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표제: Dirty tricks or trump cards : U.S. covert action & counterintelligence (2nd ed.) 색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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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pater 01 미국 정보활동이 간과해 온 요소들1 정보 구성요소의 통합 4 간과된 정보의 구성요소 7 방첩활동 11 비밀공작 활동 21
Chpater 02 1945년 이후 비밀공작의 성공과 실패사례32 비밀공작의 전성기 38 공산주의 확산저지에 대한 공감대 42 정책 도구로서의 비밀공작 46 비밀공작 성공사례 49 비밀공작 실패사례 54 탄로난 비밀공작 59 변화의 바람 61 의회의 적극적 개입 63 중앙아메리카 드라마 65 1990년대의 비밀공작 69 최근의 경향 76
Chpater 03 제2차 대전 이후 방첩 역량의 재건78 냉전에 대한 합의 79 FBI의 방첩활동 84 CIA의 방첩활동 96 軍의 방첩활동 105 고정관념의 타파 109 방첩역량의 재건 112 FBI의 방첩 116 CIA의 방첩 120 軍의 방첩 123
Chpater 04 정책의 보조역할: 비밀공작의 원칙127 첫 번째 원칙들 128 정책, 기회 그리고 사람들 130 인프라 134 사회 가치관의 문제 139 공생 141 목표와 수단 그리고 역사적 교훈 144 대(對)테러: 시너지효과의 발휘 194
Chpater 05 공세적 방어: 방첩의 원칙들199 통합적 조정과 전략 200 방첩 분석 203 방첩목표 선별 204 취약점 평가 207 적(敵)의 목와 역량 분석 209 적의 기만작전 분석 209 공작지원 213 방첩분석과 적극적 정보활동 218 방첩수집 220 정보출처의 통합 221 공개정보수집 223 비밀 인간정보 수집 227 기술적 방첩 246 역용 248 공세적 측면 255 적극적 정보활동 262
Chpater 06 효과적인 정보활동 수행을 위하여266 주요 작용 변수 266 근대화와 기술혁신의 속도 267 정부조직과 관료문화 269 정치적 환경에 대한 인식 271 정권의 성격 275 조각들 짜 맞추기 277 예측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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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속임수인가 아니면 비장의 카드인가 : 미국의 비밀공작과 방첩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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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개정판 서문]
인류역사를 통해 국제정치와 정보활동은 진화를 거듭하며 발전해왔다. 아마도 이 발전의 과정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는 전근대사회가 근대사회로 바뀌면서 나타났고 이 과정에서 정보활동 방법 또한 현저하게 변화하였다. 이제 우리는 근대 및 근대 후기, 포스트모던이라는 세 가지 형태가 공존하는 근대 후기와 포스트모던 시대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정보활동 관행과 새로운 도전이 공존하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보활동이 직면한 도전 과제를 다루기에 앞서 먼저 각 사회마다 고유의 특징적 가치관, 제도권 내 행위자들, 그리고 정보활동 관행상 차이를 구분해 보고자 한다. 전근대 및 근대, 그리고 근대 후기 사회에서의 정보활동 간에는 유사성도 발견되지만 동시에 현저한 차이도 발견된다. 때문에 만약 우리가 정말로 근대 후기 혹은 포스트모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면 각 사회 간의 정보활동에서 연속성뿐만 아니라 차이점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미국과 여타 국가의 사람들은 각 사회 행위자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행동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정보환경은 어떤 것인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예측할 필요가 있다. 이 서문에서는 이러한 도전과제들이 미국의 정보활동, 특히 미국의 방첩과 비밀공작에 어떤 함의를 갖는지 살펴봄으로써 결론을 맺고자 한다. 결론을 미리 말한다면, 이런 비밀스런 행위들이 전근대 행위자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됐고 지금도 일부 근대 국가들에게 활용되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정보활동 수단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따른 기회와 도전은 21세기 초반에도 여전히 폭 넓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근대 사회의 정보활동 각각의 사회마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원된 핵심적 가치 및 사회제도, 전략들은 서로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발견된다. 전근대 사회 사람들은 인류의 가장 전형적인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들은 50만 년 전의 원시 부족 공동체에서부터 1만 년 전 나타난 정착 농경사회를 거쳐 5천 년 전 하천을 따라 출현한 거대 다민족 문명에 이르기까지 존재했었다. 이러한 원시적이고 전통적 생활양식은 도처에서 두드러진 형태로 존재하다가 우리가 초기 근대라고 부르는 종교개혁과 르네상스, 그리고 초기 계몽주의사회 및 산업혁명의 시기가 되어서야 변화되기 시작했다. 이어 전개된 근대사회는 자유주의를 꽃 피웠지만 20세기 들어 전체주의라는 자유주의 아류를 낳기도 했다. 근대사회가 확산되면서 20세기 들어 전통 사회와 극심한 마찰을 일으키며 충돌이 발생하였고 이러한 충돌은 최근 세계의 역사에서도 지배적인 정치투쟁이 되어 오고 있다. 이러한 정치투쟁은 현재 우리가 ‘정보(intelligence)’라고 부르는 용어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하였는데, 이 ‘정보’라는 용어는 20세기 이전에는 전근대나 근대 사회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회에서 생소한 개념이었다. 전근대 사회는 대체로 전통적 가치관과 사회제도로 특징지어 진다. 물론 개인적으로 몇몇 엘리트들이 “근대적”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대중에게는 전통적 가치관과 사회제도가 지배적이었다. 과거는 현재가 본받아야 할 모델이었다. 자연은 인간을 통제했고 인간은 종교를 통해 거대한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했다. 전통사회에는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했고 태어나면서부터 신분과 역할이 정해지는 사회였다. 가족과 자신이 속한 신분질서에 순응하는 것이 가장 지배적인 사회의 기준이었다. 통치자의 가치관이 정치제도 및 정부, 정보활동 양식을 결정했다. 가장 기본적인 정치단위는 가족과 부족 그리고 종교 공동체였는데 이들은 종종 서로 중복되기도 했다. 이런 종교에 기반을 둔 강력한 권력자가 ‘누가 언제 어디에 살고 무슨 일을 해야 하며 어떤 전쟁에 참여해야 하는지’를 결정했다. 때때로 다민족으로 구성된 사회나 제국이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리스제국, 로마제국, 터키제국 그리고 아랍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거의 대부분 다민족으로 구성된 제국들은 제국 내에서 민족들 간의 위계서열을 수립해 놓고 있었다. 몇몇 제국은 영구적 혹은 반영구적 관료제를 창설하여 상행위 및 사유재산제, 비정부기구를 인정하는 등 보다 근대적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에 다른 제국들은 종교·정치 엘리트들에 의한 강력한 통치, 농경관료제(agro- bureaucracy), 사유재산과 비정부기구에 대한 제한적 인정, 미약한 법제도 등 특성을 가진 ‘동양적 전제주의’ 경향을 보였는데 중국 고대 한(漢)나라가 그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사회에서 정보는 통치자의 이해관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활용되었다. 통치자들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극소수 사람들만을 신뢰했다. 심지어 가족도 믿지 않았고 신하도 믿지 않았으며, 특히 타 지역의 지도자들은 더더욱 믿지 않았다. 이러한 불신은 상호적인 것이었다. 라이벌 관계에 있는 통치자들은 서로를 두려워했다. 그들에게 있어 정보수집, 그리고 우리가 방첩 및 비밀공작 이라고 부르는 활동들은 매우 중요한 통치의 수단이었다. 방첩활동은 충성심 없는 가족 구성원을 색출하거나 라이벌 및 정보원을 간파하고 무력화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라고 믿었다. 비밀공작은 라이벌 진영 지도자들의 충성심과 그들 휘하의 지휘관 및 군사 지도자들을 은밀히 회유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였다. 진보된 전통사회 통치자의 책사들이 기록한 이론서나 역사서, 그리고 근대사회에 의해 붕괴되기 이전 전통사회 사람들의 회고록 간에는 놀라운 유사성이 존재한다. 이중 가장 유명한 것들은 중국의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 인도의 '카우틸랴', 셀주크의 '니잠 알 물크', 중세 후기 베네치아의 대사들, 그리고 15-16세기 스페인 선교사들의 저작들이다. 이들 저작의 주목할만한 점은 이들이 모두 적의 계획을 사전에 알아내서 무력화시키고 회유하는데 비밀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정보는 보통 통치자의 직접적 통제 하에 통치자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이 당시에는 20세기 자유주의 국가들의 특성처럼 간주되어진 방첩이나 비밀공작과 같은 정보활동의 세부적 구성요소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가 없었다. 정보활동은 부족, 도시, 제국과 같은 외부의 대상뿐 아니라 통치자 자신의 가족과 신하, 그리고 라이벌 가문을 목표로 수행되었다. 전쟁과 평화 혹은 국내의 적과 해외의 적에 대한 구분이 거의 없었다. 웨스트팔리아 체제 및 그로시우스적 국가개념이 도입된 근대 자유주의 사회와는 대조적으로 당시에는 라이벌에 대한 무력 사용이 대체로 일반적이었다. 진정한 평화는 극히 예외적인 것이었으며, 항상은 아니라 하더라도 정보활동이 대부분의 상황에서 수행되어졌다. 정보를 수집해 적이 침투하거나 아군을 회유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것이 정보활동의 기본이었다. 그리고 전근대사회에서는 정보활동에 거의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은밀하고 잔인한 수법들이 일상적으로 동원되었다. 이 시대는 인권이나, 법치 혹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시대가 아니었다. 뇌물, 고문, 납치, 강간 등의 비밀스러운 협박과 설득의 기법, 그리고 국내외 적을 약화시키고, 설득하고, 저지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암살·테러·독극물 등 매우 은밀한 폭력기법들이 공공연하게 동원되었다. 근대적 개념의 국제관계가 성립되기 이전의 정보활동에서는 방첩 및 비밀공작과 같은 비밀활동들이 강조되었다. 통치자들은 공격적 혹은 방어적 목적 하에서 이러한 방첩과 비밀공작을 종종 활용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적의 공작요원이나 적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찾아내 무력화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라이벌 관계에 있는 부족, 종교지도자 그리고 도적들과 같이 적으로 인식되는 세력들을 기만·회유·약화시켜 무너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비밀스러운 수단들이 동원되었다.
