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본질을 끊임없이 참구하는 문학평론가 류재엽은 평론집 ??은유의 사회학??에서 문학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를 이야기한다. 감동, 자유로움, 아름다움, 참됨, 예술성과 윤리성. 그 무엇도 문학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다. 류재엽의 결론은 인간이다. 인간이 행복하게, 그리고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가 바로 문학의 화두라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매달 저자가 만난 신작시들에 대한 평론이다. 사물시, 자연시, 생명시 등 동시대 시인들의 치열한 시적 실험을 추적하며 평론가 역시 다채로운 주제에 따라 문학을 논한다. 2부에서는 백성, 임애월, 오현정, 홍계숙, 김창범 등의 시세계를 탐색한다. 3부에서는 황순원과 오영수의 소설 해석, 최근의 스마트소설론, 그리고 수필 평론을 만날 수 있다. “반성하는 작업이야말로 문학 본질로 가는 유일한 길”이며 ”문학은 단순히 진, 선, 미를 뛰어넘는 그 이상의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속에서
[P. 22] 좋은 시인일수록 관념을 직접 전달하려고 하거나 혹은 윤리적 목적을 의식하며 시를 창작하지 않는다. 시인은 설교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인은 작품으로써 감동과 영감을 주는 존재이다. 그렇다고 시가 철학적인 명제를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는 어떤 사실이나 사상을 직접 말하지 않고 이미지와 리듬을 통해 암시를 구하는 점을 본령으로 한다.
[P. 158~159] 시에 쓰이는 언어는 단순하지 않다. 그것이 일상적인 언어일 수 있고, 전문적 용어나 철학적인 용어일 수도 있다. 요즈음에는 구어뿐만 아니라 비어까지 시어로 사용된다. 표준어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사투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시인은 매우 감각적인 언어를 골라 즐겨 사용하기도 하고, 토속적인 언어를 즐겨 쓰기도 한다. 또는 구체어를 쓰는가 하면 추상어를 쓰기도 한다. 정지용은 감각적인 언어를 많이 사용하였다. 박목월은 자연적인 언어를 많이 사용하였고, 같은 청록파의 조지훈은 전통미를 곁들인 토속적 언어를 즐겨 사용하였다. 이처럼 즐겨 사용하는 언어는 시인의 시적 관심 대상이 어디에 있는가 알게 하고, 시의 성격을 찾아내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시에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시인이 가지고 있는 시작 태도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