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 옌롄커 장편소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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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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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출간 즉시 전량 회수, 홍보·비평·게재·각색 금지… 금서(禁書)로 지정되며 폭발적 논란을 일으킨 최고의 화제작 중국 현대 문학의 거장 옌롄커의 대표작
"놀랍게도 무례한 풍자, 부조리, 유머, 재치가 넘친다." ㅡ LA 타임스
"옌롄커의 풍자는 마오이즘의 이상과 그것이 품은 거짓의 결말을 훌륭하게 드러낸다. 또한 이 작품은 타협된 관계와 성취되지 않은 소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ㅡ 퍼블리셔스 위클리
"거의 모든 페이지가 역설적이다. 아, 물론 관능적이기도 하다." ㅡ 북리스트
현재 중국 평단의 지지와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받으며 '가장 폭발력 있는 작가'로 평가되는 소설가 옌롄커(閻連科). 그는 문단의 평가나 대중적 인기에 무관하게 오로지 작품을 통해 가장 본질적인 작가의 세계관을 드러내고 문학의 본원을 지향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5년 발표되자마자 금서로 지정되면서 중국 현대 문학사의 문제작이 된 이 책에서, 그는 혁명의 서사와 욕망의 동경을 대비시킴으로써 중국 인민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근원과 왜곡된 인간 존재를 드러낸다. 군부대 내에서 발생한 권력욕, 인간적 욕망, 성욕 등이 한데 얽힌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爲人民服務)』는 이야기의 전개에 치중하는 통속 소설들과 달리 사물과 심리 묘사가 뛰어나며, 고도의 상징적인 수법을 통해 정치적 현실과 삶의 괴리를 희화화하여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혁명의 성스러운 언어를 가장 낭만적 수사로 풍자해낸 이 작품은 "쾌락의 끝을 향해 치닫는 남녀의 사랑 행위와 문화대혁명의 집단적 광기를 대비시킴으로써 혁명 서사에 억눌렸던 인간의 감성을 부활시킨 옌롄커의 대표적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출간 즉시 금서로 지정되며 폭발적 논란을 일으킨 중국 문단 최고의 화제작 · 비공식 베스트셀러
2005년 봄, 중국 광둥성 격월간 문예지 『화청(花城)』 3월호에 장편소설 한 편이 상당 부분 삭제된 채 발표된다. 중국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어느 군부대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그러나 이미 많은 부분을 사전에 걸러냈음에도 발간되자마자 중앙선전부의 긴급 명령으로 초판 3만 부가 전량 회수 및 폐기되고, 향후 출판 및 홍보, 게재, 비평, 각색을 할 수 없는 이른바 '5금(禁) 조치'를 당하게 된다. 중국 문단은 발칵 뒤집혔고 문예계는 거세게 저항했지만 당국은 요지부동이었다. 이 소설은 그렇게 조용히 사라지는 듯했으나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이 작품은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수많은 중화권 독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해적판을 돌려 보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의 과잉 탄압은 오히려 독자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작품은 중화권은 물론 해외 독자들 사이에서도 반드시 읽어야 할 문제작이 되었다. 그렇게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21세기 중국 문단 최고의 화제작이자 비공식 베스트셀러로 떠올랐으며, 해외에서도 10여 개국에 소개되어 세계 문학계의 찬사를 받았다.
