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근대 사회로 이끈 3·1운동과 형평운동: 진주 지역을 중심으로 / 김중섭 II. 강제 동원과 ‘합천의 히로시마’ / 전갑생 III. 강제로 끌려간 경남의 일본군‘위안부’들과 운동의 역사 / 김명희 IV. 경남이 겪은 한국전쟁: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사건 / 전갑생 V. 산청·함양·거창 학살과 유족운동의 전개 과정 / 김명희 VI. 경남의 산업 경관과 국토 개발: 70년대 마산, 창원, 거제의 국가산업단지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 / 이향아
제2부 경남의 사회운동과 로컬 민주주의
Ⅶ. 경남의 농민운동: 진주농민항쟁에서 우리영농조합법인까지 / 장상환 Ⅷ. 경남의 민주화운동: 3·15의거와 부마항쟁 / 박영주 Ⅸ. 경남의 노동운동: 1987년 이후 마창 지역 민주노조운동을 중심으로 / 김정호 Ⅹ. 경남의 여성운동 6월항쟁 이후 경남 여성운동의 흐름 / 이혜숙 ⅩI. 경남의 교육운동: 민주주의와 인권의 길 / 고영남
찾아보기
이용현황보기
경남 근현대사 : 사건, 공간, 운동 : 1862-2023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2986603
951.993 -23-13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2986604
951.993 -23-13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지방사地方史나 국사사國家史의 일부로서가 아닌 지역의 관점에서 경남 지역 근현대사 다시 쓰기를 시도한다.
지역 역사서의 부재는 지역 소멸의 위기에 일조한다.
이 책은 기존의 한국 근현대사와 관련한 역사 서술이 지역의 현대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지역 현대사에 대한 서술의 부재는 그 자체가 지역의 실정을 이해하고 미래를 기획하는 모든 작업에서 장애가 된다. 이는 단지 인식론적 공백에 머물지 않고 지역에 기반한 연구를 도외시하는 관행들로 이어져 오늘날 지역 소멸의 위기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이러한 인식 아래 지역에 기반한 역사 쓰기와 근현대사 역사 교재의 필요성에 저자들은 뜻을 모았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고 모두 11편의 글을 수록하고 있다. 책의 전반부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화 시기를 관통하는 주요 사건을 통해 경남 현대사와 시공간이 구조화되는 과정을 살핀다면, 후반부는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경남에서 전개된 사회운동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먼저 1부는 ‘사건으로 보는 경남 근현대사’라는 주제로 6편의 글을 싣는다. 대표적인 전국사건이었던 3·1독립운동부터 경남 진주를 그 시발(始發)로 하는 형평운동,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이주한 합천 주민들의 원폭 피해와 경남에서 끌려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문제 해결 역사, 한국전쟁기 전개된 민간인 학살과 국가 주도 산업화의 역사가 그것이다. 2부는 ‘경남의 사회운동과 지역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5편의 글을 싣는다. 농민운동, 민주화운동, 여성운동, 교육운동 등 한국사회 및 민주주의를 일구는 데 기여한 경남 사회운동의 역사를 여러 주체운동과 부문운동의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간 일제강점기 부산, 울산, 경남의 항쟁의 기억을 다룬 역사서나 경상남도 차원에서 편찬된 역사서 『경상남도사』가 있었지만, 특정한 시공간에 제한된 서술은 경남에서 전개된 근현대의 역사적 사건들을 폭넓게 아우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지자체 차원에서 제출된 지방사는 국가사를 설명하는 보조적 맥락에서 쓰여 지역의 역사와 변동을 이끌어낸 행위 주체와 사회구조에 관한 관심은 미미하다. 이러한 인식론적 공백은 자본과 국가 권력을 중심으로 전개된 한국 현대사에서 지역이 점하고 있는 주변부적 위치를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사회적이고 인식론적인 공간으로서의 ‘지역’
