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1부 물방울 1 혼돈 | 2 개벽 | 3 물방울 거품 | 4 태극 | 5 마고 | 6 하늘과 신들의 탄생 | 7 세 자매신 | 8 땅 | 9 바다와 강| 10 해, 달, 별 | 11 인간 여자 | 12 뭇 생명 | 13 남자 사람 | 14 천둥 | 15 마고의 동아시아 평야와 백두대간 창조
제2부 마고의 전쟁 16 괴물 여신 | 17 악신의 탄생 | 18 악신의 첫 행보 | 19 최초의 전쟁 | 20 두 번째 전쟁 | 21 세 번째 전쟁 | 22 네 번째 전쟁 | 23 다섯 번째 전쟁 | 24 여섯 번째 전쟁 | 25 일곱 번째 전쟁 | 26 여덟 번째 전쟁 | 27 동쪽 바람의 여신 | 28 영원한 시간의 별 | 29 불돌, 하늘나무, 아주머니 여신들 | 30 샛별 여신과 해맞이 매 별신 | 31 아홉 번째 전쟁 시작 전 | 32 아홉 번째 전쟁의 시작과 참상 | 33 아홉 번째 전쟁에서 활약한 여신들 | 34 아홉 번째 전쟁 | 35 아홉 번째 전쟁의 결과 | 36 마지막 전쟁의 전반부 상황 | 37 마고신의 회복 | 38 마지막 승리를 위한 준비 | 39 마지막 전쟁의 승리 | 40 우주의 어머니신 | 41 마고 여신, 여성 인간 지도자를 양육하시다 | 42 첫 영적 지도자가 된 여자 사람 | 43 미륵신과 미륵땅의 인간 | 44 미륵신과 석가신의 이야기 | 45 거대한 홍수 | 46 홍수가 지나간 후 | 47 천인의 탄생 | 48 천인들의 삶 | 49 마고성의 비극 | 50 천인들의 이주
제3부 신시 51 환인, 드러나시다 | 52 환인, 세계를 다스리시다 | 53 제신들의 이주 | 54 환인천제의 아들신이신 환웅천황 | 55 환웅천황의 첫 번째 하늘전쟁 | 56 환웅천황의 두 번째 하늘전쟁 | 57 환웅천황의 마지막 하늘전쟁 | 58 환웅천황과 사람들 | 59 환웅천황, 허락을 받다 | 60 천부인 이야기 | 61 세 도움신에 대하여 | 62 풍백의 노래 | 63 우사의 노래 | 64 운사의 노래 | 65 환웅천황, 드디어 동쪽으로 향하다 | 66 환웅천황의 인간전쟁 | 67 환웅천황의 홍익인간 | 68 자기들의 땅에 도착하다 | 69 환웅천황과 밝달족의 나라 | 70 단군왕검의 탄생 | 71 단군왕검 황제, 조선을 건국하시다 | 72 배달국 조선, 홍익인간을 이루다
해설 ‘아침 새 빛의 나라’에 내리는 율려의 빛꽃_이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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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에서 신시까지 : 아침 새 빛의 나라 : 나해철 신화서사시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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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시의 언어로 길어 올린 신화적 상상력, 현재를 낯설게 비추는 근원의 세계
“노래이기도 하고/말이기도 하고/이야기이기도 하고/생각이기도 한 것을/ 물거품은/진즉 잉태하고 있었다”
이 시대에 신화는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한 가지 가능한 대답이라고 할 수 있는 나해철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이 솔시선 34권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시인은 동북아시아에 편재遍在한 신화소들을 엮어 시의 언어로 재구성하고 다시 직조해냄으로써 닫힌 텍스트로서의 신화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시인에 의해 다시 쓰인 한국 신화는 지금 여기, 우리의 일상을 낯설게 비추어 새로운 감각으로 마주하게 한다. 나해철 시인은 신화라는 텍스트를 활짝 열어젖혀 거대한 ‘신화’의 상징과 서사가 현재적인 장소와 삶의 맥락 속에서 새롭게 자리잡도록 한다. 