근대적 정보활동의 진화 근대 사회가 진화하고 가치관과 사회제도,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정보활동 또한 진화하고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이면서도 근대사회 자체가 진화해온 방식처럼 불규칙한 것이었다. 과거가 현재와 미래를 구속하지 않는다는 믿음, 그리고 자연은 인간을 위해 이용해야 할 대상이라는 믿음은 과학 기술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믿음은 20세기 정보활동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물리학의 법칙을 이해하고 빛·열·무선파장과 같은 전자기 스펙트럼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신호정보(SIGINT), 영상정보(IMINT) 그리고 오늘날 기술정보(MASINT)라고 불리는 형태의 기술정보 수집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인적 수단에만 의존했던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직업”에 가장 중요한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근대화가 진전됨에 따라 신분·가족·종교에 구속된 위계적 신분질서에 반대하는 인간평등에 대한 신념이 성장하면서 정보활동에도 중요한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계몽사상 및 미국 독립선언서, 프랑스 헌법에 구체화된 이러한 사상은 한 두세기를 거치면서 위계적·종교적·민족 기반의 권위를 변형시키기 시작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정부의 기관 및 제도는 신분에 관계없이 국민의 권익신장을 위해 봉사하게 되어 있었다. 한 사람의 군주에 의해 소유·통치되었던 초창기 국가에서 국민에 의해 통치되고 민족자결 원칙을 따르는 주권국가로 성장한 것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민족자결의 원칙은 18세기말 북서유럽을 필두로 하여 전유럽으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민족자결 원칙의 확산은 역설적이게도 유럽 제국주의의 확산과 함께 전통 세계관에 놓인 여타 지역으로도 서서히 전파되었다. 하지만 유럽의 모든 전통군주와 국가들이 이러한 가치관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러시아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지도자들은 이러한 가치관의 수용을 거부했다. 유럽 엘리트들 중에는 다민족·다종교 사회를 결집시켜 제국주의를 타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근대적 가치관을 기회주의적으로 받아들이는 세력도 있었다. 일부 엘리트들은 만인평등의 개념과 법치주의 개념을 지지하면서 근대적 가치관을 받아들이긴 하였으나 이질적 구성원이 뒤섞여 있는 사회에서 실질적 권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20세기 들어서는 구소련과 파시시트의 이탈리아, 스페인 및 포르투갈, 나치 독일에서 변종된 사회체제가 등장했다. 대부분 서구권 국가에서는 짧게는 4년, 길게는 75년에 걸친 몇 차례의 전쟁과 냉전을 겪은 후에야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자유주의 사회가 자리 잡게 되었다. 수세기 동안 유럽의 지배를 받아온 전통적 비서구권 국가에서는 이러한 과정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서구권의 중등교육과 대학교육을 받으며 노동조합주의를 받아들인 비서구권 국가 엘리트들은 서구 제국주의에 대항하며 이질적 민족으로 구성된 국민들을 결집시켰다. 민족자결주의 및 독립 주권국가라는 기치를 내걸고 그들은 타국 및 UN에 의해 주권국가로 인정받는 準국가 내지는 군소 국가를 수립하였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실제로 독립 주권국가가 갖추어야 할 요건을 갖춘 국가는 거의 없었다. 그러한 국가의 국민들 대부분은 여전히 전통적 가치관 속에서 살고 있었고, 사회제도는 근대국가라는 껍질 속에서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또한 이들 국가의 정부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이권만을 대변하면서 영토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지조차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충성심을 강제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세금징수 체계와 법집행은 당연히 미약할 수밖에 없었고, 관료체계와 경찰력 또한 엉성했고, 전통적인 지방의 토호 세력들은 중앙정부의 권위에 도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들은 국제사회에서 “근대적 민족국가”로 인정되었다. 근대적 사회체계가 내실 있게 제도화된 지역에서 국가는 “클라우제비츠 삼위일체설”로 불리는 이론에 따라 국가, 군대, 그리고 국민으로 구분될 수 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와 북미, 그리고 일본에서는 관료제적 주권국가가 자리를 잡고 이들 국가의 이해관계는 다른 주권국가들로부터 인정되었다. 직업 군인으로 구성된 군대가 주권국가들이 준수하는 국제법 및 국제적 전쟁 규범에 따라 국가 이익을 수호했다. 군대는 타국과 자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군사조직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군에서 타국 군대를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소규모 정보수집 부대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전문적 정보 조직을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국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시민이나 무법자들은 경찰력과 형법의 집행을 통해 다스렸다. 군대를 제외한 나머지 인구는 군대와 구분된 비전투원으로 분리되었고 전투력을 갖추고 있지도 않았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들에게 무기도 없었다. 군대는 이들이 타국 군을 직접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한 타겟으로 삼지도 않았다. 19세기 후반 들어 유럽과 북미에서 자유주의 시스템이 제도화됨에 따라 각국은 더 이상 자국 시민을 대상목표로 삼지 않았다. 형법을 위반하거나 타국을 지원하는 혐의가 없는 이상 자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활동은 하지 않았다. 클라우제비츠의 삼위일체는 자유민주국가와 변종 파쇼 국가들 간의 전쟁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볼셰비키주의자, 파시스트 및 나치스는 권력을 잡은 후 클라우제비츠의 삼위일체론을 존중하지 않았다. 그들은 외부에 적이 존재하지만 내부에도 적이 존재한다고 보고 자국군 내에도 존재할지 모르는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방첩기관을 만들었다. 나치 등 권력 핵심층은 대내외 적과 항상 대치하고 있었다. 그들은 집단 학살, 인종청소를 마다하지 않았고 자국민에 대한 숙청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비밀공작과 방첩은 적을 와해시킬 수 있는 최고의 도구로 간주되었다. 전쟁이 발발하자 자유민주국가들은 변종 파쇼국가들의 해외정보활동에 대항했다. 그래서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에 민주국가들은 강력한 정보활동을 전개하는 조직을 발족시켰지만 전쟁이 끝난 후에는 이들 기관들의 활동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다. 1947년 즈음에 동서냉전이 본격화되면서 자유민주 국가들은 다시 정보기관을 재건하여 방첩 및 비밀공작 역량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클라우제비츠의 삼위일체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비서방권에서 반식민주의 폭력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모순점을 드러냈다. 식민지 독립운동에 대한 억압 과정에서, 그리고 식민지인들이 반식민주의 투쟁을 위해 구소련 및 미국과 비밀스러운 관계를 유지하게 되자, 서구권은 비서구권 민간인들을 타겟으로 삼게 되었다. 독립운동을 억압하는 제국주의 세력과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세력들 간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행됐던 정보활동은 전근대 사회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제국주의 세력과 반식민 투쟁세력 간의 갈등관계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클라우제비츠 삼위일체설은 유효했다. 