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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추억
이 황량한 역에서
과객
두 겹의 노래
심근경색
장려했느니, 우리 그 낙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장군과 박사
해설_민족이라는 아버지와의 만남/ 이경재(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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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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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격동과 함께한 이문열 중단편 문학
데뷔작부터 수상작, 그리고 논쟁작까지
이문열의 문학 세계를 망라하는 51편의 중단편전집

우리 시대의 격동과 함께한 한국문학의 대표 소설가 이문열. 그가 발표한 중단편 소설 51편을 전 6권으로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재출간하였다. 이번 판본에서는 표지를 바꾸고 4권「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표제작을「타오르는 추억」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본문의 수록 순서를 일부 변경하기도 했으며,「심근, 그리하여 막히다」의 제목을 「심근경색」으로 바꿔 의미를 명확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이문열의 데뷔작인「나자레를 아십니까」「새하곡」, 출세작이라 할 수 있는「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그리고 논쟁작「달아난 악령」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문열의 문학 세계를 망라하는 51편의 명품 소설들이 펼쳐진다. 그의 중단편 소설들이 2000년대 초반에도 발표되긴 했지만, 대부분은 1980년대와 1990년대 발표되었다. 이문열의 소설에 대해서는 “복고적 낭만주의자” “보수적 귀족주의자” “현란하고도 유려한 문체” “현학 취미”와 같은 수식어들이 따라다닌다. 한국전쟁과 분단, 그리고 반공주의의 억압과 4·19 이후 지속적으로 전개된 민주화 및 해방의 이념에 둘러싸인 우리 시대의 격동을 그 누구보다 잘 담아낸 이문열의 중단편전집이 발표된 지 수십 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다시 읽는 이유는, 이문열의 소설 안에 내재된 우리 시대의 격동과, 그로 인한 아픔과 비애, 절망과 허무가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 6권의 각권 말미에는 문학평론가의 작품 해설을 담았다. 이문열이라는 작가 세계, 그리고 그의 문학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해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길잡이 역할이 될 것이다.

민족이라는 아버지와의 만남,『타오르는 추억』

「타오르는 추억」은 이번 작품집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대타자의 부재로 인해 상징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나’는 자신의 기억과 사람들의 기억이 서로 충돌하는 바람에 평생을 고통 속에서 지내온 사람이다. …
사람들의 기억과 충돌을 일으키는 핵심적인 ‘나’의 기억은 아버지에 대한 것이다. ‘나’는 아버지가 “총에 맞아 벌집처럼 된 시체로 돌아왔다”는 주변 어른들의 말과는 달리, 아버지가 “선산(先山) 발치에 있는 새 무덤가에서 하얀 모시 도포 차림으로 학처럼 하늘로 솟아올랐다”고 기억한다. ‘나’는 아버지가 “용감한 국군 아저씨로서 괴뢰군을 무찌르다가 총을 맞고 집으로 돌아와 학이 되어 하늘로 날아갔다”는 기억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
아무런 저항 없이 포기해 버렸던 기억 하나가 사실임이 확인되자, ‘나’는 “어린 날의 환상으로 단정하고 포기해 버린 그 기억이 실제로 있었던 것인가를 끝까지 확인해 보고 싶”어진다. ‘나’는 다시 “잃어버린 진실들을 회복하고, 거기에서 새로 출발”하려는 계획으로 누구보다도 자기 기억의 많은 부분을 부인하거나 포기를 강요한 사촌 형을 찾아가지만, 아버지의 기억을 중심으로 한 ‘나’의 기억이 과연 진실인지 여부는 끝내 확인되지 않는다. ‘나’는 국군으로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학이 되어 날아간 아버지의 기억을 보증해 줄 “학으로 날아간 아버지의 깃털 하나”도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억의 진위를 확보해 줄 확고한 의미나 가치의 질서체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경재(문학평론가)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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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5] 나는 쏟아지는 코피를 닦으려고도, 다시 정강이에 떨어지는 발길을 피하려고도 하지 않고 다급하게 되물었다. 사실 진작부터 나는 아버지의 죽음에 몇 가지 석연찮은 심증을 가지고 있었다. 내 물음을 받은 어른들의 태도나, 이따금씩 나를 쓸어안고 우시면서 곁들이던 어머니의 넋두리 같은 것 외에도,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로 어른들의 수군거림을 엿들은 것으로, 어쩌면 내가 그토록 대단하게 아버지의 죽음을 미화하기 시작한 것 자체가 이미 그런 그들의 태도에서 느낀 어떤 불안 때문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타오르는 추억」
[P. 191] 그러므로 신민들이여, 겨레여, 이제 짐은 한 고명(顧命)으로 그대들에게 바라노라. 부질없이 지난 그릇됨을 따짐에 날을 허비하기보다는 망한 나라를 새로 일으키는 데 날을 바치거라. 몰라 저질러진 지난 허물을 원망하기보다는 알면서 행한 죄악에 분한(憤恨)을 품으라. 죽기로 싸워 저들 간악한 섬오랑캐에게 나라 빼앗긴 부끄러움을 씻으라.
-「장려했느니, 우리 그 낙일」
[P. 214] 사실 그 전 1년을 거의 아무에게도 저항 받지 않고 그 반을 지배해 온 석대에게는 그런 내가 얄밉고도 분했을 것이다. 그 이상 그날의 내 행동은 단순한 저항을 넘어 중대한 도전으로 보이기조차 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나를 혼내줄 힘도 이쪽 저쪽으로 넉넉했다. 급장으로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위임받은 합법적인 권한과 전 학년을 통틀어 가장 센 주먹이 바로 그랬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