시인은 맨 처음에 있었던 그 ‘무엇’의 이름을 찾아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그것은 혼돈으로도 침묵으로도 빛으로도 어둠으로도 보이는, 규정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흩어져 있는 ‘있음’의 충만한 ‘무엇’은 자연 안에서 생명과 탄생을 예비하고 있는 존재들이다. 태초의 충만함과 혼돈으로 가득한 신화적 공간 안에서, 시인이 맨 처음 호명하는 존재는 놀랍게도 신이 아니라 ‘너’라는 존재이다. 그렇다면, 이 ‘너’는 누구인가? 마고나 환인, 환웅, 단군과 같은 신적 존재이면서 이 신화서사시를 접하는 당신을 비롯해 생명을 지닌 존재들 낱낱이기도 한 복수複數의 ‘너’들이다. 한 세계가 만들어져가는 신화적 공간 안에서 부르는 ‘너’는, 세계의 탄생과 형성 과정 내내 시의 공간 안에 자리한다. 여신 마고의 손길 안에서 생명과 신이 탄생하고, 세계가 만들어지고, 인간과 만물이 태어나고, 전쟁의 불과 찢김을 지나 마침내 거주지에 도착하기까지의 긴 여정에 ‘너’는 함께 있다. 이처럼 시인은 신화로부터 ‘신’이라는 거대한 존재의 위대함보다는 그 “무궁한 이야기 속에 네가 있”(「30 샛별 여신과 해맞이 매 별신」)음을 노래한다. 시인은 왜 지금 신화를 노래하는가. 왜 이 신화적 공간에서 ‘너’에게 말을 건네는가. 나해철 시인이 우리 앞에 불러낸 이 신화적 공간은, 우리가 기억하고 되살려내고 기려야 하는, 우리가 지켜내지 못한 ‘너’들,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역사에 대한 추모의 공간이자 잉태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마고에서 아침 새 빛의 나라까지 창세신화와 건국신화의 접점을 상상하다
창세신화는 세계의 시작과 인간의 기원을 둘러싼 질문에 대한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어느 순간부터 우리에게 잊힌 ‘마고’를 이야기의 장으로 다시 불러옴으로써 그에 답한다. 세계의 시작에 있던 “노래이기도 하고/말이기도 하고/이야기이기도 하고/생각이기도 한 것을” “진즉 잉태”한 “물방울 거품”(「3 물방울 거품」)은 곧 거대한 몸집을 가진 ‘마고신’이 되고, “모든 것의 전부인 여신 마고”로부터 “새로운 것들이 태어”(「6 하늘과 신들의 탄생」)나 세계가 지어진다. 세계는 ‘마고신’의 몸과 몸짓으로, 의도와 우연 속에서 창조와 분화를 거듭해가며 확장된다. 한 존재로부터 다른 존재가 파생되고 새로운 존재들이 자꾸만 생겨나는 것은, 세계를 좀더 다종다양하고 다채롭게 하는 것인 동시에 복잡하고 모순적인 국면에 이르도록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잘 보여주는 존재가 ‘괴물 여신’이다. ‘괴물 여신’은 ‘마고신’의 딸이자 자매인 ‘아랫몸신’의 잠을 깨우기 위해 빚어졌는데, 그처럼 하찮은 일을 해야만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점차 변심을 하여”(「16 괴물 여신」) 세계를 어지럽히고 존재들에게 해를 끼치는 ‘악신’이 된다. ‘마고신’에 대항하는 ‘악신’의 탄생은 선악 구도에 대한 설명으로 읽힐 수도 있다. 그러나 시인이 그려내는 신화의 세계에서 ‘악신’을 명백한 ‘악’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악신’의 탄생은 자연재해나 질병과 같이 왜 일어나는지 이해하기도 어렵고 극복하기도 쉽지 않은 인간의 고통이나 시련을 “해명하고자 하는 욕구”로부터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악신’은 “악 그 자체라기보다”는 인간의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들이 “사납고 기괴한 형태로 의인화된 것”(「해설」)이라고 할 수 있으며, 2부에서 펼쳐지는 열 차례에 걸친 ‘마고신’과 ‘악신’의 전쟁은 선과 악의 대결이라기보다는 세계의 불가해한 지점에 대한 해명의 과정에 가깝다. 한편 ‘악신’과의 전쟁은 ‘마고’라는 개별적 존재의 삶이 타자와의 대결을 통해 하나의 역사와 신화적인 상징으로 구축되는 의미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모든 치열한 과정을 통과하면서 건국신화에 밀려 오랫동안 신화의 세계에서 소외되어온 ‘마고’는 비로소 생명과 창조의 요체로 재형상화되고 창세신이자 신화의 중심 서사로서 자리매김한다. 