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국회도서관 홈으로 정보검색 소장정보 검색

목차보기

차례

시인의 말

틈 사이에서 하는 말言
계란 후라이 꽃
엄마
-아부지 커피값-
눈雪이 내리네요
고물 세탁기
아가야
-준석이 첫돌에-
짠하다, 마누라
오드리 헵번
-사진작가 정미향 사진에서-
원이 엄마의 편지를 다시 읽다
꼴랑
코로나19
봉정사 패랭이꽃 무리
배꼽
구두
빙하기氷河期
도깨비바늘鬼針草
개어귀에서
차, 폐차장으로 보내며
알바트로스
-크리스 조던의 사진을 보고-
위험한 낚시터
카(차)센터에 갔더니
낙엽이
헤윰
가지 꽃
밥 한번 먹자 했는데
대화
-TV를 보다가-
커피를 마시다가
전공電工을 보면서
조선낫, 다시 대장간에서 만든다
숲에서
처용을 위한 위로慰勞
spam
내 친구 박 아무개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
벽壁
코이
개미 日記
길路, 차마고도茶馬古道를 오르고 있다
난 창포말등대가 있는 그곳에 갔었다
TV 채널이 야하다
민달팽이를 위한 위로慰勞
무고舞鼓에 넘어갔다
자기치료自己治療
청진리에는
알파고
낙타의 일기
버스 대합실에서
농촌
잡상雜像의 말
마루를 생각하며
나, 지금 탈출 중입니다
독도 통신
전설傳說
-에밀레종鐘 앞에서-
성류굴聖留窟
그 집 아이들이 울기 시작했다
산수유꽃 기별
4월은 봄이라고
쓰레기장에서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를 보면서
우리 동네에는 작은 다방 하나 있다
보고 싶다는 말
부석사浮石寺로 가고 있다
솟대
미세먼지 심하던 날
무후제無後祭에서
꽃 그림 잔 하나가
고택古宅에서
거미와의 대화
강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바닥 詩 2 題
-題 1. 출근 題 2. 퇴근-
여러분
문자메세지
나는 그대가 참 좋으네요
「신년 詩」
새해에는


박병일 시집 해설
가족 제재와 인생 비유, 그리고 구어적 진술 / 공광규 시인

이용현황보기

틈 사이에서 하는 말 : 박병일 시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3030114 811.15 -23-1703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3030115 811.15 -23-1703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슬퍼도 기쁨으로 다시 채울 수 있기에 아름다운 삶


이보다 더 아름다운 표현의 말
또 있으랴 싶다

(중략)

이 좋은 곳에서 살고 있으니
그래서 허한 마음의 공간이 메꿔지고 채워지고
아름답게 만들어지고 있으니

―「틈 사이에서 하는 말言」 부분

인용구에서 알 수 있듯, 시인에게 ‘틈’이란 삶 자체의 은유이다. 그리고 그 ‘틈’에 대한 시인의 태도는 극히 긍정적이다. 인용구를 풀어 보자면 이렇다. 틈, 그러니까 삶이란 “메꿔지고 채워지고 아름답게 만들어”질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허함을 메꾸는 행위’에 대해 시인이 예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인은 무슨 이유로 삶을 ‘틈’으로 비유하여 예찬하고 있는 걸까.

우선『틈 사이에서 하는 말言』에 삶에 대한 예찬만 있지 않음을 짚어 보자. 돌아가신 아버지의 증명사진 뒤로 돈을 끼워 두는 어머니를 보며 ‘그리움’의 정서를 담담히 표현해 낸 「엄마」와 새치를 가리려 염색과 파마를 하고 돌아온 아내를 보며 짠함을 느끼는 「짠하다, 마누라」 등에서 보여 주는 일상적 장면은 삶에 대한 씁쓸함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늘 슬픔만이 곁에 있지 않음을 시인은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삶살이 순리대로 살다 보면
헐어 아픈 자리도 어느 때쯤엔 낫겠지

―「코이」 부분

인용구에서 보여 주듯, 시인의 이러한 의연한 태도로 인해 시집 속의 슬픔들은 이내 휘발되고 만다.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아내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사랑을 말하는 「눈雪이 내리네요」와 같은 작은 행복들이 삶을 더디더라도 기쁨의 길로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타인의 존재’ 또한 시인은 잊지 않는다. 「꼴랑」에서 보여 주듯 적은 월급에도 “가득 찬 행복”(27페이지)이라고 말해 주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작은 행복이라도 충만하게 느끼는 시인의 감각과 그 감각을 무시하지 않고 곁에서 함께 만끽하는 주변인들이 만든 삶의 예찬. 그러니 『틈 사이에서 하는 말言』에서의 삶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고, 그 삶에서 하는 말은 기쁨으로 가득하다. 이 긍정적 기운 앞에서 독자는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삶이 그렇게까지 나쁜 것은 아니라고. 아직까진 살아갈 볼 만하다고.