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 66~67] 지구촌 한글학교는 우리 한인 재외동포 사회가 스스로 만든 학교입니다. 스스로 생겨난 한글학교! 스스로 생겨났다고 해서, 무슨 마술처럼 펑! 하고 벼락같이 뚝딱 생겨났다는 말이 아닙니다. 어떠한 지시가 있거나 감독에 의해서 만들어진 학교가 아니라, 내 자식들을 정체성 없는 유령처럼 키우고 싶지 않다는 의식을 가진 이들이 힘을 모아 만든 학교입니다.
비록 몸은 모국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나 마음과 정신은 우리의 뿌리를 기억하게 하려고 한인 이민자들이 자기 지역에 만든 학교입니다. 한인 이민자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마다 지구촌 이곳저곳에서 그 지역에 맞게 서툴지만 만들어낸, 또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는, 자생적 교육기관입니다.
그러다 보니 세련되지 못한 면도 있고, 그러다 보니 주먹구구식도 있고, 그러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는 면도 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났습니다. 살아보니 뿌리를 잊고서는 유령처럼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체득하였습니다. 그 어떤 난관에도 이 학교들을 지키고 효과적인 교수법을 익혀서 우리 동포 자녀들에게 정신적 재산을 물려주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해서 아이들이 우리가 떠나온 모국 대한민국과 아름답게 손잡고 살아가는 글로벌 코리안이 되도록 한글학교가 키워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한인 디아스포라들이 살아가는, 전 세계에도 훌륭한 세계시민으로서 따뜻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기르고 싶다는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고 한글학교가 뛰고 있습니다.
―김수진(미국 뉴욕), 「It’s NOT Columbus Day, It’s Indigenous People’s Day」
[P. 226~227] 나를 비롯하여 몇몇의 선생님들은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가 이곳에 와서 살기에, 가르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가끔은 우리 학생들과 힘든 대화가 이어지기도 한다. 학생들은 영어로 말을 하고 선생님은 한국말로 대답을 한다. 특별수업이 있는 날에는 귀국반(한국으로 돌아가는 반)과 문화반(캐나다 현지 외국인반)이 함께 수업을 하기도 한다. 한국 학생들은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고,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기에, 그렇게 합동 수업의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자기 나라의 문화를 다른 나라의 학생들에게 서로 가르쳐주는 활동 방식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한다. 캐나다 학생은 한국인 학생에게 영어로, 한국인 학생은 캐나다 학생에게 한국어로 가르쳐주는 것이다. 문화반 학생들은 캐나다의 짧은 역사 속에 가슴 아픈 원주민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귀국반 학생들은 한국의 드라마, K-POP, 한국음식 이야기로 이어지며 한국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바로 그때 느닷없이 승주가 “아! 나는 한국으로 가기 싫어, 다시 여기로 오고 싶어” 하면서 울먹울먹 외쳐댔다.
승주는 한국에서 우등생이었다. 여기 캐나다로 유학 온 학생 중에도 공부를 매우 잘하는 모범 학생이다. 그런데 돌아가기 싫다고 눈물을 머금고 외친다. 무슨 개인적 사정이 절박한 것일까. 고국으로 향해야 할 승주의 마음에 어떤 그늘이 내린 것일까.
―송성분(캐나다 밴쿠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