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닮은 기도 : 인생 연륜 여든 즈음에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B000035228
811.15 -21-2484
부산관 서고(열람신청 후 2층 주제자료실)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사람 세포에 20배나 더 잘 달라붙는다는 유독 노인 좋아하는 울긋불긋 꽃 모양 바이러스, 인간의 목숨 보쌈해서 어디론가 허겁지겁 줄행랑쳐 경황없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신은 이 세상 노인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을 비로소 알아차리고, 들판의 잡초 뽑듯 무더기로 솎아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40만 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은 생사의 문제이다. 백신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특히나 인생의 종착역이 코앞으로 다가온 이들에게는, 아직도 끝을 알 수 없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공포의 대상이다. 또한 당장 접촉을 멈추라는 난데없는 정부의 명령은 평생을 정으로 살아온 이들을 허전함에 까무러지게 외롭게 하며, 사람 사이에 끼어 지나는 그 누구의 손이라도 잡아 흔들어 땀 냄새 살 냄새 맡으며 삶을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 되게 한다. 이때 특별히 새벽별을 사랑해 온 83세의 저자는, 고립감과 진한 외로움 속에 2020년의 좁고 위태로운 골목을 조심스레 지나며 새벽마다 새벽별과 진지한 대화를 시도한다. 만물이 조용히 기다리는 정직한 새벽마다 새벽별들에게 매달려,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삶의 여정, 일생을 괴롭혀온 인간의 실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그 답을 찾고자 한다. 헝클어진 생각들을 ‘새벽과 나’ 둘만의 호젓한 시간에 올올이 빗질하며 쏟아내는 저자의 진지한 단상들은, 독자들을 천지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사색의 숲으로 초대하며, 그동안 쉴 새 없이 앞으로만 달려온 가득해 보이는 것들이 시간과 질병 앞에 실은 ‘허무 뭉치’인 것을 깨닫게 한다. COVID-19으로 꽉 짜였던 한 생명의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저자가 외곬 대면으로 캐어보는 연륜과 글을 통한 진리 탐구의 시간은, 독자로 하여금 나이 든다는 것, 산다는 것, 병든다는 것 그리고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는 인생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깊게 돌아보게 한다.
쥐의 해 2020년에 엄청난 번식력을 가진 생쥐처럼 지구촌을 흔들던 COVID-19이 인류에 미친 타격은 엄청나서, 현대사를 2020년을 기준으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눌 정도라고 한다. 더욱이 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더 잔인한 해였다. 정신없는 상태에서 터진 George Floyd(조지 프로이드) 사건은 인종차별 문제로 불거져, 각 도시는 전시를 방불케 하며 가게들은 나무판자로 담을 쌓아야 했고, 곧 이어 일어난 위스컨신 주 대형 총기난사 사건에 전 미국은 왈칵 뒤집혔다. 어떤 주는 태풍경보로 난리를 치르는데, 곳곳에서 쉴 새 없이 활활 타오르는 캘리포니아 산불은 온 땅을 재로 뒤덮어 가뜩이나 숨쉬기에 신경 곤두선 이들 모두 가쁜 숨 몰아쉬며 마스크 줄을 잡아당겨야 했다.
이러한 때에 평생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살아온 시인이요 수필가요 소설가인 83세의 저자는, 늘 조바심하며 급행열차처럼 달려오다 한 바탕 무도회도 끝나 군중들 흩어진 텅 빈 공터에 홀로 남아 비틀거리는 심정이 된다. 83이라는 나이가 숫자일 뿐이 아니기에 외로운 섬이 되어 그냥 목 놓아 울고 싶은 심정이 되며, 마음은 허둥대던 시절보다 분주해지고 마음의 촉수는 더욱 높아간다. 이때 저자는 실타래처럼 소복이 풀어놓은 상념들을 다독여 앉히며, 화합에서 결코 이탈할 수 없는 가늘고 연약한 존재, 자신의 생명이 다 하기 전 ‘나’를 찾아 볼 수 있을까 하여 새벽별을 찾아 헤맨다. 생명마다 프로그램 따라 움직이게 하는 이 거대한 삶의 장치에 대해,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캐어보려는 어린 철학자라도 된 듯.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사연 많은 인생살이가 진정 단 한 번의 꿈인가 반문하며, 자신을 ‘지키고 부리는(monitor) 자’와 ‘나’를 찾고 삶의 비밀 숨은 이치를 찾고자 매일 새벽 새벽별 빛살 세어가며 눈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