께 만든 이야기다. 저자는 수의사로서 항상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항상 동물의 편에 서 있는 사람이 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수의사라는 직업이 동물보다도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글에는 대개 ‘사람’의 이야기가 바탕을 이루고 있다.

지방에서 교통사고로 척추가 부러져 응급으로 온 푸들 ‘금순이’. 수술을 해도 걸을 확률은 적었다. 허겁지겁 몸뻬 차림으로 금순이를 안고 왔던 아주머니는 살려만 달라며, 수술을 시작하기 전 삼십만 원을 내고 돌아가셨다. 그런데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나도 보호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버려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연락을 드렸지만 곧 오겠다는 얘기뿐 바쁘다고 전화를 끊으셨다. 열흘 만에 면회를 온 보호자는 삼십오만 원을 내고 돌아가셨다. 수술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그리고 또 일주일, 열흘이 지날 때마다 삼십만 원씩 들고 찾아왔던 아주머니의 사연은 이랬다. 금순이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원래도 하고 있던 남의 집 일 이외에도 늦은 밤까지 다른 일을 더해 삼십만 원 정도가 모이면 얼른 달려와 보고 싶은 금순이를 보고 다시 또 내려가셔서 일을 하셨던 것이다.
-‘못나도 울 엄마’ 중에서

흔히 사람도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말한다. 이에 또 다른 사람들은 “이 세상이 사람만 사는 세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함께 사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 안에서 저자는 모범 답안을 제시하려고 하기보다는 공존에 기반을 둔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그것이 꼭 거창한 책임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저 우리의 선택으로 함께 살게 된 동물이 우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함께해주었다면 적어도 평생 함께한 가족 옆에서 눈을 감을 수 있게 해주는 것, 이것만으로 그들에게 충분히 족하다고 말한다.
수의사 박정윤의 첫 번째 에세이 『바보 똥개 뽀삐』는 동물과 사람이 함께 그려낸 사랑스럽고 소소한 풍경들이 담겨 있어, 책을 읽는 동안 수많은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으며 가슴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책속에서

알라딘제공


반갑다고 달려와 미친 듯이 뽀뽀하는 환자도, 피 뽑는다고 안겨서 똥을 싸는 환자도, 뭘 한 것도 없는데 병원에 오자마자 그냥 할퀴고 보는 환자도, 내 진료실 컴퓨터에 시원하게 오줌을 분출하는 환자도, 자기를 왜 입원시켰냐며 하루 종일 고래고래 짖어대는 늙은 환자도, 자기를 안아달라고 줄기차게 쫓아다니는 스토커 환자도, 의사라면 흔히 겪을 수 없는 일이니까. 어찌 보면 그건 ‘수의사니까’ 누릴 수 있는 행복.
- 프롤로그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행복’ 중에서
[P. 13] 오랜 시간 뽀삐를 안고, 뽀삐에게 얘기하고, 이대로 편히 보내면 어떨까 하고 고민하던 노부부는 행여나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안락사는 거부하셨다. 대신, 밤사이에 너무 힘들어하거나 정 가망이 없으면 편안히 해달라고 부탁하고 집으로 돌아가셨다.
몇 시간 뒤 한 차례의 응급 상황이 있었고, 달려오신 노부부는 밤사이 뽀삐가 떠날 것이라 짐작하셨다. 뽀삐에게 애쓰지 말고 가라며 눈물 섞인 인사를 하고, 할아버지는 뽀삐의 얼굴을 쓰다듬고 얼굴을 부비며 정말 좋은 아이였다며, “너도 우리도 참 좋았잖니? 이젠 편안히 가렴. ”하며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그날 2009년 7월 14일 새벽 뽀삐는 작은 별이 되었고, 뽀삐가 떠난 새벽 세 시경 나는 가족에게 문자를 보냈다. 다음 날 아침에 오신 할아버지는 그 전날 뽀삐 꿈을 꿨다고 했다. 꿈속에서 뽀삐는 환한 표정을 지으며 마당에 앉아 있었단다. 그리고 꿈에서 깬 뒤 바로 뽀삐가 떠났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동물은 영혼이 없다더니, 그게 아닌가 봐요”라는 말과 함께 차오르던 눈물을 떨구셨다.
- ‘바보 똥개 뽀삐’ (p.13)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