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 인간해방을 외치며 스스로를 불살랐던 전태일의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1988년 제정된 ‘전태일문학상’이 올해로 23회째를 맞았다. 이보다 13년 뒤에 제정된 ‘전태일청소년문학상’은 이번이 10회째이다.
제23회 전태일문학상에는 시, 소설, 생활·기록문 부문에 각각 873편(응모자 186명), 71편(65명), 115편(90명)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당선작으로는 시 부문에 이동우의 「「막다른 길들」외 3편이, 소설 부문에 김주욱의 「발광생물」이, 생활·기록문 부문에 김동수의 「나도 청소노동자다」가 선정되었다. 응모작 심사는 예심과 본심으로 나뉘어, 시 부문 예심은 송경동, 문동만, 본심은 백무산, 김용락 시인이, 소설 부문 예심은 홍명진, 이재웅, 본심은 윤정모, 김남일 소설가가, 생활·기록문 부문 예심은 최경주 소설가, 안미선 르포작가, 본심은 신순애 작가, 김해자 시인이 심사를 맡았다. 시 부문 당선작 「막다른 길들」은 쌍용차 사태를 다루고 있다. 목숨을 잃은 26명 노동자들의 ‘주인 잃은 신발’로 시작하는 이 시는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이자 노동현실에 날카로운 고발로 읽힌다. 심시위원들은 이 시가 “그런 비정함을 즉물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뒤로 숨기면서도 현실을 효과적으로 표출하고, 아울러 범상치 않은 결론으로 시를 이끌어가는 솜씨가 돋보였다.”고 평하고 있다. 소설 부문 당선작 「발광생물」은 취업이 안 돼 우연찮게 학교 급식 배송 아르바이트를 하며 겪게 되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 힘든 현실과 유리된 SNS에서 짐짓 허세를 부리며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묘하게 현실적이다. 소설의 묘사는 “오늘 우리 주변의 수많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지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다. 또한 주인공의 “위기를 혹은 과장되거나 혹은 어설프게 그리는 대신 소설적으로도 능숙하고 짜임새 있게 형상화해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하고 있다. 생활·기록문 부문 당선작 「나도 청소노동자다」는 교내 청소노동자들을 찾아가 함께 청소를 하게 되는 대학생의 솔직한 기록문이다.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열악한 노동 환경, 그리고 노조 조직과 함께 조금씩 권리를 찾아가려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내 이웃의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자신을 ‘청소하는 기록노동자’로 자리매김하면서 200일 동안 일하며 쫓아다니며 인터뷰해 쓴 훌륭한 체험기”라고 심사위원들은 평하고 있다.
제10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 응모작은 시 부문 1,069편(응모자 313명), 산문 부문 317편(229명), 독후감 부문 14편(14명)이 접수되었다. 이번 전태일청소년문학상부터는 기존의 전태일재단 이사장상, 경향신문 사장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상에 더해 사회평론 사장상이 추가되어 좀 더 많은 청소년 작품을 조명할 수 있게 되었다. 시, 산문, 독후감 부문에서 각각 4명씩 총 12명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심사는 시 부문에선 김성규, 박소란 시인이 예심을, 배창환, 맹준재 시인이 본심을 맡고, 산문 부문에선 이연희 소설가, 김대현 문학평론가, 유현아 시인이 예심을, 안재성, 김한수 소설가가 본심을, 독후감 부문에선 신지영 아동청소년문학작가와 오시은 동화작가가 예심을, 박일환 시인이 본심을 맡았다. 청소년 작품들 중에서 특히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작품은 다음과 같았다. 김성호의 시 「폐차」외 4편은 성실하게 관찰하고 생각한 흔적이 뚜렷했으며,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투박한 언어의 리듬에 실어낸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변회수의 산문 「아버지의 미싱소리」는 정서적 교감을 느낄 수 있는 향기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평범한 소재를 담담하게 풀어내면서도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던져놓았고, 결말에서 주제를 녹여내는 능력 또한 돋보였다. 정혜성의 독후감 「거룩한 ‘인간사랑’ 정신의 소유자」는 긴 분량 안에서도 중언부언하지 않으면서 폭넓고 깊은 사유를 펼쳐냈다. 특히 외할아버지의 삶과 IMF가 터지던 해에 태어난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전태일이 살아갔던 시대를 호출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겹쳐 놓은 점이 돋보였다. 이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전태일 정신의 울림과 현대적 반향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