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 나비가 되어 날아다닌 비경의 땅, 인도와 중남미 현대 예술가들의 산실을 찾아 붓 하나로 그려낸 지구촌 다큐멘터리 경쾌하게 펼쳐지는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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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 情과 恨의 화가 : 희곡으로 만나는 천경자 그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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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연극 같은 인생, 소설 같은 사랑, 자유로운 영혼의 화가 강렬하고 입체감 있는 풍물화로 독자적 화풍을 이룬 화가
인생을 축제처럼 살다간 꽃과 여인의 화가 불타는 예술혼으로 자신을 해방시킨 여자
불꽃처럼 살다간 천경자의 전설 같은 삶과 고독과 한을 예술로 승화시킨 영혼의 화가 천경자의 예술세계를 저자는 희곡 형식을 빌려 담아냈다
<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는 조선일보 미술기자 출신의 저널리스트 정중헌이 ‘희곡으로 만나는 천경자, 그 슬픈 전설의 91페이지’를 부제로 하여 희곡처럼 읽히도록 쓴 책이다. 원색의 채색화를 바탕으로 천경자 화풍을 만든 화가는 1970년대 단조로운 먹빛 일색의 화단 풍토에서 화려한 원색의 색채를 구사하며 동양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천경자는 여자의 몸으로 아프리카 초원을 누비고 아메리카와 유럽을 거처 인도 등 아시아를 여행하고 베트남 전쟁의 종군화가로도 참여하면서 작품 활동을 통해 생태와 풍속 등을 그리는 동시에 여성으로서의 한과 고독을 일관되게 화폭에 담아왔다. 또한 천경자는 누구보다 글을 잘 쓰는 화가이다. 수필가로서 수많은 일간지와 잡지에 연재해 왔고, 10여 권의 책을 낸 문인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정중헌 기자는 여성으로서, 예술가로서 한 여인의 삶과 정신을 관통해 흐르는 예술혼과 인간적인 고난과 역경, 환희와 슬픔 등을 천경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온전히 담아냈다. 저자는 “한과 고독은 화가 천경자에게 붙어 다니는 수식어다. 따라서 세상은 천경자를 한의 작가, 고독한 작가, 슬픔의 작가라고 한다. 작가 자신도 1977년 <한>이라는 수필집을 낼 만큼 한을 이야기 했다. 이 책을 출간하고 나서 영상아티스트와의 공동작업으로 시각예술인 천경자 화가의 작품을 영상매체를 통해 무대 위에 재현하여 그 예술성을 관객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상하여 집필하게 되었다.”고 출간 동기를 밝히면서 누구나 연극을 체험할 수 있도록 모든 연극인들이 텍스트로 활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아마존까지 두루 섭렵한 스케치의 달인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 세계를 누빈 에어포트 인생
피난지 부산에서 뱀 그림으로 화단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화가
천경자는 동양화·서양화 경계가 필요 없는 독창적인 화풍을 일구어 낸 작가로 세계를 누비며 미지의 문명과 인간의 삶, 그리고 동식물과 태양이 어우러진 자연을 두루 섭렵하고 다큐멘터리적인 작업을 남긴 화가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다. 작가는 스케치북 하나 들고 현장의 진실을 담기 위해 사하라 사막에서 아마존 정글까지 누빈 끝에 붓 하나로 지구촌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그린 그의 풍속화는 따뜻한 손맛이 있고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것은 여행을 통해 현장에서 잡아낸 진실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는 자기 앞을 가로막는 불행부터 사랑해야 했던’ 화가로 왜정시대에 동경유학을 떠났던 당시에 보기 드문 여성이었으며, 20대에 뱀에 매료되어 뱀 그림으로 세간에 처음으로 알려진 화가이기도 하다.
작품에 대한 열정과 불타는 예술혼으로 자신을 해방시킨 여자
연극 같은 인생을 살다간 천경자는 채색과 풍물로 일군 독자적 화풍의 화가로 개인전 마다 장사진을 친 스타화가로 유명세를 날린 그녀는 불타는 예술의 열정으로 자신을 해방시킨 여자라고 했다. 보통 여자들이 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기묘한 짓을 하곤 하는 것도 그가 유치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해방시켜 자기만의 감성 세계에 솔직해진 탓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천경자의 인간적 면모를 그려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예술가로서 자신의 세계와 인간으로서의 삶, 그 모든 것을 그림과 글을 통해 다 털어놓고 살았다는 것, 집시 같은 방랑벽을 가졌다는 것, 영화를 좋아하고 꽃을 즐겨 그렸으며 자신을 연출할 줄 아는 멋쟁이였다는 것 등은 말할 수 있다면서 독자적인 예술 세계와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천경자 선생의 삶과 예술을 그의 글과 그림을 통해 조명하고 정과 한이 담긴 슬픈 전설의 환상 여행을 떠나보자.
저자의 집필의도와 형식, 그리고 하고 싶은 말
저자 정중헌은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조선일보 기자와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거처 서울예술대학교 부총장 역임했다.
