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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바르샤바
제2장 비알리스톡
제3장 유라 정착촌
제4장 투르키스탄 I
제5장 투르키스탄 II
제6장 돌아가는 길
제7장 폴란드와 독일
제8장 파리
닫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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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 그림책 작가, 유리 슐레비츠의 홀로코스트 생존 이야기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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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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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일한 피난처는 그림이었다.
언제나 그리고, 그리고, 그렸다!”

칼데콧 상 수상 작가, 유리 슐레비츠가
직접 그리고 쓴 유년 시절의 이야기


얼어붙은 북쪽 끝 땅에서부터
지독한 굶주림에 시달리던 남쪽 땅 투르키스탄까지
나치의 공격을 피해 떠난 10여 년간의 여정

“우리의 삶이 이보다 더 비참해질 수 있을까?”


1939년 9월 1일, 평온한 바르샤바의 하늘에 독일 나치의 폭격기들이 날아들면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된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당시 유리 슐레비츠는 겨우 네 살이었고 부모님과 함께 바르샤바의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전쟁은 순식간에 그동안 일궈 온 모든 것을 파괴했다. 그와 그의 부모님은 전쟁 직후, 소련으로 떠나면서 홀로코스트를 피했지만 얼어붙은 북쪽 끝 땅에서부터 지독한 굶주림에 시달리던 남쪽 땅 투르키스탄까지 불안한 삶을 이어 간다. 마침내 그들은 오랫동안 염원했던 폴란드로 돌아오지만 6년이나 이어진 전쟁으로 모든 것이 변했고, 그의 가족은 고향에서도 달갑지 않은 이방인일 뿐이었다. 결국 유리 슐레비츠가 열네 살이 되던 1949년에 이스라엘로 이주하고서야 그의 가족의 힘겨운 여정은 마무리된다.
유리 슐레비츠는 그의 뛰어난 기억력과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남긴 꼼꼼한 기록들을 토대로 난민과 이방인으로 살았던 지난 시간들을 섬세한 그림과 글로 표현해 냈다.
책 속에서 그는 부모님과 자신이 참혹한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선택’이 아니라 ‘우연’이었다고 말한다. 갓난아기였던 그가 아파트의 꽃무늬 벽지를 바라보았기 때문에 아버지가 자신의 이름을 어느 예술가를 떠올리며 '유리'라고 지었고, 그 이름 때문에 소련 시민권을 받지 못했으며, 그 결과 나치가 침공할 수 없었던 머나먼 곳까지 떠밀려 가면서 가까스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Chance 우연》은 유리 슐레비츠의 회고록이자 홀로코스트를 피해 수많은 유대인 난민들이 어떤 고난을 겪고 치열하게 살아남았는지를 보여 주는 생생한 기록이기도 하다. 지독한 가난에 허덕이며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그리던 사람들, 강제 노역으로 몸이 성할 날 없던 시절, 그리고 경찰의 검문을 피해 도망자 신세로 살아야 했던 나날들…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참혹한 전쟁의 모습과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거친 민낯들은 20세기 가장 참혹했던, 역사의 한 순간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의 참혹함과 숱한 좌절 속에서도
그를 웃을 수 있게 해 준 유일한 친구는 ‘그림’이었다!


“칼데콧 상을 비롯 세계적인 권위의 상을 다수 수상한 작가”, “수많은 그림책 작가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위대한 스승” 등 유리 슐레비츠를 수식하는 말은 굉장히 많다. 이런 거장의 유년시절이라 하면 명랑하고 따뜻하며 독특한 상상으로 가득한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을까? 그러나 또래 친구들과 뛰어놀 어린 나이에도 그는 부모님과 함께 낯설고 척박한 땅을 전전하며 삶을 이어 갔다.
‘나폴레옹은 턱수염이 있었을까?’, ‘세상에는 끝이 있을까?’ 하는 어린 소년의 엉뚱한 생각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폭격으로 폐허가 된 삶의 터전에서,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생과 사가 갈리는 처참한 광경을 목격하며 ‘어떻게 살아남지?’라는 고민으로 뒤바뀐다.
전쟁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파괴했지만 소년의 희망마저 빼앗진 못했다. 바로 ‘그림’ 그리는 시간을 통해 절망의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굶주림에 지쳐 손으로 그림을 그릴 수 없을 때에도 그는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그림을 그렸다. 부모님의 헌신과 믿음 속에서 그림에 대한 열정과 믿음을 놓지 않았던 유리 슐레비츠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뭇잎 위에, 땅바닥에, 상상 속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보는 것은
배고픔을 잊게 하는 것 이상이었다. 그것은 내 영혼의 안식처였다.”


흑백으로 그려진 표현주의 스타일의 강렬한 삽화가 가득 채워져 있는 이 책에는 전쟁의 한 가운데 서 있던 어린 소년이 점차 예술가로 각성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본문에는 그의 어릴 적 모습과 부모님 등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 15장과 그가 그린 습작들을 포함하여 80여 개의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때문에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 세계와 그림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이 책을 통해 그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품 세계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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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2] 나의 유일한 피난처는 그림이었다. 언제나 그리고, 그리고, 그렸다. 나는 막대기처럼 생긴 사람들을 그렸다. 내가 그린 막대 사람들은 아버지의 오래된 신문에서 내가 찾을 수 있는 빈 공간이라면 어디든 채워져 여기저기를 행진했다.
폭발음이 들릴 때마다 나는 눈을 감고 연필을 높이 들었다. 내 연필은 비행기가 되어 종이를 향해 초고속으로 날았고, 뾰족한 심으로 종이에 동그란 구멍을 뚫었다.
그것은 우연에 따르는 게임이었다. 막대 사람들은 이 무시무시한 연필 비행기를 피할 수 있을까? 그들이 맞게 될까? 우리가 맞게 될까? 우리는 폭탄에 맞아 죽게 될까? 굶어 죽게 될까?
[P. 28~29] ‘세상에는 끝이 있을까?’
나는 세상은 접시처럼 생겼고 그냥 접시보다 크기가 훨씬 더 클 뿐이라고 추리했다. 그래서 이다음에 크면 세상 끝으로 가서 접시 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볼 생각이었다.
아버지에게 내 계획을 말했더니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아니야. 세상에는 끝이 없단다. 세상은 접시가 아니라 달걀처럼 생겼거든.”
전쟁이 일어나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두 가지 궁금증은 사라졌고 이제 내가 궁금한 건 단 한 가지뿐이었다.
‘어떻게 살아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