근대 자유민주국가의 안보기관은 주로 해외정보활동에 중점을 두었으며 타국이 국익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타국 군이 어떤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정보기관에서 정보활동 수행 시 사용하는 자원 중 90% 이상은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방첩활동과 비밀공작활동은 상당한 제약을 받았고 정보활동을 담당하는 관료기구는 여러 곳으로 분산되었다. 정보수집은 자국이 아니라 타국 및 타국의 국익추구와 군사 활동, 그리고 일부 타국의 경제활동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계몽주의운동의 영향을 받아 안보개념이 확산됨에 따라 대학들이 1950년대 들어 “국가안보론”을 가르칠 때 안보의 대상은 외국과, 외국군 그리고 첨단기술이 되었다. 정보활동, 특히 비밀공작은 사관학교를 포함한 어느 대학의 커리큘럼에도 없었고 정보기관 내부의 훈련센터를 제외하고는 어느 기관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보기관 훈련센터에서조차 교육 중점사항은 정보 수집과 분석이지 방첩과 비밀공작이 아니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국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국가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치학 및 국제관계학, ‘국가안보학’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학계와 정계에서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다.
현대 국제정치에서의 정보활동 그러나 동서 냉전이 끝나기도 전에 세계화, 정보화 그리고 포스트모던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사회조류와 경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사회조류의 주창자들이 사용한 현상에 대한 견해와 해석은 매우 다양했다. 이들이 사용한 “역사의 종말”, “문명의 충돌”, “지하드(聖戰) 對 맥월드”(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미국의 맥도날드 프랜차이즈를 지칭), “무정부 사회의 도래” 등에서 나타나듯이 이들은 동일현상에 대해서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근대적 국민국가의 몰락이 예견되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아직 그 윤곽조차 희미해 잘 알 수는 없지만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연역적·귀납적 증거들은 넘쳐나고 있다. 현대 정치가들의 권위를 빌려 말해보자면, 새로운 국제정치의 시대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근대적 가치관과 사회제도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들이 뒤엉켜 이전과는 다른 뭔가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그들은 이런 혼재된 양상으로 인해 새로운 안보위협이 발생하고 이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활동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그래도 그들은 방첩 및 비밀공작처럼 지금까지 도외시 되었던 수단을 사용하자고 적극적으로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적 함의는 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여러 국가의 리더들과 전문가, 정부관계자와 비정부기구 관계자들은 사고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유럽연합, 유럽평의회, 美州기구 같은 지역기구 그리고 UN, IMF, IBRD와 같은 국제기구들은 새로운 안보위협을 파악해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기 시작했고 안보계획 수립 시 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세계 공동체가 직면해야 하는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가치관과 행위자, 제도 및 기구들이 오랫동안 지배적이었던 관점과 정책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비록 누구도 국가안보를 위해 정보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제안하지는 않지만, 국가를 비롯한 여러 행위자들은 국가안보 없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성취할 수 없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국제정치와 안보연구 학계와 이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 또한 상당한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큰 틀에서는 유사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21세기 초 국제환경을 고려했을 때 안보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역량의 구비가 요구되고 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보통 외부적 변수에만 집중하고 국가 중심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국가가 직면한 안보위협 요소를 연구하고 국가가 어떻게 무력을 사용·관리해야 하는지를 연구한다. 소수 전문가들이 국가의 해외정보활동을 연구하기도 하지만 이때도 정책결정에 필요한 투입 요소로서 정보의 수집·분석에만 집중할 뿐이다. 비밀공작에 집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가 중심적 패러다임으로만으로는 현재 국제정치의 주요 양상을 설명할 수 없다.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그리고 최근 이 두 관점에서 파생된 신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 같은 국제정치를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어떠한 힘이 세계화와 통합으로 이끌고 있는지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고, 국가가 왜 파편화되고 분열되는지를 말해줄 수도 없다. 또한 이 이론들은 중앙아시아 및 발칸반도, 안데스산맥, 러시아 같은 주요 국가에서 통제할 수 없는 무력사태가 발생하는 이유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 보통 내적 변수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는 비교정치학 전문가들 사이에는 과거에 학계를 지배했던 개념과 이론만으로는 특정 국가나 특정지역 정치상황을 온전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인식이 최근 커지고 있다. 비교정치 학자들의 주요 관심사항은 대체로 한 국가의 사회제도, 정치과정 및 국내정책이다. 지역전문가들은 국가나 지역의 분열양상과 같은 불안정성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다. 그들은 전통적 가치관과 사회제도가 근대적이고 포스트모던적인 세력과 상호작용하며 뒤섞여 있음을 인지하고 이러한 양상을 설명하고자 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여전히 개발론적인 관점 혹은 서구 자유민주적인 패러다임으로 문제를 설명하려 한다. 비교정치학자들은 근대화와 세계화가 자유민주적이고 근대화된 국민국가를 탄생시키고 있다고 믿는다. 또한 서구 정치학에서 사용하는 이론과 개념을 통해 근대화와 세계화를 보다 잘 이해하고 그 과정을 선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치학자들은 국가나 비국가 행위자가 자행하는 테러와 같은 폭력적 수단, 혹은 국가나 비국가 행위자의 정보 악용을 범죄라고 간주한다. 그러나 비밀공작을 차치하고, 지역적·국제적 안보 위협이나 정보활동은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적 변화요소들이 점차 숙성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변화하고 있는가? 전지구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가치관·신념·기대 등의 변화상태를 측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양상이 변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 양상을 근대 후기 혹은 反모던(antimodern)적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변화들은 근대국가의 통치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전면으로 부각된 안보문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양상은 국가를 더욱 파편화시키기도 하며 또 어떤 때는 국가 간의 통합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래서 국가는 더 이상 국제정치의 중심적 행위자라는 인식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국가를 분열시키는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현지화: 세계의 다양한 지역 사람들이 자신의 뿌리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농후해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제4차 세계운동”이라 불리고 있으며 여러 대륙에서 그 예가 발견되고 있다. ② 국유화 혹은 민족 분리주의: 혈연·인종·민족 혹은 역사적 뿌리에 바탕을 둔 정체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질적 문화권에서 온 인종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에 반대한다. ③ 지역주의: 국가를 구성하는 여러 지역이 국가보다 중요하게 간주되고 있다. 세계 도처에서 국가의 개념이 약화되고 있다. ④ 이민 및 소수민족 종족주의: 이민이 증가하고 사람들의 이동이 늘어났지만 현지 문화에 충분히 동화되는 과정이 결여되어 있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디아스포라들은 분리정책에 따라 따로 떨어져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동시에 국경을 넘어 사람들을 통합시키는 경향도 보이고 있는데 이로 인해 국민국가가 약화되고 있고 정부의 역할도 약화되고 있다. 