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글 전용 세대의 문해력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말의 개념어들이 대부분 한자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자어 속뜻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렇듯 한자어 학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자란 배우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해 꺼리는 경향이 높다. 한자어가 가진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벽을 넘고 나면 한자어만큼 인생의 교훈을 듬뿍 담고 있는 언어도 없다.
고사성어(故事成語)는 역사 속의 사건이 이야기로 전해 내려오면서 굳어진 명언이다. 그중엔 우리말로 토착화(土着化)하여 속담으로 일컬어지는 것도 적지 않다. 그래서 고사성어와 그에 얽힌 옛이야기들을 아는 것만으로도 한자어 학습은 물론이요 우리말 어휘력 향상과 역사적 지식까지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1부에서는 역사와 관련된 것으로 대학 시험은 물론 각종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고사성어를, 2부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높고 널리 인용되는 실용 고사성어를 선별하여 수록했다. 또 부록에서는 1~2부에서 소개된 고사성어 외에 자주 인용되는 의미 있고 유용한 고사성어를 간추려 싣고, 우리나라 속담들을 한자성어로 번역하여 실었다. 그 외에 비슷하거나 틀리기 쉬운 한자들도 소개해 한자어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이 책은 문해력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10대들이 한문에 대해 친근감을 가지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더불어 한문적 소양을 기르고 한문(漢文) 고전(古典)에 담긴 전통사상과 중국 역사를 폭넓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책속에서
고사성어(故事成語)는 역사 속의 사건이 이야기로 전해 내려오면서 굳어진 명언입니다. 그중엔 우리말로 토착화(土着化)하여 속담으로 일컬어지는 것도 적지 않습니다. (…) 이 책은 한문적 소양을 길러 줄 뿐 아니라 한자어에 익숙지 못한 청소년, 대학생들이 쉽게 한자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한문(漢文) 고전(古典)에 담긴 전통사상과 중국 역사도 폭넓게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이 한문에 대해 친근감을 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선인(先人)들의 사상과 가치관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_들어가는 말
[P. 97] 공자孔子는 노魯나라의 동산東山에 올라보고 노나라가 작음을 실감했다. 그다음 태산泰山에 올라보고는 천하 또한 작다는 것을 깨우쳤다. 바다를 이미 본 사람은 시냇물 따위는 하도 작아 물로 인정하기 어렵듯이, 좋은 사람과 교제를 해본 사람은 웬만한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 이처럼 ‘등태산이소천하登泰山而小天下’는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넓고 시원스러워 사사로운 것에 얽매이지 않음을 말한다.
[P. 129] 삼국 시대 때 유비의 신하 중에 마량(馬良)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눈썹에 흰 털이 섞여 별명이 백미(白眉)였다. 그에겐 다섯 형제가 있었는데 모두 재능이 뛰어났으나 그중에 서도 맏아들인 마량의 재능이 단연코 으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리 중에 뛰어난 부분을 ‘백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