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유니버+시티-대학과 도시의 상생발전』은 대학과 도시의 상생발전에 뜻을 함께한 전국 여러 지역의 대학 총장 16인과 단체장 7인의 귀중한 제안과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들이 쓴 ‘유니버+시티의 개념, 시대적 배경, 해외사례, 과제, 비전’에 대한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박태준미래전략연구총서’ 8권이자 포항공과대학교 출판부의 두 번째 출판물이다. 1) 현재 각 시와 대학교에서 추진중인 과제, 2) 대학과 지방 혹은 중앙정부가 서로에게 요청하고 싶은 일, 3) 대학과 도시의 상생발전을 위한 시장과 총장의 새로운 제안, 그리고 4)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적 인재육성 방안 등을 사회적으로 널리 공유(共有)하자는 취지로 기획한 이 책은, 여기에 결집된 Univer+City의 지혜가 대한민국과 도시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길 소망한다.
‘유니버+시티’란 대학을 뜻하는 University의 ‘유니버(Univer)’와 도시를 뜻하는 ‘시티(City)’를 결합시킨 용어로, 포스텍이 2016년 5월 처음으로 대학과 도시가 함께 책임을 지고 공동체의 더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화두로 내놓은 말이다. 빅데이터, 바이오에너지 같이 일반 대중에게 익은 외래어는 아직 아니지만, 우리나라 여러 대학과 도시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담보한 말이어서 머잖은 장래에 많은 이에게 익숙한 용어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 유니버+시티는 대학과 도시가 진정한 상생발전의 공동체로 거듭난 지역사회다.
세계의 변화와 혁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세계는 이미 산학협력을 넘어섰다. 교육, 연구뿐만 아니라 창업과 창직(創職), 그리고 지역혁신에도 대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대학 없는 지역발전 전략이나 정책이 불가능해진 시대에 우리는 들어와 있다. 의식이 바뀌어야 하고, 리더십이 지기찰변(知機察變)해야 하고, 중앙정부가 국가 미래를 위한 정책적 차원에서 Univer+City를 지원하고 이에 지방정부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호응해야 한다. 대학과 도시의 상생발전으로 나아가는 Univer+City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래 세대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었던 전통적 대학이 연구를 시작한 것은 겨우 30년 전이다. 우리 사회는 그간 많이 달라졌으며 이제는 대학들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21세기의 지식산업 경쟁력 확보에 대학이 기여해야 한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우리 사회가 전반적인 정체와 저성장의 늪에서 고통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학들이 그간 교육과 연구를 통해 추구해 왔던 인재가치와 지식가치를 앞으로는 창업(創業)과 창직(創職)으로 연계하여 사회·경제발전에 좀 더 직접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에 우리는 전자,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제반 산업 분야에서 기적 같은 발전을 이루었으며 그에 따라 산업도시들도 생성되고 번성했다. 그러나 과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이며, 특히 대한민국이 본격적인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해당지역의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목적으로 울산 및 포항에서는 2016년부터 두 도시의 시청과 상공회의소 그리고 지역의 대학들, 즉 울산대학교, UNIST, 한동대, 포스텍 등이 함께 라는 모임을 만들어 대학과 도시의 상생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대학과 도시는 상생발전을 위해 각종 제도를 완비하고 실천해야 한다. 대학이 도시의 현안 문제들이나 미래 과제들을 해결하고, 도시는 대학에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줄 뿐만 아니라, 도시가 대학과 기업의 유기적 협력을 매개하고 지원하는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는 도시와 대학이 더불어 상생발전의 길로 나아가는 선순환 발전 구조다. 상생발전을 추구하고 그것을 함께 수확하는 동상동몽(同床同夢)의 파트너로 굳어지는 것이다.
