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먼 옛날, 깊고 깊은 바닷속에 인어들이 모여 사는 산호성이 있었어. 산호성은 말 그대로 산호로 만들어진 성이야. 인어들은 산호성 안에 커다란 조개로 집을 짓고 살았는데, 집집마다 인어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지. 산호성은 늘 평화로웠어.
바다 생명들은 인어를 무척 좋아하고 귀하게 여겼어. 인어들은 노래하기를 참 좋아했는데 인어의 노랫소리에는 특별한 힘이 있었거든. 그것은 바로 치유의 힘이었어. 상처가 있거나 병든 바다 생명이 인어의 노랫소리를 들으면 서서히 회복되어 결국 건강을 되찾곤 했지. 그리고 인어들이 잠들기 전 부르는 마지막 노래는 하루 종일 쌓였던 피로를 싹 날려 주었어. 그러니 모두 인어를 아끼고 좋아할밖에.
마우와 미오는 인어야. 마우는 남자 인어고, 미오는 여자 인어.
둘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각각 다른 집에서 태어났어. 산호성에서는 아주 특별한 일이었지. 왜냐하면 인어 세상에서는 한 해에 딱 한 인어만 아기를 가질 수 있거든. 누군가 이미 아기를 가졌다면 다른 인어는 아기를 가질 수 없는 거야. 아기를 가진 인어에게서 묘한 향이 풍기는데, 그 향이 다른 인어들이 아기 갖는 것을 방해한대. 그런데 한 해에 두 인어가 아기를 갖게 된 거야. 게다가 두 집안은 워낙에 아주 절친한 사이였지.
또한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렇게 같은 날 태어난 남자 인어와 여자 인어는 서로 결혼할 운명이라는 거야. 그러니 양쪽 집에서 얼마나 기뻐했겠어? 이름을 ‘마우’와 ‘미오’로 지은 것도 그 때문이지. ‘마우미오’가 인어들의 언어로 ‘영원한 사랑’이라는 뜻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