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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

1. 천자문 고개 글자로 들여다본 어린 시절
첫째 꼬부랑길 한자를 쓰면서 네 눈 달린 창힐과 만나다
둘째 꼬부랑길 폭력으로도 지울 수 없었던 한자의 문화유전자
셋째 꼬부랑길 양과 조개가 만난 한자의 나라
넷째 꼬부랑길 천자문과 천지현황, 표(票)퓰리즘과 대략난감

2. 학교 고개 열린 교실 문 너머엔 무엇이 기다릴까
첫째 꼬부랑길 학교와 유리창, 그리고 란도셀의 추억
둘째 꼬부랑길 학교란 말도 모르고 학교를 다닌 우리들
셋째 꼬부랑길 그들은 왜 ‘국민학교’라고 했는가
넷째 꼬부랑길 서당에는 민들레가 학교에는 벚꽃이
다섯째 꼬부랑길 학교 교육과 서당 교육의 차이
여섯째 꼬부랑길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과 ‘줄탁동시’

3. 한국말 고개 금지당할 수 없는 언어에 대한 충동
첫째 꼬부랑길 ‘아이구머니’는 한국말인가, 고쿠고조요
둘째 꼬부랑길 한국어를 쓰지 못하던 교실 풍경
셋째 꼬부랑길 식민지 교육이 간과한 것

4. 히노마루 고개 해와 땅을 핏빛으로 물들이는 붉은 기
첫째 꼬부랑길 깃발 속으로 들어온 해는 암흑이었다
둘째 꼬부랑길 국기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까닭

5. 국토 고개 상자 바깥을 향한 탈주
첫째 꼬부랑길 외쳐라 토끼야, 토끼야 달려라
둘째 꼬부랑길 서양문명 상자 속의 집단기억을 넘어
셋째 꼬부랑길 바다를 발견한 한국인은 무섭다

6. 식민지 고개 멜로디에 맞춰 행진하는 아이들
첫째 꼬부랑길 약장수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둘째 꼬부랑길 동요가 아니다, 군가를 불러라
셋째 꼬부랑길 매화는 어느 골짜기에 피었는가
넷째 꼬부랑길 소나무 뿌리를 캐내라
다섯째 꼬부랑길 짚신과 고무신을 죽인 것은 군화다

7. 놀이 고개 망각되지 않는 유년의 놀이 체험
첫째 꼬부랑길 〈오징어 게임〉에 숨어 있는 인류의 미래
둘째 꼬부랑길 팽이치기 추억과 겨울 털모자
셋째 꼬부랑길 겨울 난로의 추억, 도시락 이야기

8. 단추 고개 제복이 드러내는 것과 감추는 것
첫째 꼬부랑길 단추와 옷맵시
둘째 꼬부랑길 검은 교복과 단추놀이

9. 파랑새 고개 어둠의 기억을 거름 삼아
첫째 꼬부랑길 세 가지 파랑새를 찾아서
둘째 꼬부랑길 파랑새 작은 새 어째어째 파랗지
셋째 꼬부랑길 부정과 긍정의 두 둥지
넷째 꼬부랑길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강

10. 아버지 고개 부재하는 아버지, 부재하는 아버지
첫째 꼬부랑길 우리 아버지들은 어디로 갔나
둘째 꼬부랑길 한국의 아버지들은 수탉처럼 울었는가
셋째 꼬부랑길 모모타로는 소금장수가 아니다
넷째 꼬부랑길 역사의 블랙박스를 읽는 법
다섯째 꼬부랑길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11. 장독대 고개 근대가 상실한 사이의 공간
첫째 꼬부랑길 역사의 뒤꼍 한국의 장독대와 툇마루에 있는 것
둘째 꼬부랑길 바람과 물로 지은 강변의 집

12. 이야기 고개 억압으로도 막지 못한 이야기
첫째 꼬부랑길 삿갓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나라
둘째 꼬부랑길 질화로에 재가 식으면
셋째 꼬부랑길 구들 식으면 한국의 이야기도 식는다

자세히 읽기 왜 천자문에서는 하늘이 검다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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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 큰글자책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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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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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
이어령 지적 대장정의 결정판, ‘한국인 이야기’ 완간

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
이어령 지적 대장정의 결정판, ‘한국인 이야기’ 완간!