물론 대학과 도시, 그리고 기업의 고유 영역은 그대로 보존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대학과 도시와 기업이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공유하여 상생발전의 제도를 갖추고 실행하는 가운데, 대학은 더 좋은 인재를 길러내고 더 좋은 지식을 일궈내서 더 많은 창업과 창직(創職)에 기여하고, 도시(시정부)는 더 풍요로운 경제적 환경을 조성하면서 더 좋은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행정 역량을 펼쳐나가고, 기업은 지속가능의 튼실한 경영을 확보하여 그만큼 더 지역사회에 기여하게 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통적으로 대학의 상징은 횃불이었다. 대학은 진리의 길을 밝히는 지성의 공간이고 지식의 집단이라는 뜻이며, 이것이 사회적 통념이기도 했다. ‘지식기반’을 넘어 ‘지식융합’이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우리 시대에 대학은 어떻게 횃불로서의 사명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인가? ‘유니버+시티’는 그 중요한 대답이다.
한국사회에서 서울은 전국의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대다수 지방 도시에 ‘지식의 공동화(空洞化)’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쓸 만한 인재는 거의 다 서울 가고 없다”는 말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대다수 도시들은 ‘지식의 시대’를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 도시의 정체나 퇴보는 그 공동체의 대학에도 아주 나쁜 영향으로 회귀되기에, 여기서 대학과 도시가 설정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적 좌표를 바라볼 수 있다. 서로 어깨를 함께하고 ‘대학과 도시의 상생발전’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과 도시가 공동체의 위기에 대응할 혁신에 대한 절박한 인식을 공유하고 상생발전의 제도와 문화를 정착시키며 지속가능한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것이 유니버+시티의 길이다.
책속에서
지난 십수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대학과 도시의 협력·상생 문제가 꾸준히 사회적으로 확장되게 만든 배경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짚어볼 수 있다. 첫째, 한국경제가 저성장 시대에 진입함으로써 다이내믹코리아의 동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정적 계기는 여전히 ‘IMF사태’라 회자되는 외환위기사태였다.(...) 둘째, 지구촌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체험하는 글로벌시대에 세계경제의 순환구조에 의해 후발개도국이 급부상함으로써 한국의 전통적 제조업을 비롯해 경제 주체들이 위축된 상황에서 지식기반, 지식융합의 새 지평이 활짝 열렸다는 것이다. - ‘‘대학과 도시의 상생’이 등장한 배경’ 중에서
유니버+시티를 완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최소한 세 가지는 강조해야 한다. 의식과 리더십, 그리고 예산에 관한 문제가 그것이다. 새로운 의식이 새로운 시작이다. 이 진리의 명제를 우리는 다시 주목해야 한다. 대학과 도시, 도시와 대학의 상생발전─유니버+시티의 새로운 비전에 도전하는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고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보다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새로운 의식으로 무장하는 것이다. 지방정부(집행부+의회)와 중앙정부, 대학, 그리고 시민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 위기를 맞이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탁월한 리더십의 몫이다. 새로운 대세가 펼쳐지는 기미를 알아차리고 그 변화의 방향을 통찰하는 지기찰변(知機察變)의 안목과 지혜는 예나 지금이나 리더십의 필수 덕목이다. 그것은 조직이나 집단의 불행을 예방해줄 뿐만 아니라 미래의 주동적 지위를 담보해주는 예지이다. (...) 대학과 도시(지역사회)의 상생발전, 유니버+시티로 나아가기 위한 의식과 리더십이 충분히 갖춰졌다면 마지막 남은 문제는 그것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는 일이다. - ‘유니버+시티, 문제는 의식·리더십·예산이다’ 중에서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는 ‘10년 후 일자리의 60%는 아직 탄생하지도 않았다’라고 말하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일자리 변화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가 감소하여 앞으로 산업인력 수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시대는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대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는다면 취업이 더 어려워지는 기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4차 산업혁명시대의 트랜드에 부합하는 교육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 적용과 지역의 미래 산업수요에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양성을 위해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 ‘대학과 인재가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스마트도시, 부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