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밧줄놀이 밧줄놀이 · 11 | 아버지의 모습 · 15 | 빗살무늬로 서 있는 야자수 · 19 두 개의 필통 · 23 | 만추(晩秋)의 풍경 속으로 · 26 | 석류 · 30 샹그릴라에서 · 32 | 그날의 병풍 · 37
제2부 공명의 집 무경계의 지점에서 · 43 | 공명(共鳴)의 집 · 49 | CPA는 나에게 무엇인가? · 53 내 빛의 소명은 무엇인가? · 61 | 셰익스피어의 본색(本色), 컬러를 말하다 · 66 다섯 작가 이야기 · 70 | 오카리나의 소리를 찾아서 · 78 |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 83
제3부 너도바람꽃 내 안의 작은 행복 · 93 | 로사리오의 반지 · 97 | 지금 이 순간 · 101 너도바람꽃 · 104 | 혼잣말 · 108 | 잔디 · 111 | 봉숭아 · 114 ‘놀사 할머니’의 하루 · 118
제4부 양털 스웨터 서리풀근린공원 · 127 | 낙동정맥 트레일 길 위에서 · 131 양재 숲속의 진혼곡 · 135 | 우연에 대한 생각 · 139 | 양털 스웨터 · 143 용대리 황태덕장 · 146 | 오유공(烏酉公) 위령제를 지켜보며 · 152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꽃 · 157
제5부 거리의 아이들 피지안 리띠아 · 163 | 거리의 아이들 · 168 | 두 친구 · 173 물만 마시고 온 토끼 · 178 | 리띠아 고향 옹에아 섬(Ogea Levu) · 204 출행기 · 214 | Moving Drawing · 238 |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 253
해설 | 문제적 작가의 문제적 화두 · 유한근 ·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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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계의 지점에서 : 허순애 수필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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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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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4 -2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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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발칙한 상상력, 기존 수필 창작을 벗어난 파격성과 야만성을 지닌 문제작가
2004년 수필과 만나 수필전문 계간지 『에세이문학』으로 등단한 허순애 수필가가 18년 동안 써온 작품을 모아 첫 수필집 『무경계의 지점에서』를 출간했다. 허순애 수필가는 에세이문학작가회와 송현문학회 회원, 100인의 테라피스트, 컬러애널리스트 강사, 강원 평창신문의 고문으로도 활동 중이다. 표제작 「무경계의 지점에서」에서 허순애 작가는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고자 하는 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다”라는 밀란 쿤데라의 말을 가슴에 담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나서듯 여행을 떠난다. 수바 항을 거쳐 샤부샤부 항구를 지나 종착지인 타뷰니 섬에 도착한다. 그곳 민박집에 짐을 풀고 하루를 지낸 뒤 이른 새벽, 배낭에 물만 달랑 넣고 날짜 변경선이 있는 지점을 찾아간다. 그 지점을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갔지만 인터내셔널 데이트 라인(Date line)은 너무나 평범한 들판이었고, 날짜변경선에 서자, “왼발은 오늘(서쪽)이고 오른발은 어제(동쪽)”라는 경외로움을 체험하게 된다. 그곳에서 허순애 작가는 “어제와 오늘이라는 경계가 없다. 가상의 선만 있을 뿐. 그러나 우리는 이 선을 경계로 초와 분과 시간을 재고 그 틀에서 일상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그렇게 길들여 살고 있지 않은가? 호킹의 말이 떠올랐다. 1983년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시간의 역사』에서 ‘우주에는 시작과 끝을 나타내는 시간적 경계가 없고, 또 공간적 부피는 있되 경계가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무경계 우주론, 즉 우주는 마치 지구 표면처럼 면적은 있지만 경계선이 없다고 설파”했던 것을 환기한다.
수필집의 해설을 쓴 유한근 평론가는 허순애 수필가를 ‘미지의 혹은 미개척의 작가’라고 정의를 내렸다. 허순애 작가는 『에세이문학』으로 등단한 수필가이기는 해도 그의 수필에 대한 평가는 전무하다. 이는 일천(日淺)한 등단연도 문제가 아니라 수필가로서 문제적 작가이며 신비주의적(?) 작가이기 때문이다. 허순애의 수필을 일별하고, 편의상 그 맥락을 잡는다면, 수필 「공명(共鳴)의 집」이나 「다섯 작가 이야기」 「로사리오의 반지」 등에서 보이는 관여 맹난자 수필가와 사제 간의 인연과 친교, 그리고 수필세계에 대한 영향권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신비주의적 작가로 칭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허순애의 수필이 기존의 수필문학계의 어느 경향에도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어느 계열에도 종속되어 있지 않아서이다. 강단비평을 경험한 정통적인 비평가인 유한근 평론가도 허순애의 수필세계를 들여다보는 일은 난감했다고 한다. 더 난감했던 것은 보이지 않은 세계 혹은 실체가 명증하지 않은 형이상학적 인식을 탐색하는 그의 수필들이 수필 전형성 밖에 있는 미개척 수필세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정의했다.