이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경향이 바로 세계시민주의이다. 세계 여러 곳에서 살고 있는 특정 유형의 사람들이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근대국가의 엘리트들과 전통국가의 선진 엘리트들이 이 세계관을 공유한다. 세계화와 정보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성된 세계시민주의 경향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이론이 제시되고 있다. 보통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들은 자신이 특정 국가에만 속한다거나 자신의 뿌리가 특정 민족에만 해당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이 엘리트들은 점차 “세계시민”이 되어가고 있으며 세계의 다양한 도시를 여행하고, 거주하고, 이사하고, 일하며 그곳에서 자녀들을 양육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들은 자신을 “세계문화” 그리고 “인류”를 대표하는 “新계급”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후기 포스트모더니즘을 가져온 한 가지 요인은 때로 해체주의라고 불리는 급진적 포스트모던 철학이다. 이 철학사조는 건국신화와 같은 이야기의 근간을 흔든다. 해체주의는 전통사회와 근대사회 각각에서 사회의 정체성과 제도를 확립했던 종교와 계몽주의의 근간을 흔든다. 해체주의를 다룬 서적을 연구하거나 주요 해체주의 이론가를 알고 있는 외부의 학계 인사는 거의 없으며 그렇게 하려는 의지나 인내심도 없고 그렇게 할 시간도 없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상들이 그러하듯 해체주의는 예술·영화·문학·텔레비전을 통해 점차 엘리트계층에서 대중문화 속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동시에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의 특징인 자유·민주사회·법치·시장자본주의에 대한 열망은 커지고 신뢰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공산주의가 쇠퇴한 이후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든다면 아마도 자유주의적 국제주의가 될 것이다. 근대국가 미국과 여러 다국적 기업에 의해 발전된 국제주의는 세계도처에 지지 세력이 퍼져있다. 하지만 국제주의는 이전에 공산통치를 받았거나 식민지였던 사회에는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종종 反서구 운동의 형태로 표출되는 이슬람주의 혹은 “반미주의”가 세계 도처에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서로 상반된 세력이 다른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가치관의 소용돌이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사회의 다양한 계층에서 통합과 분열의 힘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자유민주주의적 근대국가를 지지하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반대한다. 한편, 근대민족국가는 지금까지 강화되어 오고 있다. 민족자결주의 원칙은 여전히 강력하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세계 여러 곳으로 이사를 하고 여행하면서 살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모국에 충성심을 보이고 있다. 어떤 코스모폴리탄(세계시민)들은 일본 소니 제품을 사용하고, 캐나다의 시그램즈 위스키를 마시며 미국산 모토로라 휴대폰을 사용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근대국민국가를 지지한다. 그들은 썩 내키진 않지만 세금을 납부하고 법을 지키며 자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며 싸우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20년간 분리 독립국이나 신생국 숫자는 상당히 증가했다. 1975년에는 150개국이던 것이 1997년에는 193개국으로 증가했다. 많은 분리 독립국들은 여전히 근대민족국가로 발전하기를 열망하고 있다. 반면, 국민들이 근대민족국가에 대해 충성하는 태도를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지금까지 충성과 헌신을 강제하는 국가 하부단위(substate) 행위자 및 초국적(trans-state) 행위자들은 무척 많이 증가했다. 이 행위자 중 일부는 합법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또 하나의 괄목할만한 추세는 국가 내지는 정부 행위자와 반대되는 개념인 지역 행위자의 성장과 세력 확장이다. 종종 해당지역뿐 아니라 전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이들 합법·불법적 새로운 행위자의 증가는 위태롭게 확대되어 가고 있으며 줄어들 기미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 이들 행위자 중에는 위계구조와 관료조직, 예산기능, 심지어 국방 기능까지 갖춘 공식적 조직도 있다. 다른 조직들은 보다 수평적·주기적으로 함께 일하는 네트워크로서 이들 중 몇몇은 목표성취를 위해 폭력이나 협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트렌드를 나타내주는 지표 중 하나는 국제정부간기구(IGO)와 국제 비정부기구(NGO) 숫자의 증가이다. 1차 세계대전 발발 하루 전 통계에 따르면 당시 49개 국제정부간기구와 170개 국제비정부기구가 있었다. 이 숫자는 1970년대 중반 300개의 국제정부기구와 2,400개 국제비정부기구로 증가했고, 1988년 통계로는 4,518개의 국제비정부기구로 확대되었다. 국제비정부기구는 지금까지 해마다 3-5%의 성장세를 보여 왔으며 현재는 대략 25,000여개의 국제비정부기구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공식·비공식적 행위자들은 여러 가지 유형으로 존재한다. 경제나 민족과 관련된 유형이 있고 한 가지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행위자가 있는가 하면 여러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위자도 있다. 또한 종교 공동체적 행위자가 있는 반면에 범죄성향을 가진 조직도 존재한다. 다국적기업이나 초국가적 생산·용역·금융·통신과 같은 경제관련 행위자들은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아오고 있다. 이들은 세계 자원 및 생산역량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행위는 세계 도처에서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안정성을 유지시킬 수도 있고 동시에 저해할 수도 있다. 이들 중 몇몇은 자신만의 정보·방첩·비밀공작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민족관련 집단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비밀정보활동과 폭력까지 동원해 독립적 민족국가 혹은 자치정부를 추구하는 집단이고, 두 번째는 보다 제한적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용 수단이 제한되어 있는 집단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목적 달성을 위해 폭력도 불사하는 민족적 집단은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을 보이며, 구유고슬라비아와 구소련 지역이 특히 두드러진 곳이었다. 대부분의 다른 대륙에서도 많은 예를 찾아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그들의 상대적인 영향력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국가의 힘과 권위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종교운동은 때때로 민족집단의 범위와 겹치는 경향이 있다. 극단적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지역적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광범위한 세력 분포를 보이고 있다. 상당 수 세력들은 국가의 지원을 받지도 않는다. 이들은 인적·물적 자원과 비밀조직을 바탕으로 세계 도처에서 물리적 폭력을 동원할 수도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 근거지를 두고 러시아와 미국에서도 활동을 했던 옴진리교와 같은 종교는 비밀조직을 통해 폭력을 동원하며, 심지어 대량살상무기도 사용할 수 있는 초국가적 행위자였다. 증가 일로에 있으면서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국제비정부기구는 세력분포를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 아마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용어가 적합한 듯 보인다. 어떤 국제비정부기구들은 하나의 이슈를 추구하고 있고 다른 국제비정부기구들은 글로벌 거버넌스를 추구한다. 국제노동운동 분야 국제비정부기구는 벌써 수십 년째 활동해 오면서 20세기 국제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분야 국제비정부기구들은 비교적 활동의 역사가 짧다. 몇몇 국제비정부기구들은 자금력이 풍부하고 조직구성이 탄탄하다. 예를 들어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부패척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는 인권보호를 위한 활동과 법치가 바로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보통 이러한 기구들은 합법적·공개적으로 활동하지만 국제비정부기구 중에는 조직구성이 느슨하고 비밀스런 활동을 하는 기구들도 있다. 비교적 주류에 속하는 국제비정부기구들 중에서도 목적 달성을 위해 물리적 협박이나 폭력을 종종 사용하는 기구가 있다. 특히 급진적 환경운동 기구나 네트워크에 이러한 성향이 강하다. 전통적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는 세계적 국제비정부기구인 '그린피스' 몇몇 회원들 또한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범죄성향 조직들은 그 특성상 비밀스러운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그들 조직들은 시칠리아 섬이나 동남아 같은 지역에서 수십 년째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범죄조직 숫자가 급증하고 특정 지역 근거지를 넘어 초국가적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범죄조직을 찾아볼 수 없는 곳이 거의 없다. 