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수산 드렁칡이 얽히듯이 ·9 우리 엄마, 우리 남편, 우리나라|우리 속으로|‘우리’라는 도깨비 방망이|가‘족 같’은 사회|기댈 곳이 없다
2.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27 ‘우리’를 넘어서는 돈|이건 얼마짜리|나는 죄를 지을 수 있다|우리의 소원은 성장|부자가 되는 법
3. 다른 것은 틀린 것 ·51 틀려먹은 세상|칡과 등나무|다른 것은 가라|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까맣거나 하얗거나
4. 너 따위가 감히 ·69 윗사람의 도리|아랫사람의 도리|정체성은 숫자|동방에 있는 예의의 나라|예의의 끝은 어디?
5.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91 엄마보다 소중한 것|나라 잃은 설움|반만년을 이어온 순결한 겨레|사방으로 둘러싸인 거울
6. 억울하면 이기시든가 ·115 내가 잘하면 이기는 걸까|어디까지나 ‘공정한’ 경쟁|우리 승리하리라 |패배자들이 살아가는 법|나의 전리품을 패배자와 나누지 말라|하여간 ‘진’ 놈들이 문제
7. 온 세상을 녹이는 ‘열’ ·137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교육의 시작|경악의 시|소박한 희망을 위하여|성품을 함양시키는 교육
8. 이것들, 완전 빠져가지고 ·165 하면 된다, 칠전팔기|갔다 와야 사람 되지|돌아오지 않는 청춘|어딜 가나 ‘고참’들
9. 김 여사님, 밥은 하고 다니세요? ·183 문제적 인간들|여자들이 사는 세상|‘사람’이 될 수 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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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삐딱한 시선으로 한국 사회 보기
“한국에는 이런 유명한 말이 있다.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강한 것이다.’ 조폭들이나 지껄일 이 말을 한국인들은 금과옥조처럼 되뇌며 산다. ‘강한 놈’ 어쩌고 하지만 사실 저 말의 의미는 아주 간단하다. 그냥 살아남기 힘들다는 얘기다.”(116쪽) 한국은 왜 이렇게 살기가 힘든 곳이 되었을까?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자던 가난했던 그 시절과 세계 11위의 GDP 규모를 자랑하는 오늘날을 비교해보자. 과연 한국인들은 가난을 벗은 만큼 더 여유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아니다. 오히려 자살률은 세계 1위로 올라섰고, 행복감이나 웰빙지수는 꼴찌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저자는 잘살게 되었는데 점점 더 불행해지는 모순이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지를 9개의 키워드를 통해 매우 시니컬하게 조명한다. 1장부터 4장은 각각 ‘집단·연고주의’, ‘물질주의’, ‘획일화’, ‘권위주의’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데, 이는 한국 사회의 모순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를 보여준다. 우선 ‘우리’라는 배타적인 ‘집단’―공적인 것을 사적으로, 사적인 것을 공적으로 만드는―을 만들어 이익을 챙기고, 그렇게 챙긴 이익(돈)을 바탕으로 더욱 힘 있는 ‘우리’를 만든다. 또한 ‘우리’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획일화 논리와 사람을 철저하게 위아래로 나누는 권위주의를 앞세워 ‘우리’ 밖의 타인들과 약자들을 배제하고, 차별한다. “‘우리’로 뭉쳐 있는 한국인은 우리와 같지 않은 것에 대해선 끊임없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계속 경계하다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보이면 “내 그럴 줄 알았어”라고 말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 말투에는 ‘역시 우리와 같지 않은 것들은 이상한 놈들’이라는 안도감이 숨어 있다.”(52쪽) 모든 일은 승부가 갈리는 경쟁 연고주의를 통해 배타적인 집단을 만들고, 우리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며 타자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극단적인 경쟁 사회인 한국에서 계속해서 ‘승리자’로 남기 위함이다. 한국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공정한’ 경쟁이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며, 거기에서 승리한 사람이 모든 걸 차지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묻는다. 과연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냐고. 출발선이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은 도착점을 적용하는 것이 과연 ‘공정’할까? 그리하여 “한국에선 그 어떤 것이라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학벌이나 집안은 물론이고, 키나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부르는 사회니 그야말로 경쟁의 천국이다. 태어날 때부터 온갖 경쟁력을 주렁주렁 달고 나오는 높은 곳에 계신 분들은 경쟁의 천국인 한국이 천국이다.”(119쪽) 경제가 성장하고, 더 높은 GDP를 달성해도 점점 불행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고, 인구가 줄어서 문제라지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경쟁은 그 특성상 대부분의 사람들을 패배자로 만들지만 패배자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여전히 미비하다. 물질적인 풍요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점점 살아남기 힘든 곳이 되어 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실제로 바닥에서 시작하여 승리자가 된 사람들이 현실에 버젓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눈앞에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승리자가 서 있다.