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일 전쟁이 나더라도 전국에서 장졸들이 일어나 팔뚝을 걷어붙이고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평양감사 홍명구는 이미 인조가 청태종에게 항복을 결정한 1월 28일에 강원도 김화에서 청군과 전투를 벌이다 대패해 전사했다.
흔히 정치적 이슈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면 대개 강경파가 득세하게 된다. 강경하게 발언하면 용감해 보이고, 용감하면 선명하고, 선명하면 충성스러워 보인다. 강경파가 스스로 들떠서 강경한 목소리를 높이면 온건파는 숨을 죽인다. 강경파는 온건파를 회색분자라거나 비겁한 자로 매도하기 때문이다. 논쟁이 시작되면 강경파는 온건파를 악(悪
)으로 규정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선언한다. 적을 앞에 두고 반대파 처단에 혈안이 되면 불행하게도 강경한 목소리만 남게 된다. 역사의 비극은 강경파의 무책임한 주장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도강록 中
2013년 늦여름, 나는 신민시 외곽을 지나면서 당나귀 수레에 참외를 가득 싣고 길가에서 팔고 있는 참외 노점상을 만났다. 연암이 이 부근에서 참외 장수의 속임수에 빠졌던 것을 생각하자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물었더니 흔쾌히 응했다. 흔히들 물건을 사지 않으려면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는데, 그는 참외를 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사진을 찍고 나서도 다른 말이 없었다. 적어도 그는 연암 박지원이 만난 참외장수의 후손은 아닌 모양이다. 결국 그의 마음씨에 끌리어 참외 두 개를 사서 길을 재촉했다.
-성경잡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