안데스지방이나 동남아, 서남아, 나이지리아, 러시아, 멕시코 같은 국가들은 범죄조직의 온상과도 같은 지역으로 마약과 같은 범죄 원료의 공급처가 되는 곳이다. 다른 지역들은 범죄자와 범죄에 사용되는 물품이 이동하는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중앙아시아 및 터키, 캐리비안 국가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도 비밀 금융거래, 자금세탁, 위조여권이나 위조문서 제공 등 범죄자들이 국내법을 회피하는데 이용된다. 유럽 군소국가 중에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곳이 많은데 이들 군소 국가들은 그저 조세피난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공 서비스의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남태평양과 카리브해 연안 지역도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지하경제의 영향으로 최근 범죄의 새로운 온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범죄활동으로 인한 전체 지하경제의 규모는 연간 5000억 달러에서 1조 달러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세계 절반에 해당하는 국가들의 GNP 보다 많은 수준이다. 대부분의 불법자금은 북미·유럽·호주·일본과 같이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에서 파생되어 나온다. 조직범죄는 마약·매춘·도박·고리대금업과 같은 전통적 악덕행위를 더욱 지능화시키면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조직범죄는 밀입국과 같은 새로운 범죄영역으로 발을 넓혔다. 일부 국가 및 연구기관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범죄조직의 도움으로 백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타국으로 밀입국하는데 범죄조직은 그 대가로 해마다 50억불에서 70억불 가량의 수입을 올린다. 이밖에도 범죄조직들이 고소득을 올리는 범죄유형은 납치·차량절도·독극물 불법폐기와 같은 환경범죄, 멸종위기 동·식물의 절도 및 운송 등이다. 범죄조직들이 무기도 거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량살상무기를 거래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그것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 범죄조직의 활동은 생산적인 곳에 쓰여야 할 자금을 불법으로 횡령하기 때문에 경제발전을 좀먹고 환경을 파괴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한다. 조직범죄의 해악은 이 뿐만이 아니다. 조직범죄와 정치 행위자들 간의 비밀스런 커넥션, 즉 이들 간의 공생 및 협력관계는 심각하다. 범죄조직은 비밀스럽게 정부의 행정·입법·사법부와 다양한 수준의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정당·금융기관·변호사 등 비정부 영역과도 다양한 협력·공생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범죄조직은 폭력을 사용하는 민족주의 단체와 종교단체 같은 불법적인 정치행위자와도 비밀스럽게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규모의 공생·협력 관계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는 모든 대륙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관심국가인 멕시코, 러시아, 독립국가연합, 터키, 나이지리아 및 남아공 같은 국가에서 이러한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출처 및 이동경로, 서비스, 목표 지역들이 서로 얽혀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정치가와 범죄조직 간의 공생관계로 피해를 입고 있고 이제는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UN이나 세계은행 같은 국제기구, 美洲기구(OAS) 및 EU 같은 지역공동체, 그리고 G8 국가들은 이제 정치가와 범죄조직 간의 공생관계 및 부패문제를 향후 10년간 해결해야 할 가장 심각한 안보문제로 간주하고 있다. 요약하면, 근대적 자유주의 사회는 이제 비국가 행위자들에 의해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이는 이제 근대 민족국가 및 준(準)국가 시대가 끝났다는 말이 아니다. 이제 한 개인이 지역적·국가적 혹은 세계적 수준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동원 할 수 있는 수단이 매우 다양해졌음을 의미한다. 민족국가 정부 및 비국가 행위자를 통해 원하는 바를 이룰 수도 있지만 합법·불법 및 공식·비공식 행위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가치관 및 행위자들이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변화함에 따라 이에 대처하는 전략이나 도구 및 기법 또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근대 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변화했던 시기에도 나타났었다. 전통적 사회에서는 지역과 다민족 제국 엘리트들이 “국가”나 “사회”보다 중요한 존재였다. 왕이나 황제의 암살, 라이벌 왕과의 혼인이나 무력을 통한 동맹, 책사(策士)나 라이벌 왕의 부하 장군들 부패는 19세기 및 20세기 '웨스트팔리아' 근대국가체제가 제도화되기 전에는 모든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진 관행이었다. 그러나 근대국가체제가 도입되면서 국가운영 방식이 크게 변화되었다. 이제는 국가운영이 통치자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군비증강과 동맹관계를 이용하는 능력 중에 “무엇이 국익에 보탬이 되는가?”하는 판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제는 국가만이 무력사용을 독점하는 시대가 되었다. 국가와 사회 혹은 국민 간의 차이도 극명해졌다. 경쟁관계의 라이벌 국가를 약화시키기 위해 때때로 그 국가 국민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한 예로 나치와 집권공산당들은 공개적 혹은 비밀스런 수단을 사용하여 전쟁에서 특정국가 국민들을 위협하였다. 때때로 노동·종교·문화 단체같은 비국가 기관이 국가에 의해 세워지기도 했지만 국가의 기능을 수행하는 주요한 기관들 즉, 군·경제·외교 기관과 같은 단체들이 국익 신장이라는 명목 하에서 국가에 의해 독점되었다. 근대 후기 및 포스트모던 사회와 행위자들 간의 세력전이는 기술·전략·제도의 변화와 맞물려 발생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거의 모든 자원을 동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향후 10년 후 미래에는 미국과 다른 국가 간 권력 비대칭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도 높다. 미국은 다른 국가보다 군사·경제·정치적으로 더 많은 자원을 동원해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 배치할 수 있다. 반면에, 비국가 행위자를 포함해 약소국 및 準국가들은 미국 및 다른 자유민주 국가들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약하기는 하지만 국가운영이 개인이나 가문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국가 및 많은 불법 행위자들을 “클라우제비츠 삼위일체설”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국가에서는 국가와 국민의 차이가 불분명하다. 결과적으로 이런 국가 통치자와 그들 가족들은 잠재적으로 암살·강탈·뇌물수수 및 부패의 타겟으로 간주된다. 또한 이러한 국가에서는 군대·경찰·정보기관과 같은 관료시스템과 일반국민 간의 구분도 불분명하다. 많은 準국가, 약소국가 및 비국가 단체 지도자들은 통상적으로 準군사 조직이나 사병을 보유하고 있다. 때때로 이 準군사 조직이나 사병들은 정규군과 구별하기 위해 고유 제복을 착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민간인 복장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아예 정체를 숨기기도 한다. 또 그들은 일반 국민 속에 섞여 살 수도 있고 따로 살고 있을 수도 있으며 정규훈련을 받았을 수도 있고 받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들은 포로·부상자 대우 및 민간인 대우와 같은 전시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쟁법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러한 조직의 지도자들은 따로 떨어져 거주하며 지역민을 착취하고 지역민의 물자를 갈취한다. 그들은 사업가·농부·근로자·여행객 같은 합법적 시민들에게서 뿐만 아니라 마약·무기밀매 같은 묵인된 불법 활동에서도 세금을 갈취해 간다. 몇몇 지역 유지들 또한 개인적 영달을 위해, 혹은 자신의 사병을 운영하기 위해 범죄를 자행하면서 영리를 취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準군사 조직은 미국 및 다른 국가의 정규군과는 군사적으로 비교가 되지 않지만 어떤 경우에는 자유민주국가의 군대를 무력화 시키고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다양한 지역적·향토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 등 민주주의 국가들은 이런 새로운 행위자가 중요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에서 광범위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역사상 미국처럼 이렇게 많은 국민이 해외에 살고 있고 자산 및 원자재를 해외에 다량으로 보유해온 국가는 일찍이 없었다. 많은 미국 국민과 자산, 원자재가 약소국이나 통제 불능의 비국가 행위자의 점유지에 위치해 있다. 게다가 이 지역들은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의 영토를 공격하기 위한 이동로 및 피신처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 지역 중 상당수는 전략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 이 지역 내 몇몇 정부는 현재 혹은 가까운 장래에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할 것이며 역내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이동시키거나 북미·유럽·일본 등지로 대량살상무기를 이동시킬 수도 있다. 