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는 내내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다고?’ ‘이렇게 대담하게?’ ‘아니 이렇게 뻔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갈 수가 있지?’ 기가 막히다. 하지만 책의 목차에도 주룩 나열된 이 이야기들은 모두 실화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
암호화폐. 그게 도대체 뭐길래?
‘암호화폐’ ‘코인’. 이름조차 생소하던 시절에도 크고 작은 속임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00코인’의 이름을 단 신종 화폐들이 생겨나면서 암화화폐는 금융사기사건의 중심에 서서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리는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금융위기와 같은 국가 경제 파탄이나 인플레이션 등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돈에 관심을 가졌고, 그렇게 생겨난 비트코인은 2009년, 1센트도 채 되지 않는 가격으로 시작해 2014년 초에는 최고 800달러를 기록했다. 사람들은 암호화폐로 부자가 된 이들을 목격하고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어 했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새로운 암호화폐가 열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겨나는 새로운 프로젝트 중에는 애초에 투자자를 홀릴 목적의 사기 사건도 끼어 있었다. BBC 화제의 팟캐스트 시리즈이기도 했던 <사라진 암호화폐여왕> 사건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사기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른 대표적인 예이다.
유럽에서의 대형 사기사건들에 이어 대규모 폰지 사기가 중국과 아시아 각지로 세력을 뻗어 나갔다. “죄송하지만 이미 도망쳤습니다.” 이 한 마디를 남기고 끝나버린 사건도 있다. 60억 달러의 직접 투자금을 유치한 이 프로젝트는 시가 총액 170억을 달성하고 연기처럼 사라졌다.
(다양한 사건들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책에 자세히 쓰여 있다.)
최근 국내 뉴스를 떠들썩하게 장식한 ‘루*’ “테*’ 사건도 마찬가지.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셀 수 없이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일 것이다. 암화화폐를 이용한 사기 행각, 즉 남의 돈을 이용해 부를 창출하고자 하는 욕망의 각본들이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다.
왜 그렇게들 속을까? 왜 그렇게 억울한 피해자가 되기에 주저하지 않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빠르게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간절한 희망에 ‘대놓고 사기’라는 것을 눈치챌 기회를 놓치고, 지나친 욕심이 눈 먼 투자를 부르기 마련이다.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혼자만 기회를 놓치거나 소외되고 싶지 않은 불안 심리(옮긴이 해석) 도 작용한다. 실제로 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이런 심리를 이용해 투자자를 확보했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벼랑 끝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암호화폐에 투자할까?
암호화폐는 과연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