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지만 있으면 다 할 수 있어. 안 되는 일이 어디 있어’라는 말을 자주 하던 친구가 있다.
나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사회생활을 하며 내 일이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 자신조차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도 알았다.
파도 위에서 카누를 타는 여인은 적당히 리듬을 타며 ‘나처럼 해봐’라고 말하는 것 같다.
‘세상을 상대로 뻣뻣하게 버티지만 말고 네 마음대로 안 될 때는 바람을 따라가. 단, 방향키는 잘 잡아야 해’라고 그녀가 말한다.
사실주의 대표 화가 쿠르베가 그린 <카누 타는 여인>이다.
_사회에서 밀려 가정으로 들어갔을 때 만난 그림 중에서
“셋째 안 낳니?”
시월드에 가면 이런 이야길 꾸준히 들었다.
“너 요즘 일하니?”
이건 또 무슨 질문일까?
셋째 낳으란 말과 일하느냐는 질문은 다르지만 같은 맥락이다.
“아이 둘 낳고 공백이 생겨서 이제 일하기 힘들어요, 저를 써주는 곳이 없어요.”
대답이 까칠하다. 하지만 까칠한 말을 내뱉는 그 마음을 배려할 생각은 애초에 없다.
“그럼 애라도 하나 더 낳아.”
(중략)
가까운 사람에게 차가운 말을 들은 날은
독이 든 우물 앞에 앉아 물을 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는 그림 속 소녀가 된다.
독이 든 우물은 미움이 가득한 우물이다.
_ 차가운 말이 싫어질 때 만난 그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