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짱이는 여전히 딱하다는 표정으로 개미에게 물었다.
“그래? 그럼 몇 마디 물어볼게. 너는 지금 무얼 하다가 나왔니?”
“그야 집안일을 하던 중이었지.”
“창고에 겨울을 지낼 식량을 쌓아두고도 또 무슨 일을 해?”
“일이야 늘 있지. 집이라는 게 늘 이것저것 수리할 것도 있고, 또 내년의 일을 위해서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도 있고.”
“그러면 일 년 내내 일만 하는 거잖아! 내년에는 쉬면서 놀 수 있어?”
“내년에는 또 내년의 일을 해야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오늘의 희생이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 지금의 어려움을 견디지 않고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겠냐고!”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의 고생을 계속 견디라고? 봄부터 가을까지가 일 년의 대부분을 차지하잖아. 겨울 한 철을 좀 더 편하자고 나머지 세 계절을 희생하라고? 이런 바보 같은 짓이 또 어디에 있겠어. 결국 계속 일을 중심으로 살아간다는 얘기잖아. 그러면 너희가 그토록 강조하는 내일의 행복은 도대체 언제 오는데?”
-#행복_‘노래하는 베짱이와 일하는 개미’에서
“심판 역할이야 어렵지 않지. 그런데 그전에 할 말이 있어. 내가 보기에는 이 시합 자체가 문제가 있어.”
“무슨 말이야? 힘을 겨루는 시합이 뭐가 어때서?”
“누가 잘하는지 겨루는 일이야 문제가 될 게 없지. 하지만 왜 꼭 다른 누군가를 상대로 더 강한 힘을 가졌는지를 가려야 해?”
“그러니까, 그게 왜 문제냐고?”
“너희들이 오늘 말로 겨루거나 나를 상대로 한 시합이 그렇잖아. 왜 남에게 해를 입히거나 강제하는 것을 강하다고 생각해? 하긴 너희만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걸핏하면 경쟁하는 잘못된 방식이기는 해. 이런 식으로 힘을 겨루는 사고방식은 철저히 강자의 논리에 불과해!”
“원래 경쟁이란 게 다 그렇지 않아? 당연히 누가 더 센지를 가려야지.”
“진정한 힘은 다른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거나 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 누가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아니야? 진짜 힘은 남에게 주는 충격이 아니라, 누가 더 도움이 되는지 여부여야 하지 않냐구.”
바람이 의아스러운 표정으로 나그네에게 다시 물었다.
“네가 말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 우리가 어떤 걸 겨루었어야 한다는 말인지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해 줘.”
“예를 들어 해와 바람 중에 누가 이 세상의 온갖 생명이 살아가고 번성하는 데 더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 한번 얘기해 봐.”
-#파워_‘힘이 강하다고 다투는 바람과 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