미국 등 국가가 이들 지역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개입한다면 이들 정부들은 다양한 보복수단을 동원해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을 위협할 수도 있다. 근대적 기술의 진보는 적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총과 포 같은 재래식 무기로 싸웠던 재래전에 더해 현대 정치적 행위자들은 이제 정보전 혹은 사이버전이라 불리는 새로운 유형의 전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통신·교통·금융·보건 시스템과 같은 선진 인프라는 “대량살상무기”에 무척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미국의 전기공급이 차단되거나 멕시코시티 같은 핵심지역의 수도공급이 교란된다면 이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전문지식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외 자산과 해외거주 교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취약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적대 세력들 또한 대량살상무기 및 교란 기술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방첩활동과 비밀공작 기능을 가진 비밀조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혁명적이라 할 수 있는 정보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이들 적대 세력은 대량살상무기 및 교란 기술을 더욱 손쉽게 획득할 수 있다. 정보혁명으로 인해 이제 적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숨길 수 있는 기만작전도 더욱 용이하게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는 불량국가·약소국가·準국가 지도자들, 극단적 민족주의자·테러리스트 및 범죄조직과 같은 비국가행위자들은 스스로 혹은 다른 정치 행위자와 협력하여 대량살상무기 및 교란기술, 그리고 이러한 기술을 운용하는 방첩·비밀공작 기능을 보유한 비밀조직을 갖게 될 것이다.
정보의 역할 국제 정치는 늘 소용돌이와 같다. 여전히 지도자 및 사회제도, 전통사회를 이끌어 가는 여러 기관이 존재하고 있고, 국제정치의 중심에는 클라우제비츠의 법칙을 따르는 현대 자유주의 국가들이 있다. 그리고 지역적·국지적·지구적 차원에서 살펴보면 가치관·사회제도·기술 등 분야에서 국가 및 정부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근대 후기적 트렌드도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일관성 있는 정책과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는 어떠한 함의를 가지는가? 본서에서 논하고 있는 정보의 네 가지 요소(수집, 분석, 방첩, 비밀공작)는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이고 국가의 정책 및 전략과 맞물려 있다. 정책과 전략수립 시 일관성이 요구된 미국의 對蘇 봉쇄정책 시기에 이러한 정보의 구성요소는 좀 더 분명하게 정의되었으며 자원도 그에 따라 할당되었었다. 네 가지 요소는 전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를 지원하는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구소련이라는 명확한 적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보활동에 항상 이상적 조건이 주어졌던 것은 아니었다. 나중에 밝히겠지만 여러 변수 혹은 조건들이 효과적 정보활동에 영향을 끼쳤다.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급변하고 불확실하며 복잡다단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전략목표 달성에 필요한 일관된 정보활동을 기획하기가 매우 어렵다. 정책입안자들로부터 항상 확실하고 뚜렷한 정보활동의 가이드라인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만약 정책 입안자들이 확실하고 뚜렷한 정보활동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더라도 가이드라인에 따른 효과적 정보활동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목표에 적합한 수단의 재조정 과정이 필요하다. 수집관 및 분석관들은 많은 행위자들과 이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전략 및 도구를 분석해내야 한다. 이러한 많은 행위자들은 종종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행위자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파악하고 이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수단을 동원하는지 분석하는 것은 수집관과 분석관들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활동 가이드라인에 일관성이 있든지 없든지 수집관·분석관들은 적의 위협을 예측하고 정책입안자들이 정책을 입안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수집·분석은 말할 것도 없고 방첩활동 및 비밀공작도 계속 그래 왔듯이 정책수립 시 이를 사용자가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해야 한다. 비밀 활동은 위협과 기회를 식별할 뿐만 아니라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다. 효과적 비밀공작과 방첩활동은 자국과 자국 정보기관을 적 정보활동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으며, 적을 약화시키고 동맹국을 지원하기도 한다.
방첩활동 방첩활동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적이 가지고 있는 정보나 적의 비밀조직을 식별해내 무력화시키고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방첩은 본질적으로 방어수단이지만 동시에 공격수단이기도 하다. 방어수단으로서의 방첩활동은 자국의 군사·외교·기술 관련 비밀을 보호하고, 적 정보기관의 침투와 기만공작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적의 비밀공작 조직을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공격수단으로서의 방첩은 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적의 취약점을 분석해 자국에 유리하도록 역용하는 전략을 세우도록 지원한다. 현실적으로 민주국가 방첩기관만이 국내와 해외에서 이런 방어 및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사법당국 및 외교·경제·문화 단체들은 방첩기관이 이와 같은 공격·방어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방첩기관과 협력하여 지원할 수 있다. 민간 부문에서도 적이 침투해 자국의 제반 자원을 악용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적의 비밀 정보활동을 파악해 대응하고 역이용하는 것은 방첩활동, 그 중에서도 해외에서 활동하는 방첩조직만이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민주 국가에서 사법당국은 보통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법치주의 원칙을 준수하면서 범죄자는 물론이고 테러리스트나 대량살상무기 확산 세력을 색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민주 국가에서 사법당국의 중요한 역할은 과거 및 현재의 형법 위반 범죄자를 검거하고 기소하는 일이다.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 사법당국은 타국 법률의 위반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사법당국에서는 장기 계획을 세우고 고차원적 전략을 사용하여 적의 비밀정보기관에 침투하고 그들을 무력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이에 필요한 지식을 축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사법당국은 또한 공개적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법치주의 원칙을 준수해야만 한다. 사법당국의 업무수행과 업무성과는 감사를 받는다. 종종 사법당국 직원이 지득하게 되는 정보는 공판 준비과정에서 제출되어야 하고, 법정에서 피고에게도 제시되어야 한다. 사법당국의 임무·훈련·업무방식·업무절차·조직문화는 해외 현지의 법률을 지킬 필요가 없고 업무에 대한 감사도 받지 않는 정보·방첩 기관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이는 노련하고 업무에 해박한 사법당국 조사관이나 분석관이 해외범죄조직을 찾거나 무력화시키는데 공헌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사법당국이 오늘날 적의 실체를 파악하고 대응하는데 필수적인 임무·역량·자원·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방첩은 정부 및 비국가행위자 간의 모종의 결탁에 대처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前 독일 해외정보부 비밀공작부서 부서장이 최근 지적한 것처럼 범죄조직의 리더와 정부관계자 간의 비밀스런 협력관계는 세계 여러 지역에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구소련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 정부 및 범죄조직 간 연결고리는 수많은 전·현직 정보기관원이 참여함으로써 강화되고 보호된다. 따라서 사법당국이 이런 비밀 연결 라인에 침투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정부·범죄조직 간의 협력서클 요원이 사법당국과 정보기관에 침투한 적이 종종 있고, 심지어는 정직한 지방공무원이 정부·범죄조직 간 협력서클 소속의 상관에게 보고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이 노련한 전직 독일 해외정보부 부서장은 이러한 부패세력을 찾아내 분석하는 임무는 해외방첩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해외방첩 전문가들은 지역 사법당국이나 보안·안보 담당 공무원보다 믿을 수 있고 업무 재량권의 범위도 훨씬 넓다. 