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까마귀 구둣방 /번개시장 56 /백일홍과 고양이 58 /한여름 밤의 복수 60 /라퐁텐은 벚꽃 구경 중 62 /일곱 형제에게 가는 치킨 64 /초대장이 왔다 66 /고양이 시큰둥 군 68 /멧돼지 거울 본 날 70 /흑고니 리나 알바 자리 찾을까 72 /까마귀 구둣방 74 /눈탱이가 말해 줄 거야 76
남은우 시인의 동시집 『우산이 뛴다』는 장난치기 좋아하는 친구들이 쿵쿵거리며 뛰어다니는 것 같은 분주하고 발랄한 동시집이다. 태풍이 몰아치는 섬 끝 마을, 우산도 급하다. 달맞이꽃, 백로, 팽나무를 각각 노란 대문, 아이들, 할머니라고 부르며 태풍 속에 다들 무사한지 걱정한다. 정작 태풍 속에 우산이 망가져 손잡이 하나만 붙든 채 비를 쫄딱 맞게 되더라도 직접 뛰어다니며 보살피는 다정하고 따뜻한 시선이 동시집을 가득 품고 있다. 세상을 다 품을 것처럼 강으로 산으로 십리대밭으로 뛰어다니며 안부를 묻는 명랑한 친구를 동시집 안에서 만날 수 있다. 밭고랑 파헤치던 멧돼지 아가씨에게 “언니 안녕?” “누나 안녕?” “헤이, 아가씨” “꿀꿀 양, 올 줄 알았어!” 하며 모두들 한마디씩 인사말을 건네는 건 감자들이다. 짧고 가벼운 대화체가 주는 발랄한 매력이 돋보인다. 시인의 뛰어난 상상력이 아이들의 마음을 훌쩍 키워 줄 것이다.
찰싹, 엉덩이에 떨어지는 번개 같은 동시들 언어유희에서 시작된 상상력의 보물 상자
『우산이 뛴다』는 우리 아이들이 산과 강과 꽃, 새, 여우 등 자연과 조금 더 다정하게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동시집이다. 강과 산으로 밭고랑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뛰어다니며 친구들을 찾아다니는 말괄량이 아이 같은 동시가 가득 담겨 있다. “오리야 학교 가자! 하면/ 너구리가 책가방 메고 나오고”, “베개 벤 건 오리인데/ 이불에 지도 그린 건 너구리”(「오리너구리」), “개구리 속에 황소가 산다고 생각해 봐”, “우황우황 날뛰는 개구리에게 고삐가 급해”(「황소개구리」) 등 재미있고 엉뚱한 상상력이 넘친다.
태풍이 섬 끝 마을 지붕들 발랑발랑 뒤집고 있을 시간 우산도 급하다
달맞이꽃 노란 대문들 잘 붙들어 맸는지 모래톱에 놀던 백로 아이들 대숲 집에 돌아갔는지 링거가 주렁주렁 달렸던 팽나무 할머니는 무사한지
삼킬 것 찾아 우우웅 곰 울음 퍼지르는 태풍에게서 강 지켜내려고
뛴다, 손잡이 하나로 남게 되더라도 ―「우산이 뛴다」 전문
“삼킬 것 찾아/ 우우웅” 무서운 곰 울음소리를 내고 있는 태풍 속에 씩씩하고 다정한 우산이 있다. 비 맞지 않게 우리를 보호해 주는 우산은 태생부터 착하고 든든한 존재이다. 태풍이 몰아치는 섬 끝 마을에서 우산은 달맞이꽃, 백로, 팽나무가 무사한지 살피러 급히 뛰어다닌다. 태풍이 “지붕들 발랑발랑 뒤집”듯이 우산도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데, 우산의 결심은 마지막 연에서 아주 야무지다. “뛴다, 손잡이 하나로 남게 되더라도” 무언가를 보살핀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김준현 시인은 해설에서, “저 많은 대상을 보호하고 그 안전을 걱정하며 쉼 없이 뛰는 이 ‘우산’의 멋진 도약이 제 존재를 건 도약이라는 점, 이것이 바로 남은우 시인이 동시와 함께 뛰는 방식”이라고 하였다.
“남은우 시인의 동시의 품은 넓다. 시인이 마음먹고 끌어안으면 온 세계가 경계 없이 다 동시의 품으로 들어갈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