그러나 국가사나 중앙권력 중심의 역사 기술에서 지역사가 공백으로 남겨져 있다고 해서 지역 자체가 ‘빈 공간’일 수는 없다. 지역에는 사람이 있고 관계가 있으며, 그러한 한 생활세계로서의 지역은 연대성을 경험하는 모태이자 핵심 단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생활세계로서의 지역이든 주변부로서의 지역이든, 지역은 보통 사람들의 노동과 일상이 자리한 삶의 터전이자 존재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은 행정 구역상의 지방이나 물리적인 공간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이고 인식론적인 공간을 의미한다. 또한 지역에서 구조화되는 개인의 삶은 언제나 국가적·지구적 수준의 힘과 연결되어 있기에, 지역은 공동체·국가·세계가 교차하는 탄력적인 시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경남은 인권운동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형평운동의 발원지였고, 일본과 근접한 지리적 조건상 일제강점기 가장 많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가 양산되었을 뿐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연대 운동 또한 여느 지역보다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곳이다. 전쟁과 폭력으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은 어디든 예외 없이 존재하지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진상 규명 운동의 전형이 된 이른바 ‘거창학살’ 유족들의 끈질긴 운동이 시작된 지역이 바로 경남이다. 4대 한국 민주화운동에서 두 축을 차지하는 3·15의거와 부마항쟁의 발원지인 동시에 국가산업단지 설립을 동반한 한국의 산업화와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물꼬를 튼 마창노련의 역사가 쓰인 곳 또한 바로 경남이다.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피해의 역사성과 끈질기게 이어온 운동성이 경남이라는 시공간에 공존하고 있다.
책속에서
[P.27] 종교 단체 중심으로 전개된 어린이 운동의 주요 내용은 전통 사회의 폐습을 없애는 것이었다. 그것은 3·1운동 이후 진주 지역 사회에 형성된 사회운동계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전통 사회의 유습을 극복하려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성에게도 적용되었다. (…) 1905년 11월 진주에 이주한 호주의 의료선교사 커를 일행은 우선 진료소를 개설하고 학교를 열었다. 그들은 남자 학교와 여자 학교를 같이 세웠다. 교회에서는 여성의 사회 활동을 허용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권장했다. 학교와 교회는 여성 교육과 활동의 근거지가 되었다. 이러한 활동은 여성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데 이바지했다.
[P. 53] 인권은 개개인이 누리며 적용되지만, 또한 사회적 보장이 요구된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하여 형평사 활동가들은 공동체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사원들에게 끊임없이 단결과 연대를 요구했다. 이렇듯 이 형평사는 창립 초기부터 특정한 개인이 아니라 백정 공동체 전체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 백정 사회도 빈부 격차가 있고, 배움의 정도가 달랐다. 그렇지만, 형평사는 백정 공동체를 강조했고, 백정 모두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벌여 나갔다. 특히, 형평사 내의 사회적 약자를 위하여 활동했다. 배우지 못한 사원들을 위하여 교육과 계몽 활동을 펼쳤고, 일자리가 불안정하고 부당하게 대우받는 사원들을 위하여 공동 사업을 구상했다. 때로는 곤란에 놓인 사원들을 위하여 동맹 파업을 벌였다. 차별받고 공격당하는 사원들을 위하여 연대 투쟁을 벌였고, 불합리한 차별 관습에 연대하여 대항했다. 더 나아가 사원의 상부상조와 친 목, 경제적 권익 증진을 위한 산업별 조합을 결성했다. 이처럼 형평사의 활동 방향과 내용은 공동체 운동의 성격을 끊임없이 견지했다.
[P. 72] 가까스로 조국에 돌아온 피폭자들은 잠시 부산에 머물다가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하지만 그들을 맞이한 것은 지독한 가난과 차별이었다. 일본에서 온갖 고생 끝에 모아둔 재산은 원폭으로 일순간 잿더미로 변해 사라져 버렸다. 자연재해와 식량난을 견디지 못해 일본으로 갔다가 원폭을 맞고 돌아온 고향은 달라진 게 없었다. 혹독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한 일부 피폭자나 농민들은 고향을 등지고 다시 일본으로 밀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