그들은 타국 정부와 비국가행위자 간의 비밀협력관계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도 갖고 있다. 비슷한 논리로, 사법당국은 정치·종교적 목적 달성을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비국가행위자 및 범죄자 간의 관계에 침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들 간의 비밀관계를 감시하고 그 속에 침투하기 위해서는 국내외를 넘나들어야 하며, 비교적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까지 접근 할 수 있어야 한다. 안데스산맥 동쪽지역, 레바논의 베카계곡, 서남아, 동남아 및 중앙아시아는 거의 통제불능 지역으로써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다양한 국가·비국가 행위자들의 활동 및 정보공작이 기존 정부·비국가행위자들의 비밀 활동과 동시에 진행될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설사 행위자를 파악했다 하더라도 그들의 활동 동기를 파악하고 이러한 비밀활동 과정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기법을 예측하는 것은 오늘날 자유주의 국가가 직면한 또 하나의 과제이다. 수집관·분석관들이 적의 움직임을 감지해 내고 적으로부터 자국을 지키는데 도움을 주는 일련의 활동을 방어적 측면의 방첩활동이라고 한다면, 이보다 전략적 측면에서 훨씬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 공세적 측면의 방첩활동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전시나 위기 상황에서만 이 공세적 방첩활동이란 무기를 사용한다. 평시 번영을 누리는 상황에서 공세적 방첩활동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이를 담당한 방첩 요원들은 별로 지원을 받지도 못한다. 때때로 이스라엘처럼 자국이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가에서는 공세적 방첩활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현재 미국은 공세적 방첩활동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다. 미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볼 수 있는 범죄조직·테러단체·불량국가들이 최근 사용하는 첨단기술은 과거의 적인 구소련이 사용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공세적 방첩활동은 적 조직에 대한 지식을 통해 적의 허를 찌르고 적의 공세적 방첩활동을 막아내는데 자신들의 핵심전력을 동원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연합국이 2차 세계대전과 걸프전에서 그랬듯이 적을 기만하고 와해시킬 수도 있게 해준다. 게다가, 테러리스트나 범죄조직 지도자가 체포돼 복역하는 것을 우리가 거의 목격하지 못했던 것처럼, 적 지도자를 체포·수감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수단을 필요로 한다. 20세기 들어 자유민주 국가들이 방첩활동을 활용해온 것처럼, 우리는 현재 직면한 여러 위협요소를 대처하는 데에도 방첩활동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방첩활동이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방첩활동은 종종 서방국가에서 범죄조직을 와해시키거나 약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본질적으로 범죄자들은 조직원간에도 서로 믿지 않는 성향이 있다. 이런 범죄자들의 성향을 이용해 범죄조직 및 이들과 연계된 정부 관계자들에게 역정보를 흘림으로써 서로 불신이 싹트게 한다면, 이들은 내부적 상황을 파악하여 누가 배신자인지 가려내는데 상당한 시간을 허비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범죄조직을 장악해 자신들의 정체가 노출됐다고 믿게 하거나 조직원 간에 서로 배신했다고 믿게 함으로써 조직의 전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도 있다. 물론, 이렇게 역정보를 사용한다고 해서 해당지역 모든 범죄자들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범죄조직을 약화시키고 범죄조직과 정부인사들 간의 비밀 커넥션을 와해시킬 수는 있다. 물론 이것은 무척 어렵고 위험한 임무다. 철저한 주의 및 사전계획을 요구하며, 작전부서 외부에서도 냉철한 검토가 필요하다. 범죄조직·정부·테러조직 간의 유착관계를 와해시키는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며 민주적 기준을 충족시키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방첩부서의 작전 수행과정에서 범죄조직 특성상 범죄자들은 폭력사태와 살인 같은 중범죄를 일상적으로 자행할 것이며 그 때문에 작전에 따르는 리스크도 클 것이다. 범죄자들은 자신들이 위협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격렬하게 반응할 것이고 살인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조직을 그대로 방치하면 대량살상을 기도할 수 있는 위협요소가 되고, 인권유린 및 경제 활력의 감소,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위협으로 연결되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여러 위협을 가하는 다양한 범죄조직 및 행위자 간에 새로운 협력관계가 생겨날 가능성 등도 있기 때문에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비밀공작 비밀공작은 목표대상의 상황이나 조건 및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이 비밀공작을 지시하는 사람이 노출되면 안 된다는 특성이 있다. 비밀공작과 방첩활동은 둘 다 적을 조정하고 통제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은 비밀공작이 정보기관원 이외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방첩활동은 적의 정보공작원이나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정부관계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비밀공작은 가치체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보다 공개적인 기관 및 단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활동이다. 국가 및 비국가 행위자 모두를 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다. 20세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비밀공작의 역사는 다양한 형태를 띠어 왔다. 놀라운 성공사례도 찾아볼 수 있지만 참담한 실패사례도 부지기수로 많다. 대부분의 자유민주 국가에서 비밀공작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데 몇몇 국가들은 20세기 후반 효과적이면서도 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밀공작을 활용·감시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하였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보통 비밀공작에 부정적 경향을 보이면서 공개적 영향력 행사를 선호한다. 정부가 공개적으로 자원 배분 및 민주적 가치 증진, 법치주의 확산, 경제 발전과 같은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곳에서는, 미국 '전미 민주주의기금' 및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재단', 독일 '정당재단' 등과 같은 시스템 운영자들이 비밀수단은 쓸모가 없고 오히려 불이익만 가져다 준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밀공작이 공개적 수단에 대한 보조 역할로서 유용한 여러 상황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밀공작은 공개적 수단을 사용했을 경우에 공작 수혜자 및 스폰서가 피해를 입게 될 경우에 유용하다. 전시·평시를 불문하고 비밀공작 스폰서 및 수혜자, 공작원의 신원을 철저하게 감추고 공작을 진행할 경우 우호세력을 보강하고 적대세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종종 발생한다. 본문에서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철저한 신분위장이 필요할 때가 있고 어떤 때는 대강의 신분가장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테러리스트 및 핵확산 세력, 그리고 범죄자 및 이들과 결탁한 정부관계자들에 대한 대항수단 중 하나는 먼저 이들을 공개적으로 폭로하는 것이다.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비인도적 활동을 벌이고 있고 도적질을 일삼고 있음이 널리 알려진다면 그 개인이나 집단은 더욱 철저한 감시 하에 놓이게 되고 이는 전보다 비인도적 활동 및 도적질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마약거래, 여성·아동 인신매매, 핵물질거래 등 불법활동을 일삼는 극단적 민족주의 조직이나 혁명조직, 혹은 종교집단이 공개적으로 폭로된다면 이들은 ‘공공의 적’ 같은 존재가 될 것이며 세계 여러 국가 및 국제기구가 이들을 비난할 것이다. 이들 불법활동 조직원 가족들은 점차 비자발급이 어려워질 것이고 해외여행 또한 어려워질 것이며 합법적 회사 및 은행을 통해 비즈니스를 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이들의 선전활동은 무시되고 효과적 활동 자체가 점차 어려워질 것이다. 때로는 공개적 폭로가 공공연하게 수행될 수도 있다. 한 개인 또는 집단의 특정 범죄 자행사실을 정부가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공개·비공개적 정보활동을 통해 관련사항을 문서화한다면, 이들의 범죄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물론 이렇게 불법 범죄활동을 폭로하는 방법은 이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따라서 공익캠페인 등을 통해 비공개적 방법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이다. 공익캠페인를 활용하면 누가 어떻게 정보를 수집했는지를 밝히지 않고 불법활동 관련정보를 대중에 노출시킬 수 있다. 