마고신이 ‘환인’이 되는 변모의 장면은 유연하게 자신의 존재를 갱신하는 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는 자유로운 존재의 탄생을 나타낸다. 이로써 각각 분절되어 있던 창세신화와 건국신화는 연속선을 이루는 것으로 형상화된다. 세계의 탄생과 형성이 시를 통과하여 이제 신화적 상상력으로 직조해낸 하나의 맥락, 하나의 세계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삶, 지금 여기 ‘너’에게 도착한 태초로부터의 전언
깊고 혼곤한 잠을 자면서 마고신은 코를 골게 되었다 그 코 고는 소리가 너무나 컸다 그때까지 그런 큰 소리는 하늘과 땅에 있지 않았다
그 소리는 후에 천둥소리라고 사람들이 말하게 되지만
[…]
너여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갈라지는 시간이 네 몸 안에도 웅크리고 있다 너의 몸은 모든 것의 지도이며 시간이 쌓인 시간의 전집이다 ―「14 천둥」 부분
한 편의 시는 신의 이야기를 진술하는 국면과 ‘너’를 호명하는 국면이 차례로 나열되는 이중구조로 짜여 있다. 신이 탄생하고 생성시키며 존재의 전환을 통해 소멸하는 연대기적 과정과 ‘너’가 태어나고 살아가며 소멸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치유되는 일련의 과정이 마주 닿은 채 함께 간다. 시의 화자는 ‘악신’과 고투하는 ‘마고’로부터 환기된 생명과 대지의 순환성을, 개별적 존재인 ‘너’ 또한 지니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중첩을 통해 신화적 공간은 현재에 틈입한다. 시인이 우리 앞에 불러낸 이 신화적 공간은, 우리가 기억하고 되살려내고 기려야 하는, 우리가 지켜내지 못한 ‘너’들,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역사에 대한 추모의 공간이자 잉태의 공간이다. 동시에 이는 잃어버린 ‘너’들을 마음에 지닌 채 살아가는 ‘너’, 지금 여기의 당신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기도 하다. 오늘 밤하늘에 피어난 별빛이 오래전 과거에서 출발하여 이제 막 우리의 눈앞에 도달한 메시지이듯, 신화의 전언 또한 이전의 ‘너’들로부터 부쳐져 지금 ‘너’의 앞에 도착한 편지이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층위를 건너오느라 잔뜩 낡고 닳은 편지봉투를 열어보면 그 안엔 두려움과 오욕, 뿔, 욕심, 좋지 않은 생각, 눈물, 실패, 생로병사가 있다. 우리가 살려내지 못한 ‘너’들이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껏 살아갈 것이 분명한, 지금을 살아내고 있는 ‘너’가 있다. 시인은 신화를 빌어 생명을 지켜주고 싶은 의지를 드러낸다. 마음속에서 어지럽게 일렁거리는 감정들, 나쁜 상황들, ‘너’의 힘과 의지만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맞서 “견디어”(「31 아홉 번째 전쟁 시작 전」)낼 때, “걷고 뛰고 날고 기어서” “삶 가운데 있”고자 애쓸 때 시의 화자는 다정한 목소리로 “그 순간 네가 바로 마고”(「15 마고의 동아시아 평야와 백두대간 창조」)이자 “위대한 환웅천황”(「67 환웅천황의 홍익인간」)이라고 넌지시 속삭인다. 신의 이야기로부터 뻗어 나간 ‘삶’이 ‘너’에게 가닿는 바로 그 순간, ‘삶’은 곧 이야기가 된다. “너야/너의 삶이/이야기가 되어야 한다”(「39 마지막 전쟁의 승리」). ‘너’라는 존재가 슬픔에 망가지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나가기 위해 삶이 발화發話되어야 한다는 것, 그 이야기는 긴 생명의 공간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 그것이 시인이 신화로부터 발견한 자명하고도 단순한 세계의 진리이자, 지금 열린 신화의 공간으로 우리를 부른 이유이다. 시인이 열어젖힌 신화의 세계가 ‘너’의 삶, 바로 이곳에 하나의 시로 놓여 있다.