혁명의 언어를 욕망의 언어로 비틀어내며 억눌렸던 인간 감성을 부활시킨 걸작
문화대혁명 당시의 어느 부대. 사단 전체를 통솔하는 수장은 자신의 성 불능을 감추고 이혼 후 젊은 간호사 출신의 류롄을 만나 재혼하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은 순조롭지 못하다. 그때 상부의 지시로 젊은 군인 우다왕이 사단장의 집에 파견되어 취사와 청소를 담당하게 되자, 류롄은 '인민을 위해 봉사하라'라는 마오쩌둥의 혁명어를 내세우며 자신에게도 성과 애정의 봉사를 해줄 것을 강요한다. 우다왕은 처음엔 그녀의 요구를 거부하지만, 승진의 문턱에서 사단장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되자 결국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류롄과 애정 행각을 벌이면서 우다왕은 점차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욕망에 눈뜨게 되고, 육체적 사랑이 깊어질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새로운 권력 관계가 형성된다. 파격적이고 시적인 성애 묘사로 논란의 중심에 놓였던 이 작품이 당국으로부터 금서 조치까지 받은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바로 마오쩌둥이라는 지고한 존재가 내세운 혁명의 모토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지극히 인간적인 욕망의 언어로 전락시킴으로써 혁명 전통을 희화화했기 때문이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중국 사회에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라는 한마디는 혁명 언어의 경전이자 무소불위의 금언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언어를 인간의 욕망으로 해체함으로써 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개개인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근원을 확인하고자 했다. 이 작품은 체제에 의해 부정당한 사랑과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문학인으로서의 노력과, 개혁개방이 시작된 지 40년을 향해 가는 지금까지도 중국 사회의 불안 요소로 남아 있는 혁명의 잔재를 해소하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을 담았다. 이번에 나온 3판은 과감한 분위기로 화제가 되었던 초판 표지를 되살렸으며 소장하기 좋은 양장본으로 거듭났다. 또한 2판에서 책 말미에 수록한 작가 연보 역시 최신 정보를 반영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책속에서
[P.46] "사모님, 제게 더 하실 말씀 있습니까?" 그녀는 그의 얼굴을 차갑게 노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그럼, 이만 내려가도 되겠습니까?" "내려가 봐." 우다왕이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막 문 앞에 이르렀을 때, 류롄은 그를 다시 불러 세워 알 수 없는 한마디를 했다. "솔직히 말해봐. 매일 자기 전에 목욕하나?" 그는 고개를 돌려 의도를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합니다. 신병훈련 때 저희 지도원이 남방 사람이었습니다. 목욕하지 않으면 잠자리에 들지 못하게 했지요." "내 말뜻은 매일 씻느냐는 거야." "매일 씻습니다." "그럼 가봐.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새겨진 팻말이 식탁 위에 없으면 내가 시킬 일이 있으니 위층으로 올라오라는 뜻이라는 걸 잊지 마." 우다왕은 도망치듯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가장 먼저 부엌의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푸푸 소리를 내며 얼굴에 가득한 땀을 씻어냈다.
[P. 150] 류롄은 술을 또 한 잔 따라 마시고는 반쯤 취한 눈으로 우다왕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너도 알지? 난 마오 주석의 저작을 공부한 적극분자라는 걸 말이야. 마오 주석의 어록을 외우는 데는 병원 사단 전체에서 내가 최고였다니까. 한번은 사단장 앞에서 백 개가 넘는 항목을 글자 하나 안 틀리고 단숨에 암송한 적이 있지. 구두점이나 쉼표 하나 빠뜨리지 않았어. 사단장이 그 자리에서 말하더군. 난 류롄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말이야. 그래서 사단장에게 시집오게 된 거야. 나는 진심으로 사단장에게 시집오고 싶었거든. 사단장은 나를 위협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어. 하지만 그가 사단장일 뿐, 남자가 아닐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 사단장과 그의 아내가 이 문제 때문에 이혼한 것도 전혀 몰랐어. 내가 말은 안 했지만 사단장은 내게 무릎까지 꿇었어. 너도 생각해봐. 사단장은 나이가 많은 데다 고위 간부잖아. 그가 신사군(新四軍)에 입대할 때는 겨우 열네 살이었어. 항일전쟁 때는 네 번이나 부상을 당했지. 해방전쟁 때는 탄환이 그의 허벅지 사이를 관통했고. 지금도 그의 몸에는 해방전쟁 때 박힌 탄환이 두 개나 남아 있어. 하나는 등에, 하나는 다리에 박혀 있지. 그의 무공 훈장이 들어 있는 상자가 옷장 안에 몇 개나 있어. 우다왕, 너는 내가 사단장이랑 이혼할 수 있을 것 같아? 혁명을 위해 싸우다가 머리가 다 센 사람이야. 그런 그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이처럼 우는데 어떻게 그와 결혼하지 않을 수 있겠어?"
[P. 165] 그녀가 식당 입구에서 식탁 위에 놓인 나무팻말을 힐끗 쳐다보며 우다왕에게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갑자기 우다왕이 입고 있던 땀투성이 군복을 그녀에게 벗어 건네며 말했다. "이봐요, 이 옷 좀 빨아줘요." 그녀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면서 한참 미동도 하지 않다가 물었다. "뭐라고?" 그가 다시 말했다. "더워 죽겠어요. 가서 내 옷 좀 빨아달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