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기 딱 좋은 날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BC00001734
아동2 811.38 ㄴ293
부산관 서고(열람신청 후 2층 주제자료실)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기억해! 혼자 놀기보다 함께 놀기가 더 즐겁다는 걸!” 엉덩이가 백 키로라서 엉백이인 노리! 노리네 마당 한가운데에서 흙먼지가 거품처럼 몽글몽글 일더니 개구리가 파리를 삼키듯 꿀꺽 마당을 삼켰어요. 노리네 마당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놀기 딱 좋은 날》은 이순진 작가의 두 번째 동화입니다. 어린이들의 일상을 발랄하면서도 깊이 있게, 재미있고 즐겁게 잘 그리는 작가답게 이번 신작 《놀기 딱 좋은 날》도 전작과 다르지 않습니다. 《놀기 딱 좋은 날》은 움직이는 걸 정말 싫어하고 스마트폰 게임 세상 속에서나 축구 선수를 꿈꾸고 놀아 보던 노리가 마당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상상이 만든 친구들과 어울려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나서, 몸을 움직이며 어울려 노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움직이며 노는 일도 애써 연습해야 하는 소심한 어린이의 마음과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며 뛰어노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를 재미있고 섬세하게 잘 그리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한 교실에서 친구들과 공부하고, 떠들고, 다 같이 노래 부르고, 뛰어놀기도 하고, 화해도 하는 시간을 통해 폭넓게 자라야 하는데, 팬데믹 시대를 경험한 어린이들이 이런 중요한 일상을 잊어버릴까 봐 걱정입니다. 《놀기 딱 좋은 날》은 예전의 일상을, 뛰어노는 즐거움을, 함께 어울리는 기쁨을 우리 어린이들이 잊지 말았으면 하는 작가의 걱정 어린 당부 같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조용조용 가만가만 속삭이듯 아이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이선민 화가의 그림은 글만큼이나 아이의 마음을 너무나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노는 것도 연습이 필요해! 엉덩이가 백 키로라서 별명이 엉백이인 노리! 노리는 오늘도 소파와 한 몸입니다. 노리 손에는 언제나처럼 스마트폰이 딱 붙어 있어요. 강아지 몽이랑 밖에 나가 놀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뒤로 한 채 말입니다. 노리는 스마트폰으로 강아지 키우는 게임을 했어요. 진짜 강아지 몽이보다 게임 속 강아지 캐릭터 보리가 더 좋았어요. 몽이처럼 귀찮게 하지 않았거든요. 노리는 이제 축구 게임을 했어요. 친구 희찬이가 함께 축구를 하자고 불렀어요. 노리는 희찬이가 차올리는 공이 통통통 튀자, 웬일인지 온몸이 간질간질했어요. 노리는 망설였어요. 축구 선수가 꿈인데도 노리는 한 번도 축구공을 차 본 적이 없었거든요. 희찬이 얼굴의 땀방울, 윗도리에 묻은 황톳물, 바지에 묻은 풀물을 본 노리는 결국 축구공 차는 걸 포기했어요. 그러자 간질간질하던 노리 몸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졌어요. 노리에게는 노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모양이에요. 한 번쯤 해 보고 싶었다가도 여러 가지 변명거리를 내세우고 결국 포기했거든요. 노리는 정말 하기 싫어서 그런 걸까요? 아님 몸을 움직여 노는 일도 연습과 용기가 필요한 걸까요?
노리의 속마음이 만들어 낸, 마당 핸드폰만 바라보던 노리한테 당이라는 친구가 찾아왔어요. 말도 어눌하고, 옷에는 꽃이랑 풀이 그려져 있고. 대체 당이는 어디서 온 걸까요? 몽이는 당이를 잘 아는 모양이에요. 당이는 게임을 하자며 노리를 마당으로 이끌었어요. 그런데 폴짝폴짝 잘 뛰는 폴짝이랑 데굴데굴 잘 구르는 데굴이도 있네요. 몽이는 이 둘도 잘 아는 것 같아요. 둘이 폴짝, 데굴 하며 인사를 하자 글쎄 몸을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 같은 엉백이 노리가 엉덩이를 씰룩이며 인사를 했어요. 덕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노리네 마당에 한가득 울려 퍼졌어요. 당이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재요. 노리한테는 정말 재미없는 놀이로 각인된 그 놀이를 말이에요. 한참 고민하던 노리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꼼짝 안 하고 있을 수 있는 놀이니까 게임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러자 마당의 호두나무 아래는 게임 하기 딱 좋은 곳이었다가 이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기 딱 좋은 곳으로 바뀌었어요. 맞아요. 마당은 옛날부터도 일상 공간이었다가 놀이 공간이었다가, 변모를 잘했잖아요. 그러니 마당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지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하자, 앗! 스마트폰이 돌멩이가 변하더니 잠을 쿨쿨 잤고, 몽이는 강아지풀로 바뀌었습니다. 마당이 시끌시끌해졌어요. 토란잎은 방방이가 되었고, 풀과 나뭇가지는 정글짐이 되었고, 호두나무는 관람차로 변신했어요. 어느새 마당은 멋진 놀이동산이 되었답니다. 노리는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노리는 정말 놀고 싶지 않았던 걸까요? 노리의 마음은 한껏 놀고 싶었지만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몰랐던 것은 아닐까요? 신나게 놀아 보고 싶었던 노리의 마음이 만들어 낸 마당의 변신은 소심한 아이의 마음, 어떻게 놀아야 할지 그 방법을 모르는 아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마당의 변신은 노리를 어떻게 변하게 했을까요? 또 놀러 올 거냐는 당이의 질문에 한바탕 신나게 논 노리는 이렇게 약속합니다.
“응, 나 이제 매일매일 놀러 갈 거야.”
마침내 노리는 변했습니다. 노리는 축구공을 처음으로, 시원하게 하늘로 “뻥!” 차올렸습니다. 얼마나 시원했을까요? 해 보고 싶었던 걸 했으니까요. 게다가 노리는 희찬이에게 함께 놀자고도 했어요. 노리 얼굴에 흐르는 땀에서 상큼한 꽃향기가 났습니다. 드디어 노리는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놀 준비를 마쳤답니다.
스마트폰을 버리면 보이는 많은 것들 마당에도 나가지 않는 노리, 스마트폰이 유일한 놀이였던 노리에게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자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함께 놀아 주지 않아도 찾아와 축구를 하자고 이야기하는 친구의 따뜻한 마음, 함께 놀고 싶어 하는 강아지 몽이의 몸짓. 호두나무와 풀과 바람, 빨간 풍뎅이. 노리가 스마트폰 대신 만나게 된 것들입니다. 이것뿐이겠어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많은 미디어들에서 잠시만 눈을 돌리면 그동안 몰랐던 많은 것들을 보고 만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