책속에서
있는 것 같이 없고 없는 것 같이 있는 그 무엇의 넘쳐나는 물에서 부풀어 오르는 물방울이 생겨났다 물방울 거품이 처음으로 생겨났다
물방울 거품은 그 무엇에서부터 흘러나와 굽이치는 거대한 물이랑에서, 그 무엇을 뒤흔들며 맥동하는 음악 속에서 솟아 나오고 있었다
(…)
노래이기도 하고 말이기도 하고 이야기이기도 하고 생각이기도 한 것을 물거품은 진즉 잉태하고 있었다
의지이기도 하고 자비이기도 하고 은총이기도 한 그것은 물거품 안에서 둥글게 둥글게 휘돌고서 태동하였다 —
「3 물방울 거품」 부분
영롱한 물방울 거품에서 훗날 마고라고 불렀고 수없이 많은 다른 이름으로도 사모하였던 여신이 탄생하였다
(…)
여신은 못 하는 것이 없었다
빛이면서 박동이고 소리이면서 고요이고 말이면서 노래이고 생각이면서 의지이고 자비이면서 은총이었던 본래의 그 무엇에서 솟구친 청이슬과 흑이슬이 지닌 강력한 생명의 힘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생명의 탄생과 보살핌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위대한 자비로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 무엇의 물방울 거품이 지닌 신비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
「5 마고」 부분
뿔 하나에 머리 아홉인 악신은 자기 마음대로 새로 별자리를 만들거나 별자리를 다르게 변화시키면 마고신에게 대항할 수 있음을 알았다
자기가 만들거나 변화시킨 별자리에 자기 몸을 감출 수가 있고 그 별자리에서 자유롭게 잠을 자고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고의 자매신 중에서 하늘의 별과 빛을 관장하는 윗몸신을 속일 목적으로 악신은 자기의 머리 아홉 개를 아홉 개의 밝은 별로 변하게 하였다
무질서하게 새로 생겨난 아홉 개의 별들을 정리하기 위해 윗몸신은 별들이 들어 있는 자작나무로 된 커다란 별 주머니를 들고 가서 아홉 개의 무질서한 별들을 거기에 담으려고 하였다
그 순간 아홉 개의 별로 변해 있던 악신의 아홉 개 머리가 윗몸신을 에워싸고서 달려들었다 윗몸신은 크게 당황하여 맞서지 못하고 악신에 붙잡힌 채 순식간에 곤두박질쳐 땅속으로 끌려 들어가고 말았다
땅속에서 비로소 정신을 차린 윗몸신은 자신이 관장하는 강한 빛을 악신의 아홉 머리의 눈에 비추어 강한 눈부심으로 악신이 순간 아무것도 볼 수 없게 하였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깜짝 놀란 악신이 당황하여 손에 잡히는 대로 수많은 별자리가 안에 들어 있는 윗몸신의 자작나무 껍질로 된 별 주머니를 내던졌는데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내던졌다
그 순간 윗몸신은 눈이 보이지 않는 악신을 피해 땅속을 탈출하였고 별 주머니가 던져진 방향으로 쫓아가서 별자리 주머니를 움켜잡았다
이때부터 별들은 언제나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너야 반짝이는 별만은 오욕이 없어야 하리 너야 별마저 추해진다면 우리의 세계는 얼마나 더 외로울 것이냐 —
「19 최초의 전쟁」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