한국인의 정신에 각인된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트라우마
절망·저항·도전의 3악장 교향곡이 울려퍼지는 격동 속의 서정!


이어령. 1933년생. 소년이었던 그가 처음 들어선 교실에는 일장기가 걸렸고, 아이들은 교과서에 적힌 일본어를 따라 읽었다. “아카이 아카이 히노마루노 하타”(붉고도 붉은 동그라미 있는 깃발). 한 해가 지나 식민지 소학교의 이름이 ‘국민학교’로 바뀌며 더욱 심상찮은 일들이 벌어진다. 한국어는 금지되고, 학생들은 선생의 지령에 따라 ‘조선말’을 쓰는 친구의 딱지를 빼앗으러 다닌다. 교실 뒤편에 걸린 ‘대동아지도’의 아시아는 핏빛으로 물들고, 아이들이 뛰놀던 운동장은 전시물자 생산기지로 변한다. 그리고 자살공격을 찬양하는 군가와 학습자료들. 학교는 이제 작은 병영이자 예비병 훈련소가 되었다.
‘국민학교’라는 명칭부터가 전 국민을 전장으로 내몰기 위해 나치가 만든 ‘폴크스 슐레’에서 가져온 것인데, 이것은 패전 후 일본이 가장 먼저 버린 용어이기도 하다(한국은 해방되고 50년도 더 지난 1996년이 되어서야 초등학교로 바뀌었다). 일제의 ‘국민학교령’을 보면 전쟁에 적합한 ‘황국신민’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뚜렷했다. 일본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병정으로 개조하려고 한 대상이 바로 어린이들이었던 것이다.

부정의 기억을 떨치고 우리가 아야 할 곳은 어디인가

일제 지배가 한국인들에게 지속적인 상처를 남겼지만, 1940년대의 군국주의적 통제에는 유별난 구석이 있었다. 처음부터 무리였던 전쟁을 이어나가기 위해 일본은 사회 전체를 전시 비상체제로 재편성했고, 내선일체라는 구호 아래 여러 강제 동화 정책을 시행했다. 강제 동원, 식민사관 교육, 창씨개명, 일본어 강요는 오늘날의 한국인들에게도 낯이 익은 용어들이다. 그럼에도 그 시대를 몸소 살아 낸 식민지 교실의 당사자이자, 문화사적인 맥락에서 근대의 유년을 또렷이 풀어내는 인문학자의 체험담이라면, 그 아픔과 저항과 극복의 역사가 더 깊이 있고 새로우며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트라우마를 딛고, 우리 한국인은 물론 동아시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한국인 이야기’ 네 번째 책이자,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1부 완결편인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제시하고 있다. 이어령 자신의 체험이 녹아있는 식민지 교실 이야기, 《너 어디로 가니》다.

일본어를 못해 늘 혼나던 친구가 그날도 벌을 서고
풍금 멜로디는 경쾌해도 조선어 노랫말은 애달팠다
소년 이어령의 영혼에 조각된, 경계의 엇갈리는 풍경들