많은 국가에서 아직까지 책·기고문·영상 등의 공개 캠페인을 통해 특정 그룹 및 정치인이 불법활동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킨 적은 없지만, 이러한 활동은 조직범죄에 연루된 범죄 집단이나 정치인의 평판·영향력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전적으로 공개적 수단에 의존해 체계적 캠페인을 조직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국제적 연합을 결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두 국가가 연합해 공개 캠페인을 전개하면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특정 외국인을 부당하게 괴롭힌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들 불법세력은 보통 뒤를 봐주는 정부관계자가 있고 변호사·홍보 전문가를 고용해 자신들의 혐의를 최소화하려 할 것이다. 범죄조직의 불법활동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 캠페인을 지속하기 위한 차원에서 정부는 소송을 통해 협조자 및 기술적 증거를 공개하라는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이런 공개적 캠페인은 여러 민간부문 전문가들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야기할 수도 있다. 민간부문 전문가들 중에는 범법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캠페인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캠페인을 통해 범법자들의 정보를 확산시키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 특히 국내외 기관들은 범법자들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 정부의 하수인처럼 보여 지는 것에도 거부감을 보일 것이고, 범법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보복하겠다고 협박할 것이다. 미국 정부에서 나서서 군사적으로 보호해주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는 중요할지 모르지만 해외 비정부행위자들을 정치적·심리적으로 보호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와 직접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비밀 캠페인을 진행하면 법적으로 정부가 노출될 수 있는 소지를 줄일 수 있다. 비밀 캠페인을 진행하면 미국 내 또는 해외에서 범죄조직이 민사소송을 통해 미국 정부에 소를 제기해 정부가 피고가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특정 시점에 범법자나 범죄조직을 고소하기로 결정할 경우, 과거 공개 캠페인 등을 통해 공개한 정보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밀 캠페인에는 필수 불가결한 리스크가 수반된다. 정부가 범죄자라고 판단되는 개인의 유죄 여부에 대한 오판을 내릴 수 있다. 정부가 범죄자로 한번 낙인찍으면 한 개인은 그 오명을 되돌릴 방법이 없다. 이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을 대중에게 폭로·와해시키는 목적의 프로그램들을 특별히 감독할 필요가 있다. 비밀 캠페인 진행 이전과 진행 과정에서의 대상목표 혐의에 대한 오판을 최소화하고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비밀캠페인의 지침·절차·기법 등을 행정부와 사법부에 미리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대상목표가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위험부담도 있다. 대상목표가 캠페인을 주최하고 캠페인에 연관된 관계자를 추적해 보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일어난 사례를 보더라도 기자들이 살해당한 경우가 많고 관계자들이 공개 또는 비밀 여부를 막론하고 보복을 당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비밀 캠페인이 일반대중에 노출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만약 대상목표의 범법행위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고 사용된 캠페인이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았으며,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정책적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진행됐다면 일반대중에게 노출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물론, 비밀 캠페인은 노출되었을 때 단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해당 비밀공작이 대중의 위협 인식과 일치하고 승인절차가 규정대로 지켜졌으며 비밀공작 수단이 상식적 범위를 넘지 않았을 경우, 일반 대중에게 노출된다 하더라도 리스크는 그리 크지 않다. 본문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겠지만 대중에게 노출된 수많은 공작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다. 그 사례로 극단주의 조직이나 폭력조직과 결탁한 정적(政敵)의 실체를 폭로하거나 적 정보기관의 활동을 폭로한 것 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비밀공작 및 방첩활동이 오늘날 사회 환경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밀공작이나 방첩활동을 통해서만 안보가 지켜진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다. 실제로 본서의 주된 논제도 역사적으로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는 “더러운 속임수”라는 인식이 있지만 미국과 같은 자유민주 국가가 전시 및 비상시를 제외하고는 비밀공작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데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점은 지적할만하다. 물론, 복잡다단한 양상을 보이는 국제정치 하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자유민주 국가 간에도 위협에 대한 기본적 인식과 비밀공작 활용에 대해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비밀공작이 자유민주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칙에 따라 수행되며 법률을 준수하고 효과적으로 진행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가 진전됨에 따라 비밀공작은 국가정책의 전체적 틀 안으로 통합되어질 수 있다(국가 정책의 전체적 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비밀공작은 단독으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또한, 비밀공작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국가 정책의 큰 틀 속에 통합되어 추진된다 하더라도 효과적 비밀공작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비밀공작과 방첩활동을 지원하는 비밀 “인프라”가 필요하다. 상근 전문가를 채용해 훈련시켜야하며 이들이 비밀공작 업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물질적·심리적 지원도 병행하여야 한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의 역사가 말해주듯 이들 전문가들은 충분한 훈련을 받지 못하고 보수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채용된 전문가들은 비밀공작 업무를 꺼려하고 고용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비밀공작 업무에 매료되어 봉급인상이나 승진도 마다한 채 육체적·정치적·심리적 리스크를 기꺼이 감당하려 한다. 본서에서 추가 논의하겠지만, 비밀공작 및 방첩업무에 대한 그들의 참여는 그들의 활동을 비생산적이라고 평가하는 동료들과의 갈등을 종종 유발하기도 한다. 방어적 방첩 담당관들은 조직 내에서 종종 “브레이크”나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직원채용 및 비밀 수집활동을 수행하는 열성적 수집관들을 방해하는 존재로 비춰진다. 하지만 “브레이크·우유부단함”이라 비난받는 방어적 방첩 담당관의 성향이 필요한 때가 있다. 비밀공작 작전이 실패한 경우 사후 분석을 해보면 방첩활동 수행방식이 신중하지 못했음이 드러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공세적 방첩전문가 및 비밀공작 전문가들은 종종 추가적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이들은 조직 내 검열관이나 감독관들에 의해 오해를 받을 소지가 다분한 ‘회색지대’ 업무를 다루기 때문에 항상 특정한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전략적·공세적 사고를 하는 뛰어난 방첩 및 비밀공작 전문가는 많지 않다. 특히 위기시가 아닌 평시에는 더욱 그러하다. 조류를 거스르고 있기 때문에 적국에서는 이들 전문가를 찾아내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첩작전을 펼치기가 쉽다. 적국이 비밀공작이나 방첩 전문가를 찾아내 “당신은 우리에게 감시당하고 있다”, “언젠가 당신에게 보복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접근해 무력화 시킨다 해도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물론 “시기와 방식은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위협이 상존하고 있고 실제로 위협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전통·근대·근대 후기적 요소가 복잡하게 뒤섞여 있는 현대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국익을 보호·증진하기 위해 국가는 목표에 대한 정책적·전략적 합의를 이루어야 할 뿐만 아니라 성과를 거양하기 위한 공개·비공개 프로그램의 도입과 실행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국가가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켰을 때 비밀공작은 21세기의 ‘트럼프 카드(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