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왜구 전쟁 나라도 없고 백성도 아닌 자 공민왕 시해 사건 출생의 비밀 나흥유 마쓰라당 남조 정서부 계엄령
2부 비밀 결사 파사계 충이란 무엇인가 팔문금쇄진 소년 장수 아지발도 황산으로 가는 길 구국의 영웅 이성계 남해대첩
3부 잊힌 무인들 이 군대로 무슨 일인들 못하겠습니까 정권 교체 요동 정벌 위화도 회군 사사로운 토지를 혁파하라 최영을 참하다 쓰시마 정벌
4부 호랑이 등에 탄 역사 실종 왕족의 수상한 귀환 명나라와 손잡고 왕을 모함하다 가짜를 폐하고 진짜를 세운다? 도망자 이성계를 베야 고려가 산다 환술 거사 밀고 패자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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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함의 나라 : 왜구를 벤 칼로 이성계를 참하리라 : 권경률의 상상 한국사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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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이성계 vs. 김종연 “이성계 시중은 인자한 분이라네. 하지만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오르면 악마의 유혹에 빠지게 되지. 그의 권력이 무리를 지으면서 나라가 무너지고 있네. 지금은 이 시중을 베야 고려가 살아.” 고려 말 40년 동안 처절하게 이어진 왜구와의 전쟁! 고려의 국력은 쇠약해지고 백성은 도탄에 빠졌는데…. 왜구 토벌전에 헌신하고 나라와 백성을 지킨 장수들은 역성혁명을 추진한 이성계 일파의 모함에 쓰러져갔다. 고려를 수호한 무인들은 어떻게 잊혔을까? 역사는 과연 정의로운가? 이 책은 모함의 희생자로 보이는 실존 인물 김종연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고려 말 왜구 전쟁과 왕조 교체기 권력투쟁을 실감 나게 그린다. 역사의 승자인 이성계 일파가 아니라 대척점에 선 무인의 시각으로 한국사에서 가장 치열하고 드라마틱한 시대를 독창적으로 해석했다.
고려판 ‘쇼생크 탈출’ 김종연의 집안은 광산(光山)을 본관으로 삼고 무신정권 때 조정에 입지를 다졌다. 1281년 여원(麗元)연합군을 이끌고 일본 원정에 나선 대장군 김주정이 직계 선조다. 그의 자손들은 승승장구했고 가문은 날로 번창했다. 하지만 김종연의 윗대에 이르러 사달이 났다. 밀직부사를 지낸 아버지 김정이 ‘요승’ 신돈을 제거하려고 모의하다가 발각된 것이다(1368). 그 대가로 아버지는 목숨을 빼앗겼고 가족은 모진 수난을 겪어야 했다. 절치부심 끝에 장군이 된 김종연은 고려 우왕 때 여러 차례 왜구를 토벌하는 공을 세웠다. 1388년에는 남원과 구례에서 왜적과 싸워 이겼고, 1389년엔 박위와 함께 쓰시마를 정벌해 고려인 포로들을 구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1390년 윤이와 이초의 무고 사건에 연루되는 바람에 난데없는 옥고를 치르게 된다(《고려사》 열전, 세가, 절요 참조). 윤이와 이초의 무고(誣告)는 이성계 일파가 역성혁명을 방해하는 정적들을 제거하기 위해 조작한 사건이었다. 특히 왜구를 토벌하며 고려를 수호해온 무인들이 모함당해 죽어갔다. 역성혁명의 원동력은 이성계의 무력이었기에 필적할 만한 장수들을 제압하고 군권을 완벽히 장악하려 한 것이다. 순군옥에 끌려간 김종연은 변소 구멍을 통해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고려판 쇼생크 탈출’이라 할 만하다. 그는 집요한 추적을 뿌리치고 평양에 몰래 숨어 들어가 반격을 도모했다. 동료의 억울한 죽음에 분개한 무인들을 규합해 이성계 일파를 치려 했다. 하지만 거사는 밀고로 인해 실패했고 김종연은 붙잡혀 씁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역사라는 건 의로움을 날조하는 서책인가보오.” 