집필 의도는 한 시대를 용광로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불태운 화가 천경자의 생애와 작품을 공연과 영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한국미술사에 큰 자취를 남긴 천경자를 널리 알리고 기리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형식은 화가 천경자의 자서전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8, 문학사상)와 정중헌의 평전 《천경자의 환상여행》(2006, 나무와숲)의 내용을 희곡 형식의 구어체로 엮고 화가의 대표작들을 도판으로 실었다. 희곡의 등장인물은 화가 천경자와 기자 2인이다.
작가 정중헌이 희곡 형식을 고집한 것은 화가 천경자를 기리기 위해서다.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란 자서전을 낸 천경자는 채색과 풍물로 독창적 화풍을 일구고, 붓 하나로 지구촌 다큐멘터리를 그려냈으며, 불타는 예술혼으로 자신을 해방 시킨 우리 시대의 개성 넘치는 화가였다. 2015년 91페이지로 슬픈 전설을 접은 그는 어느새 잊혀져 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를 ‘한의 화가’라고 하지만 사랑과 미움으로 얼룩진 역경을 극복하고, 인생을 축제처럼 살다간 열정의 화가다. 그의 활화산 같은 삶은 충분히 극적이며, 다큐로 엮어도 드라라마틱하다. 특히 그가 자서전과 수필집에 남긴 주옥같은 글만으로도 다양한 창작이 가능한 작가다. ‘이 책은 화가 천경자를 원석(原石) 그대로 소개하자는 취지로 썼다. 화가가 남긴 자서전과 수필집의 육필(肉筆)에 필자가 2006년에 펴낸 평전 《천경자의 환상여행》의 내용을 접목 시킨 2인극 형식의 희곡이다.’라고 했다.
책속에서
[P.21] 나는 사랑을 위하여 꿈(그림)을 부풀게 했고, 차고 뜨겁게 부딪쳐 얻은 다양한 사랑의 감상은 내 꿈, 작품 생활을 또한 키워 주기도 했어요. 이 꿈과 사랑이 불안한 평행선을 무궤도하게 달리기도 했지만, 거기에 가장 안전한 다리를 걸어 준 것이 모정이었지요. 세상에 흔한 게 자식이고 모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긴 세월을 살고 보니 내 가슴에 굽이굽이 맺혔던 절망을 달래 주고, 폭풍의 언덕을 넘게 한 용기를 준 것은 오직 모정이었어요. 나는 그 세 가지 원동력으로, 달리 종교나 형식적인 믿음을 가질 필요 없이, 내 나름으로 악인이 되지 않고 인생을 운영해 온 셈이지요. - ‘천경자, 그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중에서
[P. 37~38] 천경자: 아버지에게 갓을 씌우고 동생을 옆에 오둑하니 쪼그려 앉혀 짚신 파는 영감을 그린 〈노점〉을 선전에 처음으로 출품했으나 낙선하고 기숙사에서 홀로 울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듬해 초 ‘입선 축하합니다’라는 엽서가 경성(서울)에 있는 표구소에서 날아왔어요. 반신불수 외조부를 모델로 한 〈조부상〉이 22회 선전에 입선한 것이에요. 여름방학 때 고흥에서 한 데생을 겨울날 외풍이 심한 하숙집 2층에서 완성했는데, 아교가 섞인 채색 물감이 금방 애려 버려 할 수 없이 전구 옆에 아교가 든 병을 매달아 힘들게 그린 작품이 화가의 길을 열어 준 것이지요. 비로소 저는 아버지에게 말 많은 고향 사람들 구설을 면하게 해드리고, 3학년 여름방학 때는 당당한 기분으로 귀성할 수가 있었으나 우리 집은 자꾸만 기울고 있었지요.
기자: 천 선생은 아버지가 도박 빚으로 가산을 탕진해 학비조차 잘 대주지 않자 어머니가 패물을 팔아 몰래 보내 준 학비로 어렵사리 학교를 다녔지만, 자주색 코트에 잿빛 모자를 쓴 차림새로 동경의 청춘, 동경의 낭만에 젖어 생동하는 생활을 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해 12월 태평양전쟁이 발발했습니다. - ‘인생을 축제처럼 살다 간 축복받은 화가’ 중에서
[P. 50~51] 주인 남자는 상자 열쇠를 끌러 값진 흑질백장을 꺼내 그리기 쉽게 뱀 목을 쥐어 주는 등 여간 친절하지 않았어요. 저주 서린 하얀 배때기에 시꺼먼 비늘의 등허리, 뭔지 죄 많이 짓고 죽은 흑천공작의 화신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를테면 귀족 뱀이었던 것이지요. 제가 뱀에 대해 오래도록 궁금하고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그 눈이었어요. 예로부터 독한 여자나 음모술수를 일삼는 악인의 눈을 뱀눈에 비유했기에 말이에요. 어린 시절, 동경에서 돌아와 뱀을 보았고 돌질을 한 적이 있지만 한 번도 뱀눈을 직시해 본 일이 없었거든요. “아린아, 뱀눈이 똑 붕어 눈깔 같다잉.” “아믐요, 누님.” “아이말다, 개구리 새끼 한 마리 있으면 좋겠다잉. 어디 묵는가 보게….” “아니요. 갇혀서 한번 상자 속에 들어가면 먹지 않습니다. 독한 것이어서 3년을 살아도 절대 먹지 않아요.” 주인 남자가 말해 주었어요. - ‘인생을 축제처럼 살다 간 축복받은 화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