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저기 전쟁터에 널브러져 있는 수많은 패배자처럼 살아갈 것인가? 당연히 아니다. 한국인들은 승리에 대한 열망을 부채질하는 용도로 패배자들을 혐오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부모들은 험한 일을 하는 사람들, 노숙자들,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 곧바로 옆에 있는 아이에게 말한다. “너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 저렇게 되지 않기 위해 한국인들은 필사적이다.”(127쪽) 경쟁의 원형인 교육, 그리고 여성 혐오 치열한 경쟁과 약자에 대한 혐오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은 바로 한국의 ‘교육열’과 ‘여성’에 대한 시선이다. 저자는 한국에서 교육은 경쟁과 이음동의어라고 말한다. 교육이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무엇인가를 배우고 가르치는 행위가 아니라 학생들을 일렬로 줄을 세워 승리자와 패배자를 구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굳어졌다. 부모들은 소비를 줄여가며 사교육비를 마련하고,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들을 ‘일류 대학’에 보내기 위해 애쓴다. 최소한 아이들이 자신들보다 좀 더 여유롭고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 한국에서 살아남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과연 그렇게 될까? 저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이런 극단적인 학벌사회를 만들고, 추종하고, 오직 우리 애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사교육비를 쏟아 부으며 일류대를 보내면 정말 자식들이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걸까. 안타깝지만 우리의 자식들은 일류대를 나와도 여유로워질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학벌사회가 계속되는 한, 그 자식들도 아이를 낳으면 자기 자신을 죽이고, 친구도 다 잃을 만큼 희생을 해서 아이들을 일류대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여유롭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가르치기 위해 돈을 다 써버린 부모를 향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애를 일류대에 보내려면 조부모의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아버지, 어머니는 도대체 도움이 안 되네요.’”(154~155쪽) 이러한 극심한 경쟁 속에서 살아야하는 한국인들은 때로 그 스트레스를 약자를 향해 분출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여성에 대한 혐오다. “한국의 여성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편안히 집에 앉아서 남자들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놀고먹으며 옷, 구두, 보석이나 사 모으는 것들. 둘째, 집에서 밥이나 하고 애나 볼 것이지 괜히 사회로 나와 남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며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꼴페미’들. 그러니까 여자들은 집에 있어도 문제, 밖으로 나와도 문제라는 말씀 되겠다.”(185쪽) 이렇듯 저자는 한국 사회에 대해 시종일관 매우 냉소적인 시각을 유지하는데, 이는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기도 하겠지만, ‘7포 세대’니 ‘헬조선’이니 하는 말들이 유행하는 오늘날의 현실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려는 장치로 볼 수 있다. 본문 안의 몇몇 문장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한국에서는 모든 게 투자다. 자녀에게 비싼 돈을 들여 교육을 시키는 것도 투자요,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것도 투자요, 다이어트, 명품 구매, 운동도 투자며, 심지어 네일아트를 받거나 그 효능이 의심스러운 값비싼 발모제를 사면서도 나를 위한 ‘투자’라고 말한다.”(32쪽)
“사람들과 식당에 간다. 여기는 ‘김치찌개’로 유명한 곳이란다. 당신은 조심스레 “전 김치찌개를 좋아하지 않는데요.”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이상한 눈으로 당신을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뭐야, 그럼 넌 된장찌개가 좋단 말이냐!” 이런 대화가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아야 한국에서 살아남기 쉽다.”(66쪽) “모름지기 한국인이라면 모두 민간 외교관의 마음으로 한국 문화의 탁월함을 세계에 알리고, 한민족의 월등함을 보여줘야 한다. 외국을 갈 때면 꼭 김치를 가지고 나가 한국음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든지,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하다못해 튜브로 된 고추장이라도 싸가라. 어떤 외국의 음식이든 고추장을 넣어 비벼먹으며 ‘코리안 트레디셔널 소스, 베리 굿’을 외치길 바란다.”(96쪽)
“한국의 선조들은 예로부터 ‘여자’를 대하는 법에 관하여 좋은 말씀을 많이 남기셨다. (…) ‘북어와 여자는 패야 맛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등등. 물론 암탉이 울며 힘들게 달걀을 낳으면 그건 또 날름날름 잘도 갖다 먹었지만.”(1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