이 책은 실존 인물 김종연을 주인공 삼아 왕조 교체의 비사를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1부 ‘왜구 전쟁’과 2부 ‘비밀 결사’에서는 고려를 멸망에 이르게 한 왜구(倭寇)의 실체를 규명하는 동시에 토벌전에 헌신하는 장수들 가운데 이성계가 떠오르는 과정을 다룬다. 3부 ‘잊힌 무인들’과 4부 ‘호랑이 등에 탄 역사’에서는 위화도 회군으로 정권을 잡은 이성계 일파가 명나라를 끌어들여 임금과 정적과 무인들을 모함하고 고려 왕조를 무너뜨리는 일련의 경위를 밝힌다. 고려 무인 김종연의 활약과 분투는 사료를 뼈대로 삼고 상상력으로 살을 붙여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이야기 흐름에 담았다. 《고려사》 열전, 세가, 절요는 조선 건국 세력이 기술했기에 반대편 인물들을 역사에서 지우거나 적지 않게 왜곡했다. 실증적인 접근법만으로는 진상을 파악하기 힘들다. 잃어버린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사료에 근거하되, 상상의 인물과 행적, 비밀 결사를 지어내 다른 층위의 진실에 다가가고자 했다. 끝내 붙잡혀 죽었으니 김종연은 역사의 패자라고 볼 수 있다. 승자가 붓을 쥔 역사에서 패자의 진실은 묘비도 없이 세월에 묻힌다. 하지만 패자가 죄를 입었다고 해서 그 뜻이 허망하기만 한 건 아니다. 또 승자가 뜻을 이루었다고 해서 그 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승자의 역사는 찬란한 기록으로 남지만, 패자의 역사는 사무쳐 가슴에 울린다.
책속에서
[P.28] “전장을 떠도는 무부(武夫)에게 고향이 어딨는가? 가족을 떠올린들 공연히 미안할 뿐이지. 군인이란 나라에 목숨을 맡기고 사는 죄인이라네.” 금강야차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질문한다. “그 나라라는 게 대체 어느 하늘 아래 있는 겁니까? 정녕 목숨을 맡길 만한 가치가 있습니까?” 나라도 없고 백성도 아닌 자다. 이자는 정말로 궁금해서 묻는 것이다. “무관에게는 임금이 나라다. 백성이 나라다. 가족 또한 나라다. 내가 사랑하고 지켜야 할 모든 사람이 내 나라다. 그러니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것이다.” “글쎄올시다. 알 듯 말 듯하네요.”
[P. 64] 마쓰라당을 제압한 여원연합군은 곧장 하카타만으로 밀고 들어갔다. 하카타에는 태재부에서 소집한 규슈 전역의 무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 끝에 날이 어두워지자 연합군은 배로 돌아가 전열을 정비했다. 그날 밤 끔찍한 폭풍우가 하카타만의 선단을 강타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세찬 풍랑이 바다 위에 떠 있는 함선들을 집어삼키고 부숴버렸다. 전력의 1/3이 비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여원연합군은 어쩔 수 없이 퇴각했다. 출병 한 달 만의 일이었다. 가마쿠라 막부와 규슈 태재부는 이 폭풍우를 ‘가미카제(神風)’라고 부르며 기적의 승리를 자축했다. 신의 힘으로 원구(元寇), 몽골 도적의 침략을 물리쳤다고 미화했다. 실상은 여원연합군의 불운 덕택에 가까스로 패배를 모면한 셈이다.
[P. 118] 싸움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최영 장군은 지난 50년간 나라를 위해 움켜쥐었던 칼을 비로소 내려놓았다. 그는 사위 우왕과 딸 영비가 머무는 화원 팔각전으로 지친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이었다. 최영이 두 번 절을 올리자 왕과 비는 울면서 부둥켜안았다. 고려 왕실의 기둥을 잃는 순간이었다. 그는 잡으러 온 군사들에게 담담히 몸을 맡겼다. 전각 입구에서 이성계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사변은 내 본심이 아닙니다. 장군께서 대의를 거스르니 국가가 편안하지 못하고 백성들이 힘들게 되어 부득이하게 이리 한 것입니다. 잘 가십시오. 잘 가십시오.”(《고려사》 세가 ‘우왕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