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 일은 스스로 만든다 #취미를 일로 만들기 와인으로 이룬 ‘덕업일치’ / 와인 전문가 김욱성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카메라 너머의 사람을 바라보다 / 바라봄사진관 대표 나종민
#애호의 마음으로 창업하기 책과 사람이 있는 동네 서점 만들기 / 동네 서점 책인감 주인 이철재
*Tip_ 창업을 위한 준비 과정별 지원 제도
3. 자연과 더불어 살다 #농사를 업으로 삼기 도시 속에서 농부로 살아가기 / 고양 도시농업 네트워크 농부 김재광
#동물을 기르며 낙농업 하기 갓 나온 초란 같은 가능성을 품고 / 자연이네 유정란 대표 송헌수
*Tip_ 귀농·귀촌을 위한 준비 과정과 지원 제도
4. 세상에 흔적을 남기다 #세상에 봉사하기 연대하는 삶의 기쁨 / NGO 통·번역가 이선미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기 모든 순간이 걷기 좋은 때입니다 / 도보여행가, 작가 황안나
*Tip_ 사회공헌 일자리
나가는 말 변함없이 변하는 일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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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불안하고 두렵기만 한 ‘은퇴’를 반환점 삼아 두 번째 일, 두 번째 역할, 두 번째 삶으로 세상과 마주한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의 이야기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일명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있다. 국내 베이비부머는 약 780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집단이다. 한국 사회 격동기에 태어나 일하며,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했던 이들에게 은퇴 이후의 삶은 아직 낯설고 두렵다. 퇴직을 맞은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고는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노인 복지와 노후 대비와 관련된 사회적 지원은 아직 부실한 편이다. OECD 국가들 중 1위에 해당하는 대한민국 노인 빈곤율,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은 국민연금을 수령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예측 등 쏟아지는 우울한 뉴스들은 은퇴를 앞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많은 이들이 ‘은퇴’라는 단어에서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휴양하는 삶을 떠올리지만, 그런 모습의 ‘은퇴’는 흔하지 않다. 퇴직자들은 은퇴 이후에도 일자리를 찾는다.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재취업을 시도한 국내 베이비부머는 전체의 86.6퍼센트였다. 하지만 재취업은 녹록지 않다. 조급해진 퇴직자들은 적성에 맞지 않는 일자리를 찾거나, 무턱대고 창업을 모색했다가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최근 은퇴자들 위한 삶의 설계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재테크에 치중돼 있다. 물론 금전적인 노후 대책은 중요하지만, 경제적으로 완벽한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일뿐더러 재테크만이 답은 아니다. 대다수의 퇴직자들은 두 번째 ‘일’을 선택하고, 그 직업으로 두 번째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게 현실이다. 퇴직자들의 진로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낀 저자는 은퇴하고 두 번째 직업을 찾아 10년 이상 그 일을 지속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그들이 은퇴 후 각자의 ‘취준’을 거쳐 새로운 일과 마음으로 삶을 바꾼 경험을 책에 담았다.
은퇴 이후, ‘무엇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할까?’가 아닌 ‘어떤 새로운 일을 해볼까?’라는 질문
은퇴는 일이 끝나는 지점이 아니다. 삶이 지속되는 한 우리는 ‘일’과 마주해야 한다. 은퇴를 경험한 이들은 대부분 일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일은 사회적 자아를 유지시켜 주는 하나의 틀이고,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끈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들은 각각 다양한 직종에 종사했지만 은퇴 이후 자신이 할 수 있는, 혹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즐거움과 보람을 충족시키며 두 번째 인생을 의미 있게 펼쳐가고 있다. 새로운 일 찾기에 실패하는 은퇴자들의 공통점은 은퇴 전에 지녔던 기준을 고수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을 찾는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위해서는 눈을 낮추고 현실을 봐야 한다. 그러나 ‘눈을 낮춘다’는 말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아홉 명의 인터뷰이들은 현재 자신의 상황과 가진 자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탐색했다. 