인적성 검사의 하나인 CPA에 대한 에세이에서 보여주는 독특한 구조와 내용미학. 그리고 특별한 형식의 장편수필이라 할 수 있는 「물만 마시고 온 토끼」에서 보여주는 자전적 에세이, 그리고 「다섯 작가 이야기」에서 보여준 문화향유성 비평적 에세이의 파격성 때문이다. 따라서 허순애 작가는 발칙한 상상력과 기존의 창작계에서 야만성을 보여주는 작가에게 호감을 보이는 독자에게는 흥미로운 작가이며 문제적 작가일 수밖에 없다. 허순애 작가의 스승인 맹난자 수필가는 “작품 곳곳에 보이는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자아탐구로 이어지는 허순애의 문학은 자기 발견으로 나아가는 구도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무경계의 지점, 날짜변경선을 찾아가 스스로 구속된 이분법적 삶을 돌아보며 무아(無我)의 경지를 실감한다. 제 몸을 찢어 빗살무늬로 바람과 맞서고 있는 야자수. 그 놀랍도록 강인한 정신, 한편 가녀린 어느 여인을 보는 것 같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것은 또 다른 나의 표상(表像), 삶을 단단히 껴안으라고 내게 말하는 듯했다’며 코코넛의 ‘완전연소의 삶’을 다짐한다. 블루오션에서 20년 만에 닻을 내린 강원도 인제의 ‘공명의 집’에서 그녀는 니키타처럼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며 색채 상담, 오카리나 봉사로 더없이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 “눈물이 나도록 살아라”던 카뮈의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며 첫 수필집 출간을 축하해주었다.
책속에서
… ‘시간이란 백대(百代)의 지나가는 나그네’라고 일컫던 이백의 시구처럼 나는 시간 속 나그네가 되어 이 자리에 홀로 서 있다. 새천년에 밀레니엄 행사가 열렸던 곳, 서로 얼싸안고 열광하면서 이곳에서 전 세계로 생중계를 했었지. 그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이 무경계의 들판에 홀로 선 나는 누구인가? 정작 내가 쉴 곳은 어디란 말인가? 가상의 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엄격하게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규칙을 만들고 이분법을 세워 스스로 거기에 구속되면서. 막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면서 시작된 나의 사회생활로 오전 오후반을 혼자서 문을 잠그고 오후반도 잘 챙겨서 다녔던 아이다. 목걸이 열쇠는 한번도 목에서 떼내지 않았던 그 고사리 같은 작은딸의 혼사, 제 일을 잘 처리하는 아이라서 마음이 더욱 쓰였다. 자식에 대한 의무감, 나는 움켜쥐었던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무너짐을 느꼈다. 사업상 파트너로서의 존재 또한 마찬가지였다. L씨 또한 어디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어디에도 없는, 그 공간은 퇴색이 되어버렸다. 삼거리에서 서성이는 나, 가상의 선이라는 것을 이미 알면서 왜 여기까지 달려왔을까?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일과를 시작하고 5시면 늦은 시각이라고 허둥대면서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고 정지된 신호등 앞에서 백미러는 나의 화장대 거울을 대신했다. 그동안의 내 노력과 성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희망과 배반, 낮과 밤, 선과 악의 이분법 속에 선(善) 속에서도 악(惡)이 존재한다는 것을 많은 대가를 치른 뒤에야 비로소 나는 알 수 있었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알았던가. 목사님의 기타 선율이 고요한 대기를 가른다. 단정하게 차려 입은 신도들이 삼삼오오 들어서고 있다. 오늘은 마침 일요일이라고 한다. 이곳도 종교가 필요할까? 요즘은 더 이상 경계를 만들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지구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유로화도 만들고 국가 간의 경계도 허물고 있지만 어리석게도 종교 간의 갈등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피를 흘리게 한다. 지금 여기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 방해받지 않은 텅 빈 공간, 푸른 하늘과 강렬한 태양과 자연과 바람이 존재할 뿐이다. 제한 없고 경계 없는 지점에서 나는 한껏 자유롭고 싶다. 나는 없다. 나를 놓아버린 무아(無我)의 경지를 그려본다. 우주의 “모든 사물과 사건 사이에는 아무런 경계도 없다”는 화엄의 ‘법계’를 천착해본다. 경계의 그 지점에 서서 내가 없는 한마음을 크게 그려본다. 경계가 없는 그곳에서 나는 죽는다 해도 좋았다. 부서지는 파도에 쌓고 또 쌓은 모래성도 결국은 물로 돌아가지 않던가. 우리 모두는 매일 밤 살아서 죽어본다. 의식으로 사실의 세계에서, 무의식이 확장된 세계로. 그러자 알 수 없는 어느 커다란 손이 내 온 가슴을 쓸어내린다. 신선한 공기가 폐부를 가득 채운다. ― 「무경계의 지점에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