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모두 논에서 일하는 진아네 아침 밥상은 항상 된장국입니다. 흙탕물처럼 뿌연 된장국을 보자마자 식욕이 뚝 떨어진 진아는 아침을 굶고 학교로 향합니다. 논둑을 지나 시장통에 들어선 진아 코에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흘러들어옵니다.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침이 꼴깍 넘어가는 그 냄새는 새로 생긴 빵집에서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간판에 써 있는 빵집 이름은 ‘봉쥬르 베이커리’. 우아한 드레스 위에 하얀 앞치마를 눈부시게 차려입은 아줌마가 빵을 팔고 있었습니다. 개업 기념 빵을 맛본 진아는 빵의 달콤함에 자꾸만 빵이 먹고 싶어져 엄마 아빠에게 하루 이틀 용돈을 받아 빵을 사 먹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간 진아는 그 우아한 아줌마가 빵을 집는 집게로 등을 긁으면서 도시에서 망하고 왔다는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바로 집으로 도망을 와서 무를 한입 베어 물고 답답함이 싹 내려갑니다. 빵집은 금세 없어지고, 그 자리에는 통닭집이 생깁니다. 고소하고 달콤한 빵 맛에 홀렸던 진아는 어떤 것이 더 건강한 맛인지 알게 되었을까요?
크고 반짝이면 다 좋은 걸까요?
어렸을 때는 크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던 박향희 작가는 선물은 무조건 큰 것, 옷도 레이스가 달린 화려한 걸 좋아했다고 합니다. 꿈속에서도 분홍색, 노란색, 하늘색 공주 드레스를 입었고, 미술시간엔 집도 나무도 금색, 은색으로 번쩍번쩍 빛나게 칠했다고 해요.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 커다란 선물 상자보다 정성이 담긴 미역국이 더 따뜻할 때가 있고, 금색, 은색 집보다 못생겨도 튼튼한 나무 집이 더 좋다는 것도 알게 되었대요. 진아도 달콤하고 예쁜 빵이 좋아서 매일 봉쥬르 베이커리에 갑니다. 빵집 아줌마가 멋져 보여서 나중에 빵집 주인이 되는 꿈을 꾸기도 하지요. 하지만 진아도 어떤 사건을 겪고 나서 무엇이 진짜 좋은 것인지 알게 됩니다. 달콤한 향이 나는 빵과 집에서 끓여 주는 된장국. 무엇을 먹고 싶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