어떤 인터뷰이는 자신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냈다. 문두식 씨는 대기업 임원의 자리에서 내려온 후 대학 시절 전공을 살려 청소년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은행원이었던 강형구 씨는 실적이 아닌 소비자를 위해 일한다는 신념을 금융소비자연맹에서 이어 지켜갔다. 업무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일을 택한 인터뷰이도 있다. 김욱성 씨는 좋아하는 와인을 깊이 공부해 재취업에도 성공하고 유튜브라는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 찍는 일을 좋아하는 나종민 씨는 장애인 전용 사진관이라는 자기만의 블루오션을 찾아냈다. 노원구 공릉동에서 동네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철재 씨는 꿈꾸던 ‘로망’을 이뤄 주변의 부러운 시선을 받는다. 사무실 책상과 도시를 벗어나 귀농·귀촌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인터뷰이도 존재한다. 김재광 씨는 함께 삶의 터전인 일산에서 도시농부로 살아가고 있다. 자연 방사 양계장을 운영하는 송헌수 씨는 경쟁이 가득한 도시를 떠나 귀농을 선택한 후 온 가족의 삶이 평화롭게 바뀌었다. 어떤 인터뷰이는 사회와 연대하고 세상에 흔적을 남기는 일에 열중했다. NGO 단체에서 통·번역 일을 하고 있는 이선미 씨는 수많은 사람들과 연대하며 전에 없던 기쁨을 느끼고 있다. 황안나 씨는 은퇴 후 전국과 세계를 걸으며 자신의 삶과 경험을 책으로 남겨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누구도 변화를 피할 수 없는 은퇴, 인생 2막을 지혜롭게 꾸리는 방법
새로운 직업을 찾아 일을 시작한 인터뷰이들은 중년의 나이에 새로운 자아를 형성해야 했고, 예전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야 했다. 그들에게도 재취업이나 창업은 쉽지 않았고, 바쁜 회사생활로 퇴직 이후를 준비할 여력을 갖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는 것과, ‘일’에 대한 기존의 프레임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 생계를 책임지며 돈을 벌기 위해 일해야 하고, 회사의 직위가 곧 자신이라는 오랜 생각을 바꿔야 했다. 생각의 틀을 바꾸는 일은 어려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재취업, 창업, 귀농·귀촌, 사회공헌 등 은퇴 후에 해볼 수 있는 일의 종류는 다양하다. 인터뷰이들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경험한 은퇴 이후의 ‘취준’에 대해 말한다. 재취업에 도전해야 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부터, 생계를 위한 일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일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방법까지 다양한 조언들이 이어진다. 또한 두 번째 직업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그 일을 지속하는 것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새로운 능력을 계발하고 한 가지 일을 계속해온 인터뷰이들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에 대해 아낌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책 속 용감한 아홉 명의 진솔한 이야기는 계산기만 두들기던 노후설계를 멈추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좀 더 진지한 고민을 이끌어낸다. 일과 삶의 가치에 대한 성찰이 담긴 이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퇴직자들의 도전에 큰 힘을 실어줄 것이다.
책속에서
[P.5~6] 자신의 일에 대해 냉소하든 열정적이든, 모든 직업인들은 현재 일이 삶의 중심이라는 점에 암묵적으로 동의할 것이다. 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바로 그들의 삶에 대한 태도와 맞닿아 있다. 그리고 누구든 일을 하면서 한 번 이상의 전환의 순간을 맞닥뜨린다.
[P. 8] 하는 일이 바뀌면, 우리의 사회적 자아는 예전과 달라질수 있다. ‘무엇을 해서 돈을 벌 것인가’보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그 과정을 충분히 즐기고 있는 이들의 여정을 들여다봤다. 그렇게 ‘꿈’이라는 막연한 단어와 ‘일’, ‘직업’이라는 냉정한 단어는 기존의 범주보다 확장됐다. 자신이 만든 틀을 깨고 새로운 삶 속에서 즐거움과 보람, 일을 찾는 과정을 즐기며 의미를 부여한 인터뷰이들의 이야기는 놀라웠다. 그들이 들려준 삶의 흐름은 미래에 대한 진지하고 폭넓은 고민을 이끌어냈고, 계산기만 두들기던 노후 설계를 멈추게 했다.
[P. 27] 그는 아직도 자신의 일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일에서 오는 보람이나 기쁨과는 별개로 예전의 생활과 지금을 비교하는 잣대를 완전히 내려놓지는 못하고 있다고 했다. 상담 일을 시작한 이후 많이 변하긴 했지만 30년을 ‘대기업에서 돈을 버는 가장’으로 살아온 삶이 쉽게 변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천천히 변화하고 있고, 그 과정을 충분히 관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