책은 식민지 교실에서 아이들을 지배하려고 노력하던 각각의 국가주의적 상징체계들을 면밀히 살펴본다. 붉은색 일장기나 ‘황국신민의 서사’, 대동아공영권 등의 노골적인 슬로건은 물론, 홍백전의 붉고 하얀 색깔이나 교과서의 ‘꽃’ 같은 언뜻 말랑말랑한 소품들도 모두 국가주의적 동원에 이용되는 재료다. 여기서 저자 이어령이 주목했던 일제의 선전 수단이 노래다. “책은 읽다가 멈춰서 자기를 되돌아보고, 쓰인 텍스트를 되새김질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은 즉시 귀로 흘러들어와 마음을 자극한다.” 죽음을 집요하게 찬미하는 일본 군가들을 그렇게 아이들을 전 방향에서 에워싼다.
이렇게 식민지 시절 겪었던 체험담과 일제 군국주의 분석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만, 이 책은 단지 일본에 대한 원망으로만 끝나지는 않는다. 한·중·일이 공유하던 동아시아의 전통적 질서를, 이를테면 한자 문화나 그것과 결부된 중세적 가치체계들을 파괴하며 벌이는 일본 군국주의의 악업은 한국인들에게만 미쳤던 것은 아니다. 중국인들은 물론, 일본인 또한 그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것은 한편으로 ‘보자기’가 아닌 ‘상자’처럼 자리를 구획하여 사물과 사태를 나누는 서구적 사고의 귀결이다. 다시 말해 일본에 서구를 이식했던 ‘탈아입구’, 즉 일본의 근대화에서 일제 군국주의의 문제성이 이미 파생되고 있었다는 문제의식이 책에는 깃들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제국주의 비판서인 동시에 근대 비평서이기도 하다.

· 군국주의가 개인의 삶에 남긴 상처를 당대의 체험으로 기록하다
· 바다 건너온 근대의 문물, 그 이면의 무자비한 속성을 짚어내다
· 식민지 아이들을 지배한 군국주의의 작동과 상징을 해부하다


물론 식민지 아이들이야말로 군국주의의 진정한 희생양이고 피해자였지만, 단지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저자 이어령은 아울러 밝히고 있다. 나팔소리에 맞춰 ‘중국인들 모두모두 죽이자’라는 말을 무작정 따라하면서도, 한편으로 아이들은 군가를 “어젯밤에 산고양이가 내 긴타마(남성의 심볼)를 떼어갔다네”라는 익살스러운 내용으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또한 선생의 지시대로 한국어 사용자를 찾아 다니는 것도 잠시, ‘국어전용’ 딱지를 몽당연필과 바꾸거나 일본어도 한국어도 아닌 엉뚱한 소리를 외치고 다니며 체제에 대한 조롱에 가담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인들 가운데에도 군국주의를 비판하고 대안적인 질서와 문화를 상상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스즈키 미에키치 등의 순수아동문학운동,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반전주의 소설, 한때 유명했던 요사노 아키코의 반전 시 등, 군국주의의 물결과 다른 일본인의 모습도 있다. 일본어를 통해 이어령이 알게 된 일본의 그 모습들은, ‘파랑새는 부정의 파랑새만 있지 않다’는 통찰의 좋은 증거가 되어준다. 일본어로 번역된 문학 작품들을 기반으로 작가 이어령은 세계시민으로서의 교양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수신과 근면을 강조하는 창가 〈니노미야 긴지로〉도 분명 일본의 국가주의적 텍스트지만, 아이들은 그것을 평화적 텍스트로 바꾸어 읽는 능력이 있었다. “어둡고 괴로운 기억도 재산이 되고, 불행도 상상력과 창조력을 더하면 행복이 되기도” 하며, “식민지에서 당한 것도 어떻게든 거름으로 삼아 뭔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책에서 밝히는 저자의 생각이다.

2020년대 동아시아 각국이 다시 군사 팽창의 길로 들어서는 이 시점에서, 이 책의 의미는 한층 부각된다. 가령 근대 일본 국가주의와 군국주의의 선생 격인 요시다 쇼인은 오늘날 한국인에게 다소 생소한 사람이지만, 아베 전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던 만큼 더 이상 과거의 인물만도 아니다. 군사로 일어나면 결국 군사로 몰락하며, 이는 반복하는 역사를 통해 수없이 증명되어온 결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 《너 어디로 가니》는 한국뿐만이 아닌, 동아시아 이웃들에게 던지는 화두로도 정확히 현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