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김택광 소전 / 장해성 -- 침목 / 이지명 -- 추가령 높은 고개 / 도명학 -- 열차에서 만난 도둑 / 김수진 -- 철원에서 생긴 일 / 김정애 -- 인생 열차표는 비싸지 않았다 / 설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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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에서 철원까지 : 북한 작가들의 철도 이야기 소설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B000035150
811.33 -21-1459
부산관 서고(열람신청 후 2층 주제자료실)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북한 작가들의 철도 이야기 소설집 『원산에서 철원까지』에는 모두 여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굳이 말하자면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소설’이라기보다 ‘이야기’ 같다. 그만큼 내용이 쉽고 간결하고 그러면서도 오늘날의 북한에서 바야흐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옮겨다 놓은 것 같다.
경원선은 일제 강점기에 완공된 노선으로 문학사의 여러 국면들을 거느리고 있는 철도라고 할 수 있다. 1910년 10월부터 1914년 8월에 걸쳐 당시 총연장 223km로 완공을 보았고 용산-의정부-철원-평강-삼방-석왕사-원산 등을 비롯하여 모두 34개 역을 가지고 있었으나 해방과 더불어 온 분단 및 한국전쟁의 여파로 철원 월정리 이북 노선은 달릴 수 없는 곳이 되었다. 그러나 남쪽에서 보면 넘어갈 수 없는 곳이 되었지만 북한에서는 이 철로를 버려두지만은 않고 있었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장면들 곳곳에 남북으로 나누어진 경원선의 북한에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음이 그 증빙이다. 특히 도명학 작가의 「추가령 높은 고개」는 옛날의 경원선이 현재 북한 강원선의 일부로 운행되는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경원선의 현재 북한 쪽 모습은 장해성 작가의 「김택광 소전」과 이지명 작가의 「침목」, 그리고 김정애 작가의 「철원에서 생긴 일」 등에서도 북한쪽 경원선 철도 연변의 오늘날의 모습을 실감나게 재현해 보여준다. 여기에는 우리에게는 이제 낯설어진 지명들이 넘쳐나지만 그럼에도 남과 북의 역사와 지리의 공통성은 우리의 희미한 기억을 일깨워 북한쪽 경원선 지역의 현재상을 새로운 눈으로 엿볼 수 있게 한다.
「김택광 소전」은 북한 중앙방송 경제국 기자 박상순의 시선과 회상을 따라 철도대학 동창생 김택광의 삶과 그의 죽음에 얽힌 사연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비극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대학시절에 타고난 ‘끼’를 주체 못하고 대학 체제에 적응하지 못한 삶을 살던 김택광은 대학 졸업 후 ‘3대혁명 소조’의 일원으로 함흥 철도 관리국 원산 분국 세포라는 곳으로 파견된다. 이러한 그가 침목 생산을 위해 멀리 양강도 삼지연으로 떠났다 죽음을 당하게 되는 이야기는 읽는 사람들을 절로 웃음 짓게 하면서 결국 드러나는 사건의 결말에 놀라움을 겪게 한다.
「침목」은 경원선 철로의 남과 북 지역을 가로지르는 ‘철도 가족’의 이야기를 제시해 보인다. 경원선 철로는 한국전쟁이 끝나면서 철원군 철원읍 월정리역에서 더 이상 북쪽으로 올라갈 수 없는 길이 되었다. 3대에 걸쳐 철도 일에 종사해 온 집안이지만 신충의 할아버지 신덕순은 지금은 북한에서 “남강원도”라 불리는 철원 출신인 덕분에 철도국 처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던 쓰라린 과거를 안고 있다. 그는 자신과 아들을 따라 기관사가 되어 철도업에 종사하려는 손자 신충을 강하게 만류하는데, 이 과정에서 충은 각성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은영’의 조언을 따라 남과 북의 현실에 대해 새로운 눈을 갖게 된다.
「추가령 높은 고개」는 경원선 북쪽 지역, 오늘날 강원선이라 불리는 철길을 타고 전개되는 열차 안 이야기를 손에 잡힐 듯 그려놓은 것이다. 추가령 고개에 강원선 열차가 다다르면서 발생한 비극적 이야기는 북한의 경제적 실상과 군사적 체제의 어려움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효과를 발휘한다. 도명학 작가의 이야기는 유머러스한, 해학적 이야기의 연결 끝에 현실의 본질적 문제가 불현듯 그 무서운 모습을 드러내는 형태를 취하곤 한다.
「열차에서 만난 도둑」은 설송아 작가의 ‘진옥이의 첫 장삿길’과 짝을 이루듯 ‘용희의 마지막 장삿길’을 선보이고 있다. 열차에 탄 ‘용희’는 5년 동안 ‘평부선’을 오가며 “통제품목”이라 할 개성공단 생산품을 평양에 가져다 파는 장사를 해왔고, 이번이 그 마지막 길이다. 이 이야기는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시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고 용희의 아들 명석이 입시생인 데서 드러나듯 북한의 대학 보내기에 관한 풍속까지 담고 있어 하나의 단편소설 안에서도 현실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소설적 전통 안에 이 작가가 자리를 잡고 있음을 말해준다. 열차 안은 검속의 연속이다. 개성공단 장사는 만약 통제물품을 실어 나르는 것이 발각되면 용희네는 평양에서 추방될지 모르는 위험한 일이다. 열차 안에서 만난 맞은편 승객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평양에 내리는 데 성공하는 이 여성의 이야기는 앞으로 기획하게 될 옛 경의선의 북쪽 노선 ‘평부선’ 이야기집의 예고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 열차표는 비싸지 않았다」는 이 ‘진옥이의 새 출발’이라 명명할 수 있을 만한 것으로 “동림교양소에서 출소한 이후”의 진옥이의 새로운 “남새장사” 실험을 그려내고 있다. 순천 시장에서 함경북도로 토마토나 오이 같은 계절 채소를 떼다 파는 장삿길에 나서는 진옥의 모습을 통해 이 작품은 북한 경제 체제가 작동하는 모습을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체제 아래서 사람들은 규칙이나 법을 따르기보다 그것을 넘어서는 본능적이고도 동물적인 생존 감각에 의존해 살아간다.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 “인생 열차표는 비싸지 않았다”는 순천에서 회령으로 가는 첫 장삿길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실험하고자 하는 진옥 여성의 당찬 모습을 강렬하게 매듭짓고 있다 할 만하다.
「철원에서 생긴 일」은 “토막골의 전쟁영웅 박병수”의 일생의 이야기를 독자들 앞에 펼쳐내 보인다. 이 소설의 첫 문장은 단편소설의 전통적이고도 정통적인 문장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철원의 한 농가에 주둔하다 살모사에 물려 낙오된 그는 이 농가의 여인 오복녀와 어떤 관계를 맺게 되고 이 운명적인 만남은 그가 낙동강 전선에서 밀려 올라가며 후퇴하던 와중에 다시 한 번 거듭된다. 전쟁이 끝나고 아이 아버지를 찾아 휴전선을 넘은 오복녀는 북한에서 폭격을 맞아 일가족이 멸족된 ‘차명옥’이라는 여자의 이름을 가지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이번에 경원선의 북쪽 지역 철길을 중심으로 북한에서의 현재의 삶을 언어로 옮겨 놓은 이 창작집은 단순히 정치적인 현실의 문제가 아닌, 북한에서의 삶 그 